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정성과
마음으로 일군 땅콩

고창이엠푸드 이누리 대표

글 ㅣ 김유진사진 ㅣ 최성훈
대표적인 건강식품 땅콩.
아삭한 식감에 고소한 맛으로 남녀노소에게 인기 많은 땅콩을
친환경 미생물 농법으로 생산하는 농가가 있다.
땅콩 밭을 살피느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분주한 이곳.
62개 농가가 함께 농사를 짓는 넓은 고창 들판에서 고창이엠푸드의 이누리 대표를 만났다.

땅콩 딸내미의 길은 하늘의 뜻

수확한 땅콩
수확한 땅콩
고창이엠푸드 땅콩 밭
고창이엠푸드 땅콩 밭
이누리 대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때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주변의 조언대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해 더 넓은 세상에서 재미있는 일들을 경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넌지시 하신 말씀에 진로를 바꿨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평소에 과묵하신 아버지라서 그냥 하신 말씀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가 농사지으시는 걸 평소에도 옆에서 자주 봐왔거든요. 하늘의 뜻이었다고 할까요? 결국 농사를 택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여자인데 험한 일을 어떻게 하냐, 농업은 사양산업이라며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미 결심을 하고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할 준비를 했죠.”
이누리 대표는 아버지의 조언대로 한농대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해 땅과 흙, 토양 등 농사에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성실히 배운 뒤, 농촌진흥청에서 4년간 토양 연구가로 일하며 실무를 익혔다. 틈틈이 고창이엠푸드의 일을 도우며 미생물 농법과 땅콩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2017년에 고향인 고창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누리 대표가 합류하고부터 고창이엠푸드는 활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기존에 판매하던 것보다 상품의 가짓수가 늘어났고, 제품 포장 등 디자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연히 온라인 판로도 더욱 확대되면서 고창이엠푸드의 농작물과 가공식품의 판매율도 올릴 수 있었다. 전국의 오프라인 마켓과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하며 단순 농사가 농업으로 발전했다.
“제가 고창이엠푸드를 변화시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고창이엠푸드, 우리 땅콩이 저를 변화시켰다고 생각해요. 농업에 대한 관점도 많이 바뀌었고요. 날씨 따라, 계절 따라 모습이 바뀌는 땅콩 나무를 보면 마치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렇게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 땅콩을 더 알릴까 생각하기도 해요.”
땅콩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으로 밭을 지키는 이누리 대표를 보고 마을 어르신들은 ‘땅콩 소녀’, ‘땅콩 딸내미’라 부른다. 초보 농사꾼으로 시작해 어느덧 고창의 농산물까지 함께 홍보하는 이누리 대표는 이제 어엿한 농업인으로 성장했다.
풋땅콩

제가 고창이엠푸드를
변화시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고창이엠푸드, 우리 땅콩이
저를 변화시켰다고 생각해요.

