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과 영양성분을
높이기 위한
식용곤충 먹이원
표준화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김선영 연구사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전예영
현재 인구 증가, 지구 온난화와 잦은 불가항력적 기상 이변, 전쟁, 코로나19 등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예측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할 대안식품으로 식용곤충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식용곤충을 식품원료로 등록하며, 안전하고 안정적인 사육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식용곤충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김선영 연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아메리카왕거저리 애벌레·풀무치
식품원료 등록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김선영 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김선영 연구사
국내 식용곤충은 벼메뚜기, 누에 애벌레·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애벌레,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장수풍뎅이 애벌레, 아메리카왕거저리 애벌레, 수벌 번데기, 풀무치로 현재 10종이다. 이중 김선영 연구사는 지난 2020년에 아메리카왕거저리 애벌레 탈지 분말을, 2021년에는 풀무치를 새로운 식품원료로 등록하는 성과를 냈다.
“외래도입종인 아메리카왕거저리는 2011년부터 법적 절차를 통해 수입되어 주로 고슴도치, 이구아나 등 먹이로 유통됐습니다. 풀무치는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고유종으로 벼메뚜기보다 2배 이상 크며, 사료효율이 2배 이상 높아 생산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해외에서는 법적으로 허용된 식용곤충으로 활발히 유통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사람이 먹어오지 않아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식용곤충이 식품원료로 등록되려면 전래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즉 메뚜기나 번데기처럼 오래 전부터 선조들이 먹은 기록이 있고, 안전상 문제없이 시장에 유통되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러한 근거자료가 있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에 등록되는데, 이는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한다는 뜻이며 누구나 식품으로 먹고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메리카왕거저리와 풀무치는 신소재 식품(novel food)으로 과학적인 성분 분석과 위해성 평가를 통한 안전성과 영양성분 구명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따라 김선영 연구사는 아메리카왕거저리와 풀무치의 기원과 개발 경위, 국내·외 인정과 사용현황 자료 조사, 사육 방법, 제조 공정 표준화, 원료 특성, 잔류농약·중금속·병원성 미생물·알레르기 유발물질 검사, 독성시험, 섭취량 평가자료 등 안전성과 영양성분 입증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 안전성 심사 등을 거쳐 아메리카왕거저리 애벌레 탈지분말과 풀무치를 식품원료로 인정받았습니다. 아메리카왕거저리 애벌레 탈지분말은 올해 6월에 일반 식품원료로 등록되어 규격대로 제조 시 누구나 판매 가능해졌습니다.”

식용곤충 농가 어려움 해결 위한
먹이원 표준화 추진

그동안 농가에서 아메리카왕거저리와 풀무치를 식용곤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번 성과로 식품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어 농가와 관련 식품업계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식용곤충 분야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은 먹이원표준화입니다. 현재 국내 식용곤충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의 경우 농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조한 먹이원을 공급하여 사육하기 때문에 품질이 균일하지 않고 영양성분 또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먹이원은 식용곤충 성장과 관련이 있지만, 사람이 섭취할 때 안전성과 영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식품 안전성은 무척 중요하다. 식용곤충이 식품원료로 인정받았다는 건 사람이 먹어도 되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여전히 식용곤충의 위생적인 면을 우려하는 시선들이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식용곤충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먹이원 표준화 연구가 뒷받침되어야한다.
“올해 3월부터 곤충산업중앙회의 요청으로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먹이원 표준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내년에는 농업부산물을 활용한 먹이원의 현장 실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2022년 곤충산업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곤충업 신고 농가와 법인은 3,012개소로 그 중 흰점박이꽃무지 농가는 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21년 곤충 판매액 446억 원 중 흰점박이꽃무지는 166억 원으로 전체 37%를 점유하고 있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는 지금까지 ‘식용곤충 안전사육 매뉴얼’에 따라 참나무 톱밥에 밀기울, 당밀, 유용미생물 등을 넣어 발효한 사료를 사용했는데요. 발효에만 3-4개월이 걸리고 톱밥을 배합하는 데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비용도 큽니다. 또한 농가마다 첨가하는 먹이원의 차이로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의 단백질을 포함한 영양성분이 다른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단가를 낮추고 영양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균일한 품질의 식용곤충을 생산하여 시장 접근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메리카왕거저리 사육시설에서 김선영 연구사

앞으로 효과가 검증되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먹이원을 개발하여
먹이원 표준화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부산물을 활용한
새로운 먹이원 개발

김선영 연구사는 현재 참나무 발효톱밥을 대체할 새로운 먹이원으로 버섯 재배부산물을 연구하고 있다. 버섯 영양성분이 70% 가량 남아 있는 버섯 재배부산물은 참나무 톱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2~3주만 발효하면 바로 사료로 활용 가능하다.
“버섯재배부산물을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먹이원으로 활용하는 일은 농가, 지자체에서도 시도된 바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버섯재배부산물 활용 먹이원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버섯재배부산물 활용 먹이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현재 버섯 재배부산물을 비롯해 맥주와 두부를 만들고 남은 발효부산물인 맥주박과 비지박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모두 영양성분도 뛰어나고 식품을 만든 후 폐기되는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환경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농가 현장 실증을 통해 더 면밀히 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먹이원 표준화를 할 계획입니다. 먹이원 표준화가 되기 전까지 ‘식용곤충 안전사육 매뉴얼’에 근거한 검증된 먹이만으로 발효톱밥을 만들어 활용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효과가 검증되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먹이원을 개발하여 먹이원 표준화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믿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먹이원에 따라 성장에 차이를 보이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먹이원에 따라 성장에 차이를 보이는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풀무치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풀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