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통쌀로 만든
건강한 죽,
브랜드 가치를 높이다

강화드림 한성희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한상훈
벼가 익기 전 초록색일 때 수확하는 초록통쌀은
강화도 지역에서 배고팠던 시절 먹었던 지역 특산물이다.
먹거리가 풍부해지고 서구식 식습관으로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엔
초록통쌀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를 발굴하여 건강에 좋은 죽으로 재탄생시킨 청년농업인이 있다.
강화도에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은 초록통쌀을 사용해
건강에 좋고 맛도 뛰어난 냉장·냉동 죽을 선보이고 있는 강화드림 한성희 대표다.

농업인에서 사업가로 성장하다

강화드림 한성희 대표
강화드림 한성희 대표
강화드림 한성희 대표는 1989년생으로 3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지만, 20대 초반부터 농사를 직접 지어온 잔뼈 굵은 농업인이다. 강화도로 귀농하여 벼농사를 지어온 아버지로 인해 한성희 대표는 농촌에서 친구들과 함께 논밭을 뛰어다니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농기구를 관찰하며 자랐다. 조금 더 커서는 농기계 운전을 배워 일손을 거들기도 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한국농수산대학에 1기로 입학하셨어요. 농사와 학업을 병행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저도 ‘농사를 업으로 삼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도 한농대에 입학하면서 아버지와 동문이 되었습니다.”
한성희 대표가 한농대를 졸업할 때쯤엔 아버지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바로 농사를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만 해도 농사를 사업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바쁜 농번기만 지나면 5~6개월 정도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하지만 꿈은 말 그대로 꿈일 뿐 농사는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다.
“생산비는 오르고 쌀값은 떨어지니 너무 힘들었어요. 기존 부채까지 있으니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때부터 농사에 활용할 무인헬기 자격증도 취득하고, 친환경 쌀을 생산·유통하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유통을 해보니 내가 생산할 쌀을 직접 유통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회사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조금씩 판매해 보기 시작했다. 판로가 없어 쉽지 않았지만 한 번 시작한 일의 끝을 보고 싶었다. 그때 한성희 대표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바로 그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회사의 대표였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한성희 대표를 지켜보며 함께 회사를 운영해보자고 권유한 것이다. 그렇게 2014년, 강화드림을 설립했다.
“제가 대표가 되고 그분이 이사 직책을 맡으시면서 저를 도와주시기 시작했어요. 강화드림을 설립하면서 재배한 쌀을 대기업 유통회사에도 판매해 봤지만 수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았죠. 특히 2014~2015년에는 쌀값이 폭락하면서 2016년부터 가공에 뛰어들었습니다.”
직원과 죽 제조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성희 대표

죽으로 만들면
더욱 소화가 잘 되니
위에 부담 없는 음식을
섭취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만한 음식이 없지요.

초록통쌀로 만드는 건강한 죽

한성희 대표는 쌀을 활용할 수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쌀과자, 쌀조청, 즉석밥, 볶음밥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있었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죽이었다. 당시 1인 가구와 노인세대가 증가하는 상황이었고,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죽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고 생각보다 평소에 많이 즐겨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레토르트 죽은 아무래도 맛과 식감이 떨어졌고, 프랜차이즈 죽은 가격대가 높고 접근성이 낮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은 재료로 식감 좋은 프리미엄 냉장·냉동 죽을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성희 대표는 차별화를 위해 초록통쌀을 베이스로 한 죽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초록통쌀은 벼의 일반적인 수확기보다 2주가량 일찍 수확한다. 엽록소가 살아있어 초록색 빛깔을 띠며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암세포 및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섬죽 초록눈 전복죽
섬죽 초록눈 전복죽
섬죽 초록눈 단호박죽
섬죽 초록눈 단호박죽
“성인병이나 당뇨 예방을 위해 현미밥을 많이 드시는데, 단점이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초록통쌀을 연구해보니 현미보다 비타민C와 베타글루칸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드러운 현미 개념으로 초록통쌀을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죽으로 만들면 더욱 소화가 잘 되니 위에 부담 없는 음식을 섭취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만한 음식이 없지요.”
강화드림에서 사용하는 초록통쌀은 벼를 일찍 수확만 했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벼가 익기 전 초록색일 때 수확한 후 증숙, 건조, 탈부하여 알곡에 엽록소를 최대한 보존시킨다. 겨층, 배유, 씨눈이 살아 있는 온알곡으로, 강화드림이 제조기술을 특허 받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초록통쌀을 생산하고 있다.
“2016년 8월 18일 쌀의 날에 죽 공장 준공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초록통쌀을 베이스로 한 ‘섬죽’ 브랜드와 친환경 유기농 쌀로 만드는 ‘섬밀’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를 만들다

섬죽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는 한성희 대표
섬죽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는 한성희 대표
한성희 대표는 재료 사용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죽은 보양을 위해 먹기 때문에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친환경으로 재배한 초록통쌀을 기본으로 소고기, 들깨, 단호박, 고구마, 팥, 시금치, 녹두, 미역, 인삼 등 약 50여 가지 재료의 70% 이상을 유기농, 무농약, 무항생제 등 친환경으로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로 친환경 농축산물을 사용하고, 불가능한 재료는 국산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국산 중에서도 강화도에서 생산한 로컬푸드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합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방부제와 화학조미료, 화학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현재 전복죽, 삼계녹두죽 등 보양죽과 닭녹두죽, 새우들깨죽, 소고기야채죽, 바지락미역죽 등 기본죽, 단팥죽, 단호박죽, 속노랑고구마죽 등 별미죽까지 다양한 죽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원재료의 맛을 살린 자극적이지 않은 죽은 특히 여성과 아이, 어르신에게 인기가 높다.
“처음 죽 사업을 시작했을 때 1~2년가량은 판로가 없어 ‘그만둬야 하나’라는 고민도 했었습니다. 어디서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죽을 만들었는데 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없었죠. 그러던 중 2017년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온라인 유통사에 죽을 납품하면서 불티나게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강화드림의 ‘섬죽’, ‘섬밀’ 브랜드는 죽 시장에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한성희 대표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공장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죽뿐만 아니라 볶음밥과 덮밥류 제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2층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열어 고객에게 식음료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저와 같이 농사나 관련 사업을 하고 싶은 청년들에게도 자기 브랜드를 만들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내 농산물을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만들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저도 강화드림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강화드림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불은남로 224번길 55
연락처 : 032-933-6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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