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 머금은샤인머스켓을 수출하다

샤이왕 이종헌 대표

글 ㅣ 김유진사진 ㅣ 최성훈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과일시장에서 샤인머스켓이 선물용으로 급부상했다.
경상북도 상주에는 아삭한 식감과 달달한 맛의 샤인머스켓을 생산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농가가 있다.
최상의 맛과 품질의 샤인머스켓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샤이왕이다.
상큼한 향이 가득한 샤이왕 농가에서 이종헌 대표를 만났다.

12개 농가의 결실이
맺어지기까지

포장한 샤인머스켓을 들고 있는 이종헌 대표
포장한 샤인머스켓을 들고 있는 이종헌 대표
차령산맥과 소령산맥의 중간인 상주는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농사를 짓기에 수월하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은 매년 10월 말이 되면 분주해진다. 샤이왕의 이종헌 대표와 작목반 일원들, 농가 12곳이 샤인머스켓을 수확하기 때문이다. 약 13만3,000m2에 이르는 샤이왕은 상주의 기후와 토양의 차이를 극복하고 해외 수출까지 하는 최상급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고 있다.
“2017년부터 우리나라에 샤인머스켓 열풍이 불고, 상주에도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농가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는 당시에 캠벨포도를 재배했는데 샤인머스켓이 중국으로 수출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캠벨포도의 품질도 좋아 인기가 많았는데 샤인머스켓도 재배 방법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동네 선후배 농가들과 함께 시작했죠.”
샤인머스켓은 금포도라고 불릴 만큼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과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병충해 피해가 있어 봉지 씌우기, 물길 정비 등 세심한 관리와 기술이 필요하다. 이종헌 대표는 열정으로 시작한 샤인머스켓 농사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샤인머스켓은 바람과 빛이 잘 통해야 하고 밭을 깊게 갈거나 산도를 맞추는 등 기본적인 환경 조성이 중요해요. 또한 영양분도 많이 줘야 하는데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어요. 재배하기에 까다로운 것은 아니지만 시설과 비료 면에서 기존 포도와 비용차이도 많이 났고요. 원자재와 인력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었어요. 하지만 힘들 때마다 농가들끼리 서로 도우며 이겨냈죠.”
이종헌 대표를 포함한 작목반들은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최상의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기 위한 정보도 활발히 교환했다. 농촌진흥청, 상주시청, 상주시농업기술센터, 경상북도농업기술원 등의 도움을 받으며 샤인머스켓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최상의 샤인머스켓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는 샤이왕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상주에서는 포도가 완숙되었을 때 수확하는데 그때 당도는 16브릭스 정도예요. 남부지방에서 생산되는 샤인머스켓은 18브릭스 정도 나오는데요. 당도만 비교했을 때는 저희가 재배한 샤인머스켓이 덜 단 거죠. 하지만 상주는 일교차가 큰 기후 덕분에 샤인머스켓의 경도가 단단한 특징이 있어요. 식감이나 향이 더 좋아지죠. 사실 당도는 일정 수준 이상만 나오면 돼요. 샤인머스켓의 품질을 결정하는 건 경도와 향이죠. 실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식회를 했을 때 저희 샤인머스켓이 식감과 향이 더욱 조화롭고 맛있다는 평이 많았어요.”
이종헌 대표와 작목반이 공동 브랜드로 내세운 샤이왕은 2020년 매출이 26억에 달할 만큼 큰 농가로 성장했다. 샤이왕은 상주의 명성을 높임과 동시에 가족이 된 모두의 결실이었다.

수출 효자 품목이 된 샤인머스켓

탐스럽게 익은 샤인머스켓
탐스럽게 익은 샤인머스켓
샤인머스켓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
샤인머스켓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
샤인머스켓은 원래 일본에서 만든 청포도 품종이다. 일본이 원산지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것보다 품질이 더 우수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송이를 작게 만드는 소과 재배를 선호해 수출 면에서는 대과인 우리나라의 샤인머스켓이 인기가 많다.
“일본은 소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수출량이 많지 않아요. 대부분 내수용이죠. 우리나라는 생산량이 많고 크기도 커서 수출면에서 우세해요. 일본산보다 가격은 저렴한 반면 맛은 대등한 수준이거든요. 그리고 제 스스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샤이왕의 샤인머스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품질이 좋다고 자부해요. 덕분에 수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요. 그동안 중국, 홍콩 등에 많은 양의 샤인머스켓을 수출했습니다.”
지난해 샤이왕의 샤인머스켓은 주로 베트남으로 수출됐다.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을 선호하고, 제사를 지내는 베트남의 문화도 샤인머스켓의 인기와 수출량에 일조했다. 제사에 가장 좋은 품질의 과일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서 샤인머스켓이 수요가 많았던 것이다. 그 결과, 베트남에만 총 46톤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베트남과 홍콩에 수출할 예정이다.
“수출경쟁력은 기술에서 나와요. 기후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기술력이죠. 그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생산된 샤인머스켓의 품질이고요. 하지만 현재 수출량이 가장 많고 판매율이 높아도 내일이면 당장 상황이 바뀔 수 있어요. 그래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작목반들과 함께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종헌 대표를 비롯한 샤이왕 작목반에게는 우리나라 과일시장을 선도하고 고품질 샤인머스켓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연구를 멈출 수 없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농가의 수익 창출도 있지만, 수출시장의 폭을 넓혀 우리나라의 과일, 더 나아가 K-푸드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큰 목표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19로 수출에도 영향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오프라인 박람회, 해외 박람회 등에 참석해서 샤인머스켓을 알려야 하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이 개최한 온라인 상담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화상으로 바이어들을 만나 샤이왕의 샤인머스켓을 알릴 수 있었거든요. 또한 얼마 전엔 홍콩 수출 시 애로사항을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앞으로 샤인머스켓 수출을 위해 농촌진흥청이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가 농업강국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정책도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샤이왕 샤인머스켓 박스포장

지금 개발하고 있는 품종은
적색 계통이면서 사과의 맛과
향이 느껴지는 홍주씨들리스와
마이하트에요. 예상했던 것보다
맛이 좋아서 추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샤이왕의 도약은 끝나지 않았다

샤이왕 이종헌 대표
샤이왕 이종헌 대표
현재 샤인머스켓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매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종헌 대표는 샤인머스켓의 품질을 고려해 재배 규모를 확장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샤인머스켓 생산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앞으로는 새로운 품종 개발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제2의 샤인머스켓이라고 할까요? 기존 샤인머스켓은 망고 맛과 향이 난다고 해서 망고포도라고도 하는데요. 지금 개발하고 있는 품종은 적색 계통이면서 사과의 맛과 향이 느껴지는 홍주씨들리스와 마이하트에요. 예상했던 것보다 맛이 좋아서 추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샤이왕의 고품질 샤인머스켓은 물량이 부족할 정도지만,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농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공급이 점차 수요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단가를 높이고 싶은 마음에 적기에 수확하지 않고 시장에 출하해 샤인머스켓 품질을 떨어트리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종헌 대표는 확실한 재배 기술 없이 수익성만 보고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단기간 수익만 바라보고 낮은 품질의 샤인머스켓을 출하하면 자칫 샤인머스켓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생긴다는 것이다.
“어느 농사나 마찬가지로 재배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적합한 기술력과 농부들의 정성이 들어간 샤인머스켓은 그 고생에 보답이라도 하듯 좋은 품질로 보답합니다. 샤인머스켓 재배에 관심이 있다면 ‘정직하게 노력하고 연구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품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고 수출에도 성공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샤이왕
주소 : 경상북도 상주시 화동면 평산2길 5
연락처 : 010-2836-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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