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딸기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

글 ㅣ 김주희사진 ㅣ 박형준
국민들의 먹거리 생산과 농업인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고품질 품종 육성과 안정적인 생산을 가능토록 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농업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다양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중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딸기 품종 국산화 및 재배기술 개발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딸기 품종 국산화 실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는 고품질 채소 품종을 육성하고 안정적인 채소 생산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업 분야의 이슈인 디지털농업 기술의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디지털육종기술, 노지채소 디지털 재배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채소 생산 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형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딸기, 마늘 등 국가 주도 품종을 육성하여 국산 품종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딸기는 국산 품종 보급을 가장 성공적으로 한 작목입니다. 2005년만 해도 우리나라 딸기 품종의 90% 이상이 외국 품종으로, 로열티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었는데요.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딸기연구사업단’을 출범하여 공동연구를 통해 딸기 우량 품종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하면서 품종보호권이 설정된 외국 딸기 품종 재배 시 로열티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006년 한국·일본 간 협상 시 일본은 ‘육보’, ‘장희’와 같은 일본 딸기 품종에 대한 로열티로 주당 5원을 매년 요구해 왔다. 로열티 지불 의무가 발생하면 연간 약 32억 원의 로열티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산 딸기 품종인 ‘설향’의 개발은 딸기 품종 국산화의 가장 큰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향’은 2005년 육성 이후 2010년 57%, 2015년 81%로 점유율이 증가하여 현재는 전체 딸기 품종 중 8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주로 재배되었던 일본 품종 ‘육보’에 비해 이른 겨울철 수확이 가능하고 과실 품질이 좋습니다. 또한 수량도 많고 재배가 수월하여 딸기 재배 농가의 선호도가 높은 품종입니다.”
과즙이 풍부해 소비자에게 가장 대중적인 맛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설향으로 인해 국산 품종 보급률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죽향’, ‘금실’ 등 다양한 신품종이 개발되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또한 품종별 표준 재배법을 확립하고 각 기관의 연구자들이 농가에 현장기술을 지원한 결과, 딸기는 현재 품종 국산화가 가장 잘 된 원예작물로 평가받고 있다.

보급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딸기 재배기술 개발

다양한 국산 딸기 품종이 육성되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설향’ 품종을 중심으로 재배기술이 개발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육성한 신품종별 재배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농가 현장에 보급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최수현 연구사는 우량묘 생산을 위한 육묘기술부터 고품질 딸기 수확을 위한 양·수분 관리 기술까지 신품종별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보급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딸기 재배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과거 수십 종의 딸기 품종이 개발되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딸기 품종은 18개 품종입니다. 국산 품종 보급률 향상을 위해 우수한 품종 개발뿐만 아니라 농가 현장 보급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재배가 지속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농업인들이 새로운 품종을 재배할 때 겪을 수 있는 어려운 점을 해소하고자 국산 딸기 신품종의 재배법을 정리한 책자를 발간·보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장기술지원을 통해 딸기 신품종 재배 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딸기 품종 개발은 현장에서 농업인이 재배하기 쉽고 수량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품종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고품질 과실 생산과 병해충에 강한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당도와 경도가 높아 유통성이 좋은 딸기를 생산하면 내수와 수출 확대가 가능합니다. 또한 딸기 농가에서는 흰가루병, 탄저병 등 병해충으로 딸기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병해충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면 딸기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현재 채소과에서는 육성 중인 다양한 딸기 계통을 재배하고, 기존 품종과 비교하는 재배 실증을 진행함으로써 우수한 딸기 품종이 육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배 실증 중인 딸기를 확인하는 최수현 연구사

품종별 표준 재배법을 확립하고
각 기관의 연구자들이
농가에 현장기술을 지원한 결과,
딸기는 현재 품종 국산화가 가장 잘 된
원예작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기⋯
농업현장 어려움 해소할 것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지난 2017년 ‘아리향’ 품종을 육성했다. ‘아리향’은 과실의 크기가 크고 단단하여 수량이 많은 품종이다. 이러한 과실 특색을 살려 충청남도 홍성군에서는 홍콩, 싱가폴 등 6개국에 ‘아리향’을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홍콩에서는 하루 1회 항공기가 운항되어 딸기 1개에 5,000원에 판매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21년 기준 딸기 수출량은 4,821톤, 금액으로는 6,45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하였습니다. 2005년 수출액이 440만6,0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년 사이 약 15배 증가한 셈입니다. 주요 수출 품종은 과실이 단단하여 유통성이 좋은 ‘금실’, ‘매향’ 등이고 주요 수출국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입니다.”
최수현 연구사는 우리나라 딸기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이유로 재배 농가의 뛰어난 기술 수준과 수출 과정에서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확 후 관리기술, 그리고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운 뛰어난 맛을 꼽는다.
“우리 품종 딸기는 달고 과즙이 풍부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식감과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5년 6,457억 원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딸기 생산액은 15년 사이 1.9배 늘었습니다. 농촌 고령화와 재배 면적 감소 등 우리나라 농산업은 많은 위기를 겪고 있지만 딸기 산업은 매년 성장세를 타고 있습니다. 만약 외국산 딸기 품종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었다면 이러한 성과가 빛을 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현재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딸기 농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21~2022년 작기인 지난해 10월의 경우,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병 피해가 극심하고 수량이 저하되어 농가의 피해가 막대했다. 자연히 딸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농업인은 농업인대로 고민이 많은 시기다.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에서는 국민들이 맛있는 국산 딸기를 부담 없이 드시고, 농업인들은 다양한 딸기 품종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딸기를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재배 실증 중인 딸기를 확인하는 최수현 연구사
재배 실증 중인 딸기를 확인하는 최수현 연구사
딸기를 살펴보는 최수현 연구사
딸기를 살펴보는 최수현 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