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산업 발전과
국민 건강을 위한
꿀벌보호육성과
양봉산물 연구

정리 ㅣ 편집부
자료 ㅣ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매년 5월 20일은 ‘세계 꿀벌의 날’로 국제연합(UN)이 전 세계의 식량 생산과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의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전하는 것 이상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꿀벌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사라지고 있는 꿀벌들

꿀벌이 활발하고 건강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안정적인 환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와 농약, 화학비료, 살충제 등의 과다한 사용은 꿀벌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꿀벌들이 자꾸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해 양봉농가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전국적으로 벌통 50만 개 이상, 100억 마리가량의 꿀벌이 죽거나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10월에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2월에는 겨울잠에 들어간 일벌들이 고온현상으로 인해 화분 채집 등 일찍 외부활동을 시작하면서 체력을 크게 소진했다. 그리고 일벌들이 다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따라 죽는 벌집 군집 붕괴현상이 발생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꿀벌 피해 원인을 민간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꿀벌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밝혀냈다. 거의 대부분의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농촌진흥청은 양봉농가의 조속한 경영안정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정확한 피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현장에 적극 보급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는 딸기, 수박, 고추 등 농산물 생산이 크게 줄어들어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벌통 개발 등
꿀벌보호육성을 위한 기술 개발 박차

농촌진흥청은 꿀벌을 보호하고 양봉농가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농약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화학물질 시험 지침을 바탕으로 국내 환경에 알맞은 '꿀벌 유충 독성시험법'을 확립했으며, 2020년에는 딸기와 수박 맞춤형 화분매개용 꿀벌 준비 방법, 작물별 재배순서와 재배방식에 따른 적정 봉군 크기, 벌통 설치 방법, 꿀벌 봉군의 먹이 관리 등 맞춤형 수분 기술을 표준화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꿀벌과 뒤영벌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화분매개용 디지털 벌통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이 디지털 벌통은 벌의 활동량을 측정하기 위해 이미지프로세싱 기술을 적용하고, 벌의 형태를 인식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벌통 출입 시 벌의 활동을 자동으로 측정한다. 이에 따라 벌통 내부의 환경과 벌의 행동을 관찰해 초보자도 벌통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벌의 활동은 작물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벌통 내·외부 환경을 적절히 조절하면 화분매개곤충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디지털 벌통의 현장 보급을 위해 기술 고도화와 사용 편리성 향상을 위한 앱 개발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봉농가의 정확한 피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현장에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무인기(드론) 이용 등 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과 배포를 통해 현장 기술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양봉산물 연구…
꿀벌을 지키기 위한 관심 필요

농촌진흥청은 꿀벌 보호·육성을 위한 기술개발과 함께 양봉산물의 항산화·항염증 효능을 과학적으로 구명하고, 다양한 식품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포도당과 과장으로 이루어져 몸에 흡수가 빨라 에너지원으로 우수하고 항산화 효능이 있는 ‘벌꿀’, 단백질, 아미노산,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천연 생리활성물질로 강장효과와 피부미용 효과가 탁월한 ‘벌화분’, 면역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성분과 항균 성분이 풍부해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프로폴리스’, 비타민 B군이 풍부하고 단백질,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갖고 있어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는 ‘로열젤리’ 등 양봉산물 생산 및 품질 개선,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벌꿀의 활동으로 얻어지는 양봉산물을 섭취하면 면역력 향상 등 건강을 관리할 수 있고, 양봉농가에는 안정적 소득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벌꿀을 이용한 요리경연대회 개최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양봉산물을 알리고 있으며, 로열젤리의 대량 소비 창출에 필요한 표준화 공정과 기능성 구명 연구를 통해 다양한 식의약, 산업용 소재로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꿀벌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양봉산물 연구가 지속된다면 꿀벌은 사라지지 않고 건강하게 날갯짓을 하며 우리에게 소중한 식량과 양봉산물을 전해줄 것이다. 고마운 꿀벌을 지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