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마을

스마트빌리지,
지속가능한 농촌 생활을 위하여!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4차산업혁명이 만든 변화의 이미지는 종종 첨단화된 대도시 전경으로 그려진다. 복잡한 도심을 오가는 배달 드론이나 빅데이터에 기반한 교통제어 시스템 소비관측 그래프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은 분야와 직종을 망라해 모든 산업과 직업, 지역에 고루 적용되고 있다. 농촌 스마트팜이 새롭지 않듯이 스마트빌리지로 편리한 일상이 실현된 살기 좋은 마을이 있다. 에너지와 농촌기반 산업 전반을 개선한 마을, 삼척시 근덕면을 소개한다.

천혜의 환경에 만들어지는 스마트빌리지

영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해질녘 속절없이 밀려드는 파도의 절경을 보여주는 부남해변. 영화의 적막하고도 막막한 분위기를 잘 드러낸 이 해변은 삼척시 근덕면 부남리다. 해질녘과 달리 낮에는 해안선과 바닷가 협곡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이다. 근덕면의 또 다른 비경은 울창한 대나무 프레임 속 이국적인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 덕산해변이다. 이 처럼 근덕면은 일상에 신선한 전환이 되어주는 여행지로도 좋지만 삶의 터전으로 삼기에도 좋은 곳이다. 몇 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스마트빌리지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은 5,200여 명의 인구를 가진 곳이다. 근덕면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읍·면 단위에 지능정보기술을 접목하여 농어촌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생활편의 개선을 위해 지자체를 지원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

EU(유럽연합)에서는 스마트빌리지를 “이미 가진 자산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는 농어촌마을 공동체”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령화 및 홀몸노인 문제, 소득 격차 등을 겪고 있는 농어촌 지역을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개선하는 사업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농어촌 환경이 연관되어 있다. 현재, 농어촌은 인구 고령화 및 젊은 층의 이촌현상이 지속되면서 도시에 비해 고령·홀몸노인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소득격차는 크고 정주만족도는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농어촌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능정보기술을 발굴하고 마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읍·면별 4~5개 서비스를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먼저 온 미래를 살고 있는 근덕면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근덕면 스마트빌리지는 신재생에너지 마을 관리, ICT(정보통신기술) 융합기반 축우관리, 스마트 에너지 뱅크, 마을 지킴이 드론, 지능형 영상 보안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보를 바탕으로 마을 정보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생활부터 안전까지 주민들의 생활편의 개선에 맞춘 설계다.

하나씩 살펴보자면 첫째, 스마트에너지뱅크 서비스를 통해 가구별 실시간 태양광 발전 및 에너지 소비 현황을 확인하여 최적의 전력 활용 방안을 제시한다. 신재생 에너지 마을관리 서비스로 마을에서 공동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용주차장 일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량과 노인복지회관의 지열 에너지 현황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 둘째, ICT융합기반 축우관리 서비스다. 소의 체내에 바이오 캡슐을 투입하여 수집되는 체온, 활동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질병, 발정, 분만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셋째로, 마을지킴이 드론 서비스로 고화질 영상촬영 결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산불 감시, 범죄, 해안가 안전사고 등에 대한 자율비행 영상관제가 가능하다. 지능형 영상보안관 서비스를 통해 주요 도로, 마을입구에 지능형 CCTV를 탑재한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해 차량번호판 인식, 돌발 행동 등을 자동 인식하여 알려주는 안전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실제 실행에서는 생활실험실(지역 주민협의체 등과 지속해서 논의하여 지역주민의 실수요 및 현안 반영) 기반 실증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서비스 개선과 함께 사업 전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기술이 가져온 구체적인 오늘의 변화
전력사용은 최적으로 축우관측은 똑똑하게

2019년 사업 실시 이후 마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태양광 모듈에 무선 전력량계를 설치하고 실시간 에너지 발전량과 소비량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시간대와 기상 상황에 맞춘 최적의 전력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스마트 에너지뱅크 마을 정보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그 결과 2020년 에너지 소비량이 전년동기 대비 19.8%나 감소하였다. 또한, 바이오 캡슐을 통해 수집되는 소의 체온과 활동량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여 질병과 발정, 분만 등을 예측하는 ‘ICT 융합기반 축우관리’로 축우의 분반 적중률은 50%에서 96%로 향상되었다.

살기 좋은 마을, 스마트한 농어촌 생활

농어촌의 스마트빌리지 건설은 이제 4년 차 접어들었다. 이제 시작이지만 농촌은 4차산업혁명의 기술이 적용되어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아버님 댁에 보일러를 놔드리는 시대는 지나가고 집마다 기와대신 태양광 패널의 반짝임이 눈부신 시대가 왔다. 대도시에서는 적용하려면 광범위해야 하지만 역설적으로 작은 마을에서의 실험은 그 효과도 크고 기술이 적용된 사용자의 피드백도 활발하여 사용성도 날로 개선되고 있다. 나무데크길 산책로를 따라 아침을 맞이하고 밤사이 전략 사용량을 스마트폰으로 체크하며 유행하는 가축전염병의 동향도 옆집 송아지가 언제쯤 태어날지 알려주는 스마트한 농어촌이 현재 진행형인 곳 바로 삼척시 근덕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