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시설 구축으로
우리 품종 딸기 생산에
앞장서다

베리굿팜 류필영 대표

글 ㅣ 남궁소담 사진 ㅣ 박형준
류필영 대표는 10년 전인 2012년, 베리굿팜의 문을 열었다.
직장인으로, 사업가로 일을 하다가 귀농했다.
귀농 첫해에는 벼농사를 하시는 부모님의 일을 도왔지만,
차츰 주력 품종을 찾아보고 시설 투자를 하여 현재의 베리굿팜을 만들었다.
베리굿팜의 금실 딸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재배하기는 까다로워도 맛이 좋고 그만큼 가격도 높이 책정되어 있어 베리굿팜이 주력하는 작물이다.

금실 딸기로 소득 향상

베리굿팜 류필영 대표
베리굿팜 류필영 대표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류필영 대표는 가장 먼저 고소득 작물을 검색했다. 토마토와 딸기, 파프리카 등이 고소득 작물로 추천되었다. 그중 시설비가 가장 적게 들어가는 작물로 결정해서 시작했다. 이후 직접 체험하고 조언을 구하려 발로 뛰며 준비했다.
“농식품개발원에서 한 달 정도 교육을 받았어요. 그리고 전국 유명한 딸기농장과 가락공판장에서 최고 가격을 받는 농가를 소개받아 찾아다니면서 시설도 보고 조언도 구했죠.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4,958m2 규모의 하우스를 지었습니다. 기후와 상관 없이 시설에서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설향을 6년 동안 재배하다가 금실로 바꾼 지 어언 3년 차. 설향은 일본 품종이 장악하고 있던 딸기 시장에 등장하여 파란을 일으킨 국산 품종이다. 과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지만 봄철에 약간 맛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필영 대표는 품종에 대해 고민하다가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금실을 심어보자고자 결심했다. 재배할 때 까다로운 부분이 있지만, 과실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내수와 수출이 모두 가능한 품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실로 품종을 바꾸면서 컨설팅을 1년 정도 받았어요. 환경관리를 다시 하고 지금도 작목반들끼리 배우면서 더 좋은 조건을 찾아가는 중이죠. 금실을 개발하신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윤혜숙 박사님과, 보급하신 신현구 박사님께도 계속해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베리굿팜에서 재배 중인 금실 딸기

과실이 단단하고 당도 높은 금실,
농촌진흥청 등의 지원으로
이상적인 재배 환경 구축

농촌진흥청과 꾸준한 협력과 연구

금실을 재배하는 데에는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의 도움이 컸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가로부터 제공 받은 생육데이터를 토대로 연구하여 다시 피드백을 준다. 그리하여 재배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꼼꼼히 조언한다.
또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대영 연구관도 이따금 방문하여 재배 현황을 살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2005년 9.2%였던 국산 딸기 품종 보급률이 현재 90%를 넘어선 것은 농촌진흥청 등의 기관과 농가들이 성장을 위해 협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제에서는 현재 여섯 농가가 금실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 농가들은 모두 스마트팜 환경을 구축하고 있어 고품질의 금실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습니다. 금실이 흰가루에 굉장히 약해서 재배가 쉽지 않다고들 해요. 남원 지역에서도 5~6년 전에 20~30개 농가가 시작했는데 1개 농가가 남은 것으로 압니다. 그만큼 금실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하지만 고품질의 금실을 생산하기만 하면 설향의 두 배 가까운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고요.”
금실의 맛이 뛰어나다 보니 수출을 해보자는 연락도 지속적으로 받는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 상위권의 가격을 받는 터라, 오히려 수출은 가격이 맞지 않아서 시도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여러 가지 조건이 잘 맞으면 수출을 해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전 세계에 우리 품종 딸기를 알리는 건 분명 보람된 일일 것이다.
“처음 딸기 농사를 할 때는 평당 9만 원을 목표로 시작했어요. 당시 자재 납품하는 사장님들이 욕심이 과하다고 하셨었죠. 그런데 지금은 평당 15~20만 원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재배기술도 늘고 연동하우스에 맞는 환경관리법을 찾아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는 유리온실에서 금실을 규모 있게 재배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유리온실이 광 투과율이 좋아서 생산량이 향상된다고 하더라고요.”
재배 중인 딸기를 살펴보는 류필영 대표
재배 중인 딸기를 살펴보는 류필영 대표

스마트팜이 가져다 준 혁신

딸기의 병 발생량을 줄이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에는 스마트팜 시설 구축이 큰 힘이 되었다. 올해로 7년 차인 류필영 대표의 스마트팜은 컴퓨터가 온도·습도·광량 등을 측정해서 딸기 생육에 적합한 조건을 만들어 준다.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알아보니 환경을 자동으로 맞춰서 관리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딸기 품질도 높아지고, 내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습니다. 그전에는 다른 농가의 조언을 듣고 온도 등을 설정해 재배했었습니다. 그런데 막대온도계를 여러 군데 꽂고 측정한 뒤, 원하는 평균온도에 맞추어도 딸기가 저온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었어요. 이후 환경제어컴퓨터를 들여놓고 비교해 보니 낮과 밤에 3도 정도 온도 차가 있었지요. 그때 환경제어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딸기농장 내부

스마트팜 구축하여
병 발생량 줄고
생산량 늘어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

저온으로 설정하면 저온피해도 입지만 잿빛곰팡이 피해도 입을 수 있다. 환경제어컴퓨터를 놓고 습도를 관리하니 확실히 병 발생률이 낮아졌다. 환경제어컴퓨터를 쓰면 내부 온도가 천천히 변화하여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문도 단계적으로 열린다. 또 해외여행을 가도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하우스 환경을 컨트롤 할 수 있어서 농가에 여유가 생기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 번 세팅만으로는 안 됩니다. 인공지능은 아니니까요. 매일 환경제어컴퓨터의 세팅을 바꿔야 해요. 예컨대 겨울에 세팅해놓은 것을 그대로 쓰면 봄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원하는 난방 환경, 습도 환경, 내부 온도를 구현하기 위해선 세팅값을 날씨별로, 계절별로 자주 바꾸어 놓아야 합니다.”
품질 좋은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류필영 대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변화해 왔기에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국산 딸기를 먹고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더 많은 소비자가 맛있는 딸기를 접할 수 있도록 그는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베리굿팜
주소 : 전라북도 김제시 공덕면 황산리 1569-5
연락처 : 010-6771-7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