건강하게 키운
우리 땅콩의 꼬순맛

고창이엠푸드의 땅콩은 생산부터 탈피, 선별, 가공, 판매까지 모두 직접 이루어진다. 가뭄이 심할 때는 껍질만 있고 알맹이가 없는 일명 ‘뻥땅콩’이 대부분인데,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일일이 흔들어보며 선별할 정도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이누리 대표의 손길이 닿으니 맛 또한 일품이다.
“땅콩의 종류는 정말 다양해요. 흑생땅콩, 참원땅콩부터 신팔광땅콩, 케이올땅콩 등이 있죠. 요즘은 새싹땅콩으로 장아찌, 막걸리 등을 만들고 있어요. 보통 땅콩은 고소한 맛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각 땅콩마다의 다른 맛들과 다양한 조리법, 효능이 있어요.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농업을 시작한 뒤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이누리 대표다. 생산물을 가공하고 제품 디자인에도 관여하며 판매자의 역할까지 하니 그냥 농업인이라고 하기에는 아쉽다. 그런 이누리 대표의 뒤를 든든히 지켜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버지 이경수 대표다.
“농촌진흥청과 연계해서 새싹땅콩을 개발한 적이 있어요. 몸에 좋다는 성분을 알아낸 뒤에 특허 기술을 이전받았어요. 그때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공부하면서 해내는 모습이 참 예뻤어요. 제 딸이지만 지금까지 10년 동안 한결같다는 게 참 대견합니다.”
풋땅콩, 생땅콩, 볶음땅콩 등 고창이엠푸드에서 생산하는 모든 땅콩은 EM농법으로 재배된다. EM농법은 미생물 농법으로 친환경적으로 안전하게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이경수 대표의 뚝심으로 오래 이어져온 이 농법을 이제는 이누리 대표가 이어받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땅콩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생산 중인 케이올땅콩은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83% 함유되어 있다. 아몬드의 함유량인 60%보다 높고, 식감도 매우 뛰어나 꾸준한 인기 제품이다. 땅콩을 활용한 가공식품으로는 땅콩버터와 땅콩기름이 있다. 진한 맛이지만 고소함이 그대로 살아있어 역시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제품이다.
“지금은 땅콩 캐러멜을 개발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잘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운 마음이 먼저였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맛있는 땅콩을 드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먼저 해요. 현재는 주변 62개 농가와 함께 땅콩을 재배하고 있어요. 혼자가 아니니까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고창이엠푸드 이누리 대표
고창이엠푸드 이누리 대표

손과 마음은
언제나 같이 가는 것

생땅콩
생땅콩
동이 틀 무렵인 새벽 5시, 밤새 땅콩나무 주변에서 자란 잡초를 뽑고 밭을 둘러보는 것으로 이누리 대표의 하루가 시작된다. 맛과 품질을 보장하는 좋은 땅콩을 재배하기 위해 새벽이슬을 맞는 일은 이제 일상이다. 이렇듯 언제나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온 이누리 대표지만, 고민과 갈등의 시간이 있었다. 가업을 이어받는 사람들이 그렇듯 생산방식이나 판로확대 면에서 아버지와의 의견마찰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아버지와 의견이 다를 때도 있었는데 나중에 보면 언제나 아버지 말씀이 옳더라고요. 이제는 아버지의 노하우까지 체득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한농대에서 배웠던 내용들도 많은 도움이 돼요. 특히 생산과 소비에 대한 개념을 배우고, 현장실습을 통해 직접 농업생산기술을 경험했던 일들은 아직도 생생해요.”
이누리 대표는 좋은 의견은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고, 변화가 필요할 때는 과감히 결정해 진행한다.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통계 데이터를 자주 보면서 마케팅을 위한 키워드를 작성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고창하면 땅콩, 땅콩하면 고창이엠푸드와 이누리를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도 이 땅콩이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으니 가족인거죠. 땅콩을 활용한 축제도 열 계획이에요. 제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것이 언제나 놀랍고 감사해요.”
청년농업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고창이엠푸드는 하나의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땅콩 농사와 관련된 일을 드리는 등 일자리 창출도 하고 있다. 개인의 이익을 넘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농사를 짓다 보면 힘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힘들어도 버텨야죠. 버티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해요. 땀 흘려 지은 농사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당장은 막막하더라도 그게 나중에는 다 나에게 돌아와요. 손과 마음은 항상 같이 가는 거거든요. 제가 마음을 주고 정성으로 보살피면 땅콩도 그걸 알고 귀하게 돌아와요. 앞으로도 꾸준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더 나아갈 계획입니다.”
땅콩버터

풋땅콩, 생땅콩, 볶음땅콩 등
고창이엠푸드에서 생산하는 모든 땅콩은
EM농법으로 재배된다.
EM농법은 미생물 농법으로
친환경적으로 안전하게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활용된다.

고창이엠푸드
주소 :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녹두로 1158-17
연락처 : 0507-1411-3089
홈페이지 :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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