정직하게 키워낸 농산물에
아이디어를 접목하다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

글 ㅣ 편집부 자료 ㅣ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 농촌자원과
농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일상화된 기후변화와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우리 농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외국산 농산물과 가격 경쟁까지 해야 하는 것이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다.
정성껏 정직하게 재배한 농산물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공식품을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농외소득 증가 등 여러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추석을 맞아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가공식품 사업 지원으로
농업 위기 극복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
일 년 동안 자식을 키우듯 정성을 들여 농사를 지어도 기후변화,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팬데믹 등으로 인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대부분 영세한 농업인들은 그동안 농사에 들인 노동력과 시간을 생각하면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공’이다. 최근 농업은 농산물 생산과 가공을 통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2020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를 살펴보면, 2000년 겸업 농가 비율이 34.8%였지만 2019년 42.1%로 증가했다. 겸업소득도 2000년 1,435천 원이었지만, 2019년 5,828천 원으로 약 4배가 상승했다. 이전에는 어떻게 하면 경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는 농산물을 생산할지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을 겨냥할 수 있는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귀농하는 청년들 또는 부모님이 일궈온 가업을 이은 젊은 후계농들의 도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기존 부모 세대가 지어온 식량작물과 관련된 1차 농업이 점차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세대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역특화작목을 재배하거나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농촌융복합사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현재 농산물 가공식품은 예전의 가내수공업 형태가 아니라 생산 공장과 설비를 구축하여 위생적이며 균일한 품질관리가 가능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사업계획을 세우고 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가공식품 개발부터 관련 행정업무, 제품생산, 홍보·마케팅까지 다양한 일들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영세한 농업인 또는 이제 막 시작한 청년농업인이 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농업인들의 가공식품 개발 및 사업화, 마케팅·홍보 등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농업의 위기극복과 발전을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접목한
농산물 가공식품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
농촌진흥청은 농산물 가공식품 사업을 시작하는 농업인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구축해 지원하고 있다. 창업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시제품 개발, 개발한 가공식품의 디자인 개선, 분야별 전문가 컨설팅, 판매처 발굴, 홍보 등 시제품 개발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현장 맞춤형으로 촘촘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과 공동으로 활용이 가능한 가공시설을 통해 농업인들은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시장의 변화의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다.
특히 ‘농가형 가공상품 마케팅기술 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농업인들이 어려워하는 온·오프라인 홍보 및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먼저 유통기업 등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우수 농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다양한 대외홍보 및 판매기회를 제공하고, 네이버 등 온라인 판로개척과 미디어 콘텐츠을 제작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단위의 소규모 경영체 조직화를 통한 상호 역량보완 및 차별화된 브랜드 육성 지원도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농가형 가공상품 마케팅기술 지원사업’에 참여한 8개 시·군 156개 농가의 평균 매출액이 15.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표적으로 강원 태백의 태백산채마을농업회사법인은 밀가루 대신 감자전분을 이용해 감자 안에 치즈를 넣어 만든 ‘감자치즈볼’과 쫀득한 감자떡 안에 부드러운 감자볼을 넣어 만든 ‘알감자떡’ 등을 개발·판매해 지난해 2억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 매출액 1억6,000만 원보다 37% 증가한 액수다. 전남 강진의 믿음영농조합법인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버섯을 원료로 지방 함량은 내리고 바삭함은 높이는 저온 진공 후라잉 방식으로 튀긴 ‘버섯칩’ 등을 만들어 판매해 전년 매출액 8억8,600만 원보다 13% 늘어난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객관적인 평가로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 선택해야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
가공식품 생산 농가의 매출 향상은 우리 농산물과 색다른 아이디어가 합쳐져 이루어진 성과다. 우리 농산물을 활발히 소비해야 하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단순히 우리 농산물이기 때문에 소비해 달라는 방식은 소비자의 마음에 닿지 못한다. 가장 먼저 정성을 들여 정직하게 생산한 우리 농산물이 바탕이 되고,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공식품의 개발이 선행되어야지만 우리 농업 그리고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다.
일반 유통되고 있는 기존 상품과는 달리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하여 보다 건강하고 높은 품질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어 대기업 상품과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는 농촌진흥청에서 지난 6월 4일부터 9월 10일까지 기간 중 8번의 네이버 쇼핑라이브로 진행한 ‘자네, 또 왓(WHAT) 농가?!’에서도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8개의 우수 가공식품 농가의 생산자가 직접 방송에 출연하여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의 이 쇼핑라이브 프로그램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접속해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진행자가 직접 농장을 찾아가 생산자와 함께 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되었는지부터 어떻게 가공식품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산딸기 와인, 무항생제 요거트, 참외쿠키, 표고버섯 장아찌, 복숭아 말랭이, 작두콩차, 사과식초, 떠먹는 군고구마 등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의 주문이 이어졌다.
이제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농업인들에게 남은 과제는 이러한 성과를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또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끊임없이 발전해나갈 것인가이다. 또한 아직 가공식품 개발에 도전하지 않은 농업인들은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우리 농업인들이 정직하고 정성껏 생산한 가공식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우수한 농산물 가공식품은 적극 소비하여 우리 농업에 희망의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이번 추석에는 우리 농산물 가공식품으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