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품목 선정부터
신선도 유지기술 개발까지
우리 수출농업 연구

글 ㅣ 김주희
우리 농산물은 정직한 재배와 체계적인 품질관리 및 유통으로 그 품질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출 분야 중 농식품 분야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 농산물과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대해 알아본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 농식품 수출액 역대 최고치

우리 농촌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인력문제, 공동화 현상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설 및 장비의 자동화·디지털화가 이루어져 수량성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지만, 한편에서는 농산물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국가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농식품 수출을 통해 농업·농촌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농산물 생산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한류 확산 등으로 우리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인 75억6,5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특히 김치(37.6%)와 포도(32.4%)의 수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딸기, 아스파라거스, 키위, 선인장, 국화 등 다양한 품목이 홍콩, 싱가폴,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에 활발히 수출되었다.
이렇듯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이 증가한 데에는 새로운 수출품목 육성 및 신선도 유지기술 개발·도입 등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청포도
포도
농촌진흥청은 수출 품목 다양화 및 수출국 다변화를 위하여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6품목씩 총 30품목의 유망품목을 선정하고 시범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성을 평가하고 있다. 2018년 국화, 포도, 수출용 풋고추(당조), 심비디움, 호접란, 딸기, 2019년 사과(루비에스), 소형 양배추, 깻잎, 딸기(고슬), 고구마, 백합, 2020년 멜론(백자, 노을), 사과(아리수), 배(그린시스), 프리지아, 특수미(향미), 양잠산물 등 육성한 18개 수출유망품목의 수출액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5.3% 증가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중 국화품종 ‘백마’는 일본 국화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2004년 개발된 품종으로, 일본 품종보다 꽃잎 수가 많고 꺾은 꽃 수명이 오래간다. 지난 2007년부터 국화 종주국 일본에 본격 수출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수출량은 2,363만1천 본, 수출액은 1,428만2천 달러에 이른다. 백마 탄생 이후 지속적인 보급으로 2006년 0.9%에 불과했던 국산 국화 품종 점유율은 2019년 32.7%까지 향상됐다.
딸기 품종 ‘설향’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여자컬링 국가대표도 반한 딸기로,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논산딸기연구소에서 개발됐다. 농촌진흥청과 전국 농촌진흥기관이 힘을 모아 딸기연구사업단을 출범시켜 설향, 매향, 고하, 무하, 고슬 등 국산 딸기 품종 개발·보급에 힘써 2019년 국산품종 보급률은 95.5%까지 높아졌다.
딸기
참외
키위

유망수출품목 및 신선도
유지 기술 개발로 수출 지원

올해 유망수출품목은 쌀보리, 가지, 무화과, 대추, 레몬, 수국으로 선정되었다. 이 중 가지는 일본 내 생산 감소로 국내산 수출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며, 대추는 건강식품으로 관심이 높고 당도가 좋아 해외 선호도가 높은 품목이다. 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홍콩 수출길에 오른 제주산 레몬은 신선도와 안전성 등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활용성이 높아 다양한 국가에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색깔 있는 밀인 ‘아리흑’은 건강기능 성분이 풍부한 검붉은색을 띠는 밀로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재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밀 품종 ‘오프리’ 역시 미국 등 해외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농산물에 대한 해외시장의 수요와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농산물 수출 현장에서 발생되는 여러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농림축산식품부, aT, 농협 등과 함께 기관 합동종합컨설팅 및 체계적인 기술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전문가를 지정해 연천 단호박 시설재배 기술 등을 지원하여 단호박 수출량이 2018년 72톤에서 2019년 147톤, 2020년 240톤으로 늘어나 2년 사이 233%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이와 함께 신선농산물 수출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던 신선도 유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이산화염소 동시복합처리기술, ‘숨 쉬는 용기’ 등 포장용기를 개발·도입하여 신선도를 향상시켰다. 딸기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30% 농도로 3시간 처리하여 경도(단단함)를 1.5~2배 증가시켰고, 여기에 이산화염소 10ppm을 30분간 함께 처리하여 곰팡이로 인한 부패를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이러한 동시복합처리술을 통해 딸기 수출 시 가장 큰 문제였던 물러짐과 부패는 15~20% 줄이고, 신선도는 3~4일간 더 연장함으로써 수출국에서의 클레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농산물의 신선함이 품질과 가격을 좌우하는 만큼 품목별 특성에 맞는 포장기술과 물러짐 또는 부패를 억제할 수 있는 환경제어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유통 및 수출현장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농산물의 품질을 인정받아 전 세계로 수출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