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맥주 개발 등
맥주 국산화로
우리 농산물 이용 확대까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강지은 연구사

글 ㅣ 김주희사진 ㅣ 박형준
규모가 작은 양조장도 제조한 맥주를 다른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고,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문화가 생기면서 수제맥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수제맥주 제조와 우리 농산물의 연계가 중요한 상황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강지은 연구사를 만나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수제맥주 시장 확대

연구 중인 강지은 연구사
연구 중인 강지은 연구사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2020년 기준 전체 주류시장 8조 9,000억 원 중 점유율 39.7%, 출고량 3조4,974억 원으로, 1위인 희석식 소주(점유율 42.1%, 출고량 3조7,038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수제맥주 매출액은 약 1,180억 원으로 전체 맥주시장의 2.95%를 점유하고 있으며, 2019년 800억 원 대비 37%나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수제맥주 매출액이 2023년에는 맥주시장의 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장 선호하는 주종을 조사했을 때도 응답자 중 48.2%가 맥주를 선택했을 만큼 다양한 주종 중에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호하는 맥주유형도 국산맥주가 45.3%, 수입맥주가 41.0%, 수제맥주가 13.8%로 나타나 수제맥주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퍼지면서 주류시장 역시 새로운 변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이 무알콜 맥주 시장의 확대다. 국내 무알콜 맥주는 2019년 기준 153억 원으로, 술을 가볍게 즐기려는 경향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집에서 마시는 ‘홈술’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무알콜 맥주는 ‘음료’로 구분되어 온라인 구입이 가능한 것도 이러한 시장 확대에 영향을 주었다고 봅니다. 이렇듯 주류시장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건 수제맥주, 무알콜맥주 등의 원료로 국내 농산물 이용연계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쌀맥주 가공기술 개발로
쌀 소비 촉진 기대

현재 강지은 연구사는 발효가공식품과 발효가공연구실에서 맥주 국산화를 위한 원료 특성평가 연구와 농가형 과실주 및 브랜디 실용화 기술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류 다소비 국가이나 국산 농산물 이용연계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주류원료의 국산화 비율이 맥주는 5%에 불과합니다. 고품질 양조기술를 개발한다면 쌀, 보리 등 농산물의 출하량 조절과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에서 연구·개발된 것이 바로 쌀맥주다. 쌀맥주는 주로 쌀을 가루형태로 조제한 후 주원료인 맥아전분의 일부를 쌀전분으로 대체하여 제조하는 맥주를 말한다. 쌀맥주는 100% 보리맥주에 비해 맑고 담백하며 목 넘김이 부드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쌀의 함량이 증가할수록 부드러운 맛은 증가하나 맥주 고유의 맛보다 막걸리 혹은 약주의 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맥주 원료 중 쌀 함량이 증가해도 당화액을 농축한 후 맥주를 제조하면 곡물향, 고소한 맛, 황색도, 색의 조화 등 기호도가 우수한 제품으로 제조 가능합니다.”
당화액이란 녹말, 섬유소 등과 같은 고분자량의 탄수화물에 효소를 작용시켜 가수분해하여 당류, 포도당, 과당 등으로 변화시키는 반응이다. 기존에 쌀가루로 만든 맥주는 전분의 당화가 어려워 쌀 함량을 20~40%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고, 적은 양의 보리맥아 효소만으로는 부족해 상업용 효소를 더 넣어야 했다.
그러나 쌀맥주를 만들기 위해 당화가 잘되는 가공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쌀 함량을 90%까지 높인 쌀 맥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수제맥주시장에서 국산 쌀의 이용이 늘어 자연스럽게 쌀 소비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육성한 벼 품종 ‘한가루’를 당화해 만든 90% 쌀 맥주는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에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 시장 확대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주세법상 맥주의 원료곡류 중 쌀의 사용량이 20% 이상인 경우 70%의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소규모 맥주 양조장에서 쌀맥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구 중인 박종택 연구사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수제맥주, 한국 와인 등에
로열티를 받는 사과품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국내 수제맥주·한국 와인에
많은 관심 가져주길

다양한 전통주
다양한 전통주
맥주와 함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주류는 와인이다. 와인은 포도로부터 유래되는 안토시아닌 등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기능성 식품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강지은 연구사는 항산화기능을 하는 폴리페놀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와인 제조방법을 개발함으로써 포도 등 국산 농산물 이용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일반적인 와인의 발효온도인 20~25℃보다 높은 온도에서 발효한 경우 알코올 함량이나 당도는 유지하면서 안토시 아닌, 총 폴리페놀, DPPH 라디컬 소거활성능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고온에서 발효할 수 있는 효모를 사용하여 폴리페놀 함량을 증진시키고, 와인의 기호도도 향상시킨 사례입니다.”
와인의 경우, 외국 와인의 강한 신맛과 탄닌의 떫은맛이 우리나라 음식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의견이 있다. 한국 와인의 부드러운 목 넘김이 우리나라 음식과도 잘 맞고, 익숙한 향과 맛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이에 강지은 연구사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의 와인과 맥주 등의 주류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쌀 공급 과잉 상태입니다. 쌀맥주를 가공하는 기술 개발은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새로운 가공기술로 만든 쌀맥주는 수제맥주 시장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와인과 같은 과실주 역시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국산 농산물 이용 촉진과 관련해 새로운 가공기술, 새로운 맛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수제맥주, 한국 와인 등에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