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낳은 상품, 마을을 키운 사람

건강한 강원의 맛을 집으로

강원도 홈스랑

몸에 좋고 맛도 좋지만 손질이 번거로운 산나물. 이런 산나물을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가공한 형제들이 있다. 강원도 횡성에서 20여 년간 유기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밥상을 소비자에게 전하고 있는 ‘강원도 홈스랑’을 소개한다.

산나물에서 찾은 우리 땅, 우리 식재료의 가치

요즘은 한우로 유명한 횡성이지만, 그보다 일찍이 이곳 지역을 대표하던 식재료가 있다. 바로 산나물이다. 그동안 말린 산나물은 데치고 불려 먹는 번거로움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청태산 농장의 윤혁재·윤혁승 대표는 유기농산물 가공식품 브랜드 ‘강원도 홈스랑’을 선보이며 잊혀가는 산나물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평생 횡성 고랭지에서 농사를 지으셨어요. 상품성을 높이려고 몸에 해로운 농약을 치는 것에 고민이 많으셨죠. 아버지의 뜻을 이어 유기농사를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마을에서 유기농사를 시작한 건 우리가 처음이었는데요. 처음에는 파프리카나 브로콜리 같은 기능성 채소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종자값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는 통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우리 땅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산나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산나물은 벌레가 생길 때쯤이면 이미 수확철이라 방충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또, 산나물이 먼저 난 자리에는 풀이 나지 않는다. 한 번 심으면 2, 3년 동안 계속 수확할 수 있어 생산성도 좋다. 하지만 생 산나물은 판로에 한계가 있었다. 또, 손질이 번거로워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품고 있었다.

“쉽게 산나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취농창업후계농업인 교육을 받았던 농업기술원에 도움을 구했어요. 운 좋게도 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던 묵나물 제조방법 특허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었죠. 이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것이 바로 건나물로 만든 ‘나물밥 쉽게 만들기’ 시리즈입니다. 시중 건나물과 다르게 불리거나 씻을 필요 없이 요리에 직접 넣으면 생나물처럼 잘 불어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죠.”

‘나물밥 쉽게 만들기’ 시리즈는 강원도지사 인증 농수특산물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형제는 포스트바이오틱스가 들어간 유기농 비빔밥, 향긋한 나물 향을 그대로 살린 유기농 별미밥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입지를 다져 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가공식품 판매 매출액 규모가 농산물 판매 매출액을 앞서게 됐고, 2022년 14억 원에 머물던 전체 매출이 1년 만에 20억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마을과 함께 성장한 시간

지난해 ‘강원도 홈스랑’은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지역인재 채용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촌융복합상품화 모델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횡성군이 배출한 세 번째 대상 수상 업체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는 그저 열심히 농사를 지어 농산물을 수확하고 판매하는 데 머물렀어요. 제조업으로 발을 넓히면서 가공, 포장, 마케팅, 판매 등의 영역을 처음 경험해 봤기에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마을 주민들과 직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헤쳐 나갈 수 없었을 거예요.”

직원 없이 컨테이너에서 시작했던 회사의 성장 뒤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산나물 비빔밥을 개발할 당시 호기롭게 자동화 설비를 들여놓았지만, 결과는 곤죽이 된 비빔밥이었다. 구원 투수로 나선 건 마을 아주머니들이었다. ‘정성을 담아야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손맛으로 몸소 보여줬다. 여전히 강원도 홈스랑에서 생산하는 비빔밥은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정성스레 비비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머니들은 이제 현장을 책임지는 홈스랑의 가족이 됐다.

“20여 년 전 유기농사를 시작할 때 뜻을 함께 해준 주변 농가들, 평생 쌓은 기술을 조건 없이 전수해 준 유기농법 선배들, 제품 개발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 농업기술원, 내 회사처럼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 준 직원들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혼자라면 해낼 수 없었던 일을 함께라서 해낼 수 있었어요.”

형제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경진대회 상금 전액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사무실 한편에 자리 잡은 액자에 쓰인 사자성어가 눈에 띈다. ‘후덕재물(厚德載物)’, 덕을 쌓아 만물을 포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땅, 우리 산나물을 지키고 마을 주민들과 상생하고자 노력한 형제의 덕이 ‘강원도 홈스랑’의 성장 비결이다.

우리 산나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릴 때까지

현재 홈스랑은 횡성을 비롯해 평창, 인제, 양구, 영월, 삼척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친환경 농산물 재배지를 관리하며 원물을 확보하고 있다. 2022년에는 농업인조직체 가공플랜트 지원사업 등을 통해 제 2공장을 건립했다. 생산공장과 연구소 면적을 합치면 총 240여 평에 달한다.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캐나다 등으로 수출하며 지속적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K푸드 열풍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우리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지금, 강원도 홈스랑이 더 큰 성장을 이룰 적기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만드는 착한 기업으로서 우리 산나물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또, 우리 제품의 판매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농가 소득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데요. 지역과 농가, 기업, 그리고 소비자까지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이끌고 싶습니다.”

벌써 2월이다. 강원도 홈스랑이 자리한 청태산은 아직 겨울 추위가 가시지도 전에 봄 농사 준비로 분주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곤드레, 참취 등 향긋한 산나물들이 지천으로 돋아날 것이다. 강원도 홈스랑이 깨운 이른 봄의 맛이 전 세계에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홈스랑 대표 제품 및 주요 판매처
나물밥 쉽게 만들기 밀키트 시리즈
  • 나물을 삶거나 불릴 필요 없이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
  • 강원도에서 유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농특산물
  • 강원나물밥, 곤드레감자밥, 더덕나물밥, 황태시래기밥, 버섯나물밥 등 9종류의 맛 구성
유기농 별미밥 시리즈
  • 전자레인지에 3분이면 OK! 나물 향을 그대로 살린 간편 나물밥
  • 강원도에서 유기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나물과 쌀
  • 산나물, 더덕, 감자, 명란 4종류의 맛 구성
판매처

홈페이지(www.homsrang.com), 인터넷 오픈마켓, 강원더몰, 강원도 내 휴게소 등

네이버 스토어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