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시대,
작지만 알차게 즐겨요!
일코노미

글 ㅣ 김유진 사진 ㅣ 농촌진흥청
우리나라에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8년 통계청에서 조사한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9.2%(578만 8천 가구)에 이르며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에 따라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생겨났다. 이른바 ‘일코노미’이다.
일코노미는 ‘1인’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1인 가구가 만드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의미한다.
1인 가구는 혼술과 혼밥, 혼자하는 여행 등 혼자하는 문화가 보편화되며 주력 소비 계층으로 떠올랐다.

지금은 일코노미 시대,
소포장 제품이 대세!

1인 가구는 결혼보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자립을 원하는 경향이 강한 세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강력한 소비층이 되고 있다. 기존보다 작은 부피를 선호하고, 가족 중심에서 자기 중심적인 가치 소비로 변화했으며, 실용성과 가성비를 높이면서도 간편하다는 특징을 지닌 일코노미는 편의점과 요식업, 농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 금융업까지도 맞춤 상품이 나오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의 소비 규모가 2030년에는 194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독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1인 가구는 의식주를 모두 개인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의 지출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1인 가구는 생활비의 부담이 큰 만큼 지출에 따른 가성비와 효율성을 비교하여 최적의 제품을 구매한다.
가전과 가구 역시 1인형 소형 제품이 인기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서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이기에 수요가 늘고 있다. 정수기와 밥솥, 에어컨, 에어프라이기 등 소형 가전과 책상, 베드 트레이(침대 위에 놓는 작은 책상) 등의 가구들의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1인 금융상품, 1인용 화분 등 혼자 즐기는 문화가 대세가 되고 있다.
2035년에는 1인 가구의 비중이 더욱 늘어 전체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동구매가 아닌, 현재의 삶을 더욱 풍족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과 자기계발, 여행 등에 지출을 아끼지 않기에 더욱 확대될 소비 트렌드로 보여진다.
그중에서도 소비 생활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은 단연 편의점과 요식업계라고 할 수 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들을 위한 1인 메뉴부터 후식까지 소포장 상품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손질이 완료된 각종 식재료와 양념도 포장이 되어 조리만 하면 되는 밀키트 제품들도 빼놓을 수 없다. 내 취향대로 골라 먹으면 되는 간편함 덕분에 날로 업계 시장이 커지고 있다. 소포장으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적정한 양에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찾는 사람이 더욱 늘고 있다.
소포장 상품군인 과일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자르고 껍질을 까는 번거로움과 넘치는 양으로 혼자 먹기 부담스러웠던 수박, 토마토, 사과, 배 등의 대형 과일보다 애플수박, 방울토마토, 방울참외 등의 소형 과일이 대세 반열에 올랐다.

과일과 채소도 미니로 먹어요!

수박은 여름 과일의 대표주자이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로 손에 꼽힌다. 하지만 부피가 커서 보관이 어렵거나 껍질을 처리하기 곤란하여 1인 가구는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과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코노미 열풍이 불며 수박을 1/4로 잘라 판매하기도 하고, 사과처럼 깎아서 먹을 수 있는 애플수박 등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과일 제품들이 인기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귀여운 크기에 혼자 먹기에도 적당한 양이다.
이러한 애플수박 외에 미니 단호박, 미니 파프리카, 미니 양배추 등 다양한 종류의 미니 채소가 개발되기도 하며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용량이 적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농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각 도의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 등은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미니과일과 미니 채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소규모 1인 가구가 늘어가면서 농촌진흥청은 크기가 작아도 맛과 품질을 보장하는 과일과 채소의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급량이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는 미니 사과가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피크닉’과 ‘황옥’, ‘루비에스’가 미니 사과의 대표적인 품종들이다.
황옥
황옥
루비에스
루비에스
미니향
미니향
2008년에 개발한 ‘피크닉’은 빨간 일반 사과와 비슷한 색상을 가졌다. 테니스공과 비슷한 크기이며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여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 과육이 단단하기 때문에 유통이 쉽다는 특징이 있다. 2009년에 개발한 ‘황옥’은 피크닉과 비슷한 크기의 미니사과이다. 연둣빛과 노란빛이 섞인 오묘한 색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014년에 개발한 ‘루비에스’는 탁구공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의 미니사과인데 과육이 많고 새콤달콤하여 껍질째 먹어도 좋다는 특징이 있다. 수확시기도 한 달 가량 빨라 경쟁 품종보다 시장에 먼저 출시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혼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어 급식용으로도 판매되고 있으며, 조경수로도 사용할 수 있는 꽃사과 등 점점 새로운 품종이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니향’은 크기가 30~40g 정도, 15브릭스의 소과형 고당도 감귤 품종이다. 탁구공만한 크기로 1인 가구 또는 학교 급식 등 적합하다.
예스쿨
예스쿨
작은 배 품종인 ‘예스쿨’과 ‘센스올’ 역시 일코노미 시대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품종이다. 배는 크기가 크고 껍질을 깎아 먹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젊은층과 1~2인 가구에서는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120g 정도로 주먹만한 크기에 배의 청량한 맛을 가중시킨 ‘예스쿨’과 껍질이 얇고 과심이 작아 손에 들고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센스올’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미니 파프리카 같이 소형 과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미니 채소의 품종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니 오이와 미니 양배추, 미니 당근 등의 채소는 작은 크기는 물론,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또한 휴대와 손질, 보관과 조리가 간편하여 혼자 사는 1인 가구나 혼자 하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특히 선호도가 높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보급된다면 1인 가구가 대세인 일코노미 시대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인다. 이처럼 더 건강한 문화가 확산된다면 많은 농가들과 업체에도 경제적 상승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