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산업에서 찾은
미래 가능성에 도전하다

푸디웜 김태훈 대표

글 ㅣ 김유진사진 ㅣ 박형준
반려동물이 삶의 일부가 되면서 사람만큼 잘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최근 곤충으로 만든 사료와 간식이 반려동물의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건강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 청주에는 곤충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한 농장이 있다.
김태훈 대표의 푸디웜을 만나봤다.

모두 마다하던 곤충 산업의 길

푸디웜 김태훈 대표
푸디웜 김태훈 대표
김태훈 대표가 동애등에(검은병정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논밭에서 뛰어놀던 김태훈 대표는 어릴 때부터 과학에 흥미가 많았다. 관심이 생기는 분야가 있으면 깊게 파고드는 성향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져 충북대학교 화학과에 진학했고, 2009년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기술 개발팀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그곳에서 동애등에를 만났다.
“곤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을 때였어요. 특히 먹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죠. 하지만 유기성 폐기물을 곤충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고 친환경적이면서도 건강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을 활용해서 사료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푸디웜의 시작이었어요.”
화학과인데 곤충 산업에 도전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모두 탐탁지 않아했다. 하지만 김태훈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동애등에를 활용한 첫 제품을 선보였다. 커피원두 로스팅 기법으로 건조시킨 동애등에 제품은 애완용 고슴도치 등 소동물의 먹이로 입소문을 타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등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수도권에서 창업하려고 했어요.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의 폭도 넓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시 시대상황도 있다 보니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상황을 극복해보고자 고향인 진천으로 내려왔어요. 내려오고 그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걸 알았죠.”
지방 역시 수도권 못지 않게 지역 연계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었고, 동애등에 농장을 설립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 고향 어르신들의 따뜻한 응원의 말이 큰 힘이 되었다. 동애등에를 키우는 농장은 김태훈 대표가 어릴 때 뛰어놀던 곳이었다. 지역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농장을 이끌기 시작한 김태훈 대표는 반려동물 사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곤충의 영양 등 전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 머리를 맞댔다. 푸디웜의 기능성 사료는 인기를 끌며 외국 점유율이 높던 우리나라 사료 시장과 거부감이 심해 홀대받던 곤충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친환경적인 동애등에
사료로 챙기는 반려동물의 건강

반려동물과 사는 삶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여가시간을 반려동물과 보내거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많아지며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보호자들이 늘어났다. 반려동물에게는 건강이 좌지우지 되는 사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알레르기에 민감한 반려동물들에게 동애등에로 만든 고단백 푸디웜의 사료는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사료다.
“기본적으로 푸디웜은 곤충을 키우고 가공하여 단백질과 키토산 같은 고영양을 추출하는 농업회사예요. 모든 반려동물 사료는 100% 곤충으로 만들고 있는데 보호자들의 걱정거리인 반려동물의 알레르기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요. 반려동물의 소화를 돕는 요소와 다른 영양소까지 첨가해서 자극적이지 않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곤충을 건조하고 분말을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고단백질원은 푸디웜 사료의 근본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건강과 맛, 가격까지 모두 생각한 푸디웜의 제품이 나올 수 있었다.
김태훈 대표는 처음 농장을 열었을 당시, 초기 정착금이 부족해 애를 먹기도 했었다. 그때 지역의 기관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푸디웜과 같은 농장의 기술을 평가해 자본은 물론 사업 확장의 인프라까지 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농장이라면 지원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푸디웜은 소비자의 거부감이 큰 곤충 사업이라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재정지원으로 힘들 때 농장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젊은 농업인들에게는 농업으로의 원활한 진출을 돕기도 해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기관들의 도움을 포함해 푸디웜이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김태훈 대표의 식견도 있었다. 동애등에가 다른 단백질 공급원에 비해 생산비가 낮고 친환경적이라는 점과 미래 주요 식량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김태훈 대표는 충북 청주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세우고 곤충 사육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면서도 푸디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푸디웜의 저알러지 기능성 사료 및 간식

동애등에에서 나오는
키토산은 갑각류에 있는
키토산보다 추출이 쉬워요.
가격도 더 저렴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미래 먹거리 가능성을 발견하다

푸디웜에서 동애등에는 반려동물의 사료와 간식을 포함해 의약품과 화장품 등으로도 활용된다. 처음 시장에 제품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소비자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스러웠지만, 인식을 조금만 바꾸면 버릴 것이 없는 곤충이라는 김태훈 대표다.
“장점이 정말 많은 곤충이에요. 징그럽고 더럽다는 인식을 조금만 바꿔도 활용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정말 많아요. 고단백질일 뿐만 아니라 키토산까지 함유하고 있어 반려동물에게도 좋고 사람에게도 좋은 훌륭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어요. 지금도 여러 나라와 기관에서 곤충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사료 연구 중인 연구원들
사료 연구 중인 연구원들
푸디웜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
푸디웜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
키토산은 갑각류에 함유된 키틴을 인체가 잘 흡수하도록 가공한 물질이다. 항균이나 지혈, 세포 재생 등에 뛰어나고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무독성 재료이기 때문에 뷰티나 헬스케어 제품에 활용하기도 한다. 김태훈 대표는 이 키토산을 주축으로 농장을 더욱 키워갈 계획이다.
“현재 동애등에에서 세밀한 점성 조절이 가능한 키토산을 추출하고 있어요. 내 반려동물에게 좋은 성분을 먹이는 것도 좋지만, 사람 역시도 좋은 소재를 활용하고 겪으며 살아야죠. 푸디웜에서는 이 키토산을 활용해서 의료 소재산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동애등에에서 나오는 키토산은 갑각류에 있는 키토산보다 추출이 쉬워요. 가격도 더 저렴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아직도 일각에서는 곤충산업에 대해 회의적이다. 파리목 곤충이기에 병균을 옮길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동애등에는 성충이 되면 섭식구조가 약화되어 물만 마실 수 있다. 인간이 먹는 음식은 섭취할 수 없으니 인간에게 해를 끼치거나 병균을 옮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인식변화가 가장 필요해요. 모두가 가지 않는 길에 도전했으니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죠. 미래 산업의 동향을 살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중요해요. 이게 잘 될까,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는 순간 이미 주춤거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새로운 시작점에 다시 섰어요. 도전하는 일은 두렵지만 언제나 설레요. 아무것도 없었던 푸디웜이 곤충산업의 선두주자가 되었을 때처럼 달려나가야죠.
푸디웜
주소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양청송대길 10 청주 미래누리터 4층
연락처 : 043-238-8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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