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추억의 맛이 주는 식탁 위 위로

3일의 휴가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좋았던 순간들을 잊고 살아가기도 한다. 익숙해져 있는 일상에서 가끔은 낯익은 요리를 먹고 문득 지나간 추억이 떠오르는 순간들이 생긴다.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이 깃든 음식으로 느끼는 마음의 위안. 엄마의 레시피를 통해 추억을 찾아가는 힐링 영화 〈3일의 휴가〉를 소개한다.

“기억이라는 게 어찌 보면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연료 같은 겁니다”

영화 〈3일의 휴가〉는 엄마와 딸의 감동스토리를 담은 힐링 판타지 영화다. 상영시간 내내 익숙한 음식들과 고향의 감성적 요소들을 펼쳐내며 따뜻함과 감동을 선사한다.

주인공인 엄마 복자는 죽음을 맞이한 뒤 저승에서 3일의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다. 딸 진주의 교육을 위해 가정부 일에 전념해 온 복자는 고향에서 백반 가게를 운영하는 진주를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다. 복자의 걱정과는 다르게 진주는 집수리부터 음식까지 똑 부러지게 일상을 채워간다. 비록 진주에게 엄마 복자는 보이지 않지만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옆에 존재하는 듯한 엄마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멀어졌던 마음의 거리를 줄여 나간다.

엄마가 차려준 밥상은 사랑과 고마움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관계를 개선하는 매개의 역할을 한다. 햄을 가득 넣은 스팸 김치찌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제 두부, 한 솥 가득 끓여 낸 잔치국수 등 엄마와의 추억을 소환하는 음식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진심을 통하게 하며 엉킨 실타래 같은 관계를 풀어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은 어릴 적 엄마가 진주에게 차려주었던 집밥 그 자체다. 어린 시절 식당일로 늘 바빴던 엄마. 공부에 대해 늘 엄격했던 엄마. 진주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엄마는 다소 냉정했고, 그래서 늘 섭섭함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엄마의 집밥이 떠오를 때면 엄마가 그리웠다.

진주는 엄마의 집밥을 떠올리며 요리를 시작한다. 갓 지은 밥에서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 보글보글 끓는 국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는 진주가 엄마 복자의 희생을 깨닫는 매개체가 된다. ‘내 딸은 나처럼 식당 일은 하지 않길 바랐던 복자.’ 과거 진주에게 교육을 강조하며 냉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를 이해하고 결국 엄마를 향한 마음의 죄책감을 덜어내고 고향을 떠난다.

영화 〈3일의 휴가〉 속 진주는 음식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며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든다. 영화에서 음식은 맛뿐만 아니라 정까지 느낄 수 있는 소재로 등장한다. 추운 겨울 날씨와 정겨운 시골 배경은 음식의 온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함과 감동을 선물한 영화 속 음식을 준비하여 아끼는 이들과 함께하는 건 어떨까.

엄마 복자의 시그니처 레시피 무만두

진주는 어린 시절 엄마가 자주 해주었던 만두를 떠올리며 친구 미진이와 함께 복자가 해준 만두 레시피를 기억해 본다. 복자의 특별한 만두 레시피는 바로 ‘무’였다. 무가 소로 들어간 만두는 담백하고 심심한 맛이면서도 맛의 풍미는 배로 느끼게 했다.

재료
무 2통, 부추 600g, 두부 300g 4모, 당면 4줌, 숙주 4줌, 만두피 100장, 참기름 8T, 소금 4T, 후추 1/2T, 다진 돼지고기 1.6kg, 계란 2개, 고기 양념(다진 마늘 4T, 설탕 2T, 홍게맛장 300ml, 참기름 4T)
  • 1.재료를 손질한다. (고기 양념하기, 부추 다지기, 숙주 데치기, 당면 불리기, 두부 으깨기, 무 썰기)
  • 2.손질한 재료를 대야에 넣고, 계란 2개, 소금 4T, 후추 1/2T, 참기름 8T를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 3.만두피 끝부분에 물을 묻힌 후 가운데에 만두소를 올리고 만두를 만들어준다.
  • 4.완성된 만두를 찜기에 올려 약 15~20분 정도 쪄주면 완성!

반집의 대표 메뉴였던 스팸 김치찌개

시골에 내려온 진주는 ‘시골백반’이라는 간판을 걸어 두고 장사를 시작한다. 진주가 손님에게 대접한 음식은 백반집의 대표 메뉴인 스팸을 뭉텅뭉텅 넣은 김치찌개다. 밥상을 차리는데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복자의 예상과는 달리 시금치와 계란 반찬을 곁들어 야무지게 대접한다.

재료
물 600g, 신김치 400g, 햄 1통 200g, 두부 약 1/2팩, 대파 70g, 양파 1/4개, 간마늘 1T, 새우젓 1T, 국간장 1T, 굵은 고춧가루 1T, 고운 고춧가루 1T, 식초 적당량
  • 1.햄 절반을 비닐봉지에 넣어 으깬다.
  • 2.나머지 절반 햄을 0.5cm, 양파 0.3cm, 대파 0.5cm, 두부 1cm 정도로 썰어 준비한다.
  • 3.냄비에 으깬 햄을 넣고 볶은 후, 김치를 넣고 익을 때까지 함께 볶는다.
  • 4.물, 양파, 편 썰어 둔 햄, 간 마늘, 국간장, 굵은 고춧가루, 고운 고춧가루, 새우젓을 넣고 강불에 끓인다.
  • 5.찌개가 바글바글 끓은 후, 중불로 약 3분 정도 더 끓여주면 완성!

고향으로 온 진주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잔치국수

진주의 귀향은 동네 어르신들에게 눈엣가시였다. 진주가 열었던 백반집이 없어진다면 동네에 골프장이 생겨 힘든 농사 대신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어르신들은 진주에게 다시 돌아가라고 권하지만 오히려 진주는 어르신들에게 따끈한 국수를 말아드린다.

재료
소면 1인분, 물 500ml, 멸치팩 1개, 국간장 1T, 다진 마늘 1/2T, 후추 약간, 대파 약간, 달걀 1개, 소금 약간
  • 1.냄비에 물을 넣고 육수를 끓인다.
  • 2.물이 끓는 동안 대파를 썰어 준비한다.
  • 3.면 삶을 물을 올려 끓여 놓는다.
  • 4.육수가 끓어오르면 국간장, 다진 마늘, 달걀, 후추, 대파를 넣고,기호에 맞게 소금을 넣어 간을 한다.
  • 5.그릇에 면을 담고 육수를 부어주면 완성!

김이 피어오르는 수제두부로 완성된 두부김치

엄마의 오랜 친구 춘분과 진주는 막걸리와 수제 두부로 만든 두부김치를 안주로 곁들여 이야기한다. 춘분은 마치 엄마처럼 시골로 내려온 진주에게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복자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재료
두부 1모, 김치 1컵, 돼지고기 200g, 양파 1/2개, 대파 2개, 다진마늘 1T, 맛술 1T, 후추 약간, 고춧가루 1T, 올리고당 1T, 간장 1T, 참기름 1T, 참깨 1T
  • 1.두부는 끓는 물에 데쳐 낸 후, 한입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 2.예열된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어 볶는다.
  • 3.마늘향이 올라오면 돼지고기와 후추, 맛술, 간장을 넣어 볶는다.
  • 4.고기가 익으면 김치를 넣고 올리고당, 고춧가루, 양파를 넣어 더 볶는다.
  • 5.양파가 익으면 대파를 넣어 볶다가 불을 끄고 참기름, 참깨를 넣어 버무려주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