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풍미를 더하다

미나리 향기로 맞이하는
경북 청도의 봄

청도 미나리

아직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이지만 경북 청도 한재마을에 조성된 미나리단지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산도 물도 사람도 맑은 3청의 고장 청도를 찾아 향긋한 미나리로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찾고, 박진감 넘치는 소싸움으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에 기지개를 켜보자.

청도의 볼거리와 즐길거리

해발 1천m가 넘는 고산을 병풍처럼 두른 청도는 봄이 되면 벚꽃과 복사꽃 향기가 지천으로 퍼져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계절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청도의 매력은 청정 자연뿐만이 아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적 볼거리와 독특한 체험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기에 제격이다.

먼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 청도에는 새마을운동 당시 생생한 모습을 보고 시대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공원이 있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해지는 청도읍성부터 화랑정신의 산교육장으로 캠핑장과 어드벤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청도신화랑 풍류마을, 약 40동의 기와집이 잘 보존돼 있는 섶마리한옥마을 등에서 가늠하기 힘든 시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영남 소싸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청도소싸움장과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터널 중 한 곳으로 꼽힌 와인터널, 자연생태공원 속에서 즐기는 청도레일바이크, 365일 빛 축제가 열리는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용암온천의 가족탕까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두 마리 황소가 힘겨루기 청도소싸움

1만 석의 관람석을 갖춘 청도소싸움장은 해마다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명물이다. 소싸움은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인 씨름처럼 홍과 청으로 나뉜 두 마리 황소가 힘겨루기를 하는 경기다. 청도소싸움장은 주말마다 박진감 넘치는 소싸움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으로 붐빈다. 하루 12경기가 열리고 24마리의 싸움 소가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소의 몸무게에 따라 체급별로 대진 추첨을 해 경기를 치른다.

소싸움은 팽팽하게 머리로 맞서다가 한순간 기술을 펼쳐 승부를 가르기에 기대하는 것 이상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사람처럼 소가 싸우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힘을 다해 밀어붙이는 ‘밀치기’, 뿔이 아닌 머리로 부딪히는 ‘머리치기’, 상대 소의 뿔을 걸어 누르거나 들어 올리는 ‘뿔걸이’ 등 다양한 기술이 있다. 소가 뒷걸음질 치거나, 경기 도중 달아나면 경기는 종료된다. 재미 삼아 배팅해 보는 것도 소싸움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우승 소와 경기 시간을 맞추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경기장 근처에는 전국 유일의 소 박물관으로 불리는 소싸움 테마파크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소싸움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고, 소와 달리기, 소와 줄다리기, 소싸움 게임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보고 즐겼으면 이제 먹을 차례다. 청도는 볼거리, 즐길거리만큼 먹거리도 많다. 봄이 되면 청도읍 초현리와 음지리, 평양리, 상리 일대를 일컫는 한재 부근에 향긋한 미나리가 지천으로 자란다. 이곳 한재미나리단지에서는 150여 농가가 무농약으로 미나리를 재배한다. 화악산 자락의 충분한 일조량과 청정 암반수를 흠뻑 먹고 자란 한재미나리는 줄기가 연하고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봄이 머문 정거장, 한재미나리와 삼겹살 거리

알칼리성 식품인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고 피로 해소와 해독 효과가 있으며, 혈압을 낮추고 빈혈, 피부미용 등에 좋다. 한재미나리는 다른 지역 미나리보다 비타민 함량이 월등히 높고, 칼슘이나 철분과 같은 무기질 함량도 높다. 자연수와 지하수로 재배해 향도 좋고 줄기도 굵을 뿐만 아니라 속이 꽉 차 있다. 1월 말부터 주말이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단지를 찾는 이유다.

단지 내에는 한재미나리를 식재료로 한 음식 거리도 조성돼 있다. 이곳 식당들에서는 대부분 미나리 삼겹살을 판매한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싱싱한 초록빛의 미나리 한 다발이 푸짐하게 나온다. 미나리 줄기를 손으로 돌돌 말아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쌈장을 올려 한입에 먹으면 봄의 싱그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 옆에 미나리를 함께 구워도 좋다. 단, 오래 구우면 질길 수 있으니 살짝 데치듯 익혀 먹는 것이 미나리 삼겹살을 더 맛있게 먹는 비결이다. 이 외에 수육, 비빔밥, 장아찌, 전까지 무엇을 주문해도 미나리 일색이다.

또, 주변 도로에서 판매장 및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나리 농장 쉼터에서도 미나리 삼겹살을 즐길 수도 있다. 미나리만 구입하고 불판과 일회용 부탄가스 비용만 내면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다. 밭에서 갓 수확한 미나리를 청정 암반수에 살랑살랑 씻어 바로 삼겹살과 곁들이면 싱싱함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단, 삼겹살 등 식재료는 직접 싸 와야 한다.

‘미나리가 뭐 대수라고, 다 같은 미나리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찾는 사람들이 늘고 식당규모가 커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재미나리 한 쌈에 이른 봄맛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당장 청도로 떠나보자.

청도 맛집, 여기 어때?

봄철 수확기가 되면 한재미나리를 맛보기 위해 미나리단지로 관광객들이 몰린다. 자연스럽게 식당이 속속 들어서고 음식 거리가 조성됐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한재미나리를 곁들인 삼겹살 구이다. 향긋한 미나리와 쫄깃한 삼겹살의 궁합은 더할 나위 없는 맛을 선사한다.

1. 탐복미나리가든

주인 부부가 부모님과 함께 대를 이어 미나리 농사를 짓고 있다. MSG를 사용하지 않고 목우촌 생삼겹살과 생오리만을 사용하며, 삼겹살을 주문하면 미나리 한 다발이 나온다.

  • 주소청도읍 한재로 382
  • 운영 시간09:00~21:00
  • 문의054-371-7755
2. 한재춘천집

재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다. 미나리와 삼겹살이 아닌 수육을 맛볼 수 있는 미나리 수육 전문점이다.

  • 주소청도읍 한재로 380
  • 운영 시간11:00~17:00
  • 문의054-373-4730
3. 한재미나리향

한재에서 유일한 ‘제주도도야지’와 미나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미나리 삼겹살 전문점이다. 다양한 반찬을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셀프바가 있다.

  • 주소청도읍 한재로 233
  • 운영 시간10:00~21:00
  • 문의054-373-9995

자료청도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