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4년간 주말농부로 지내왔다. ‘문화적’인 시골 생활을 해 보겠다며 기세 좋게 시작한 주말농부 생활은 현실과 로망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며 그녀를 번뇌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주말농부를 생각하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한다. 자연에서 자급자족하며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생활은 그녀에게 생기발랄함과 따뜻한 치유를 선물해 줬기 때문이다. 주말농부, 청산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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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봄의 시작
해마다 텃밭에 파종할 수 있는 씨앗을 모은다. 새로 산 씨앗과 작년에 심고 남은 씨앗을 모두 꺼내어 정리하니 심어야 할 씨앗 가짓수가 꽤 된다. 입춘이 지나 땅이 녹으면, 본격적으로 올해 농사를 시작할 준비가 된 것. 아직 허전한 흙밭에 경작기로 고랑과 이랑을 파내어 씨앗을 줄지어 뿌린다. 대대적인 파종 작업이 끝나면, 씨앗은 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빛으로 청산을 반겨줄 것이다.

내가 기른 텃밭 식물을 나누는 기쁨
결실의 계절이 돌아오고, 청산은 부지런히 수확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적게 심었는데도 막상 수확 시기가 되니 양이 너무 많다. 서울로 가져갈 채소들을 대충 흙만 털어 챙겨 놓았는데 상자 하나가 넘친다. 앞집, 회사 동료, 지인들까지. 평일에 도시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상추, 고추, 깻잎, 허브를 종류별로 나누어 주면, 며칠 후 너무 맛있다는 말을 전해준다. 나의 작은 땀과 노력으로 사람들과 한 끼를 나누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자급자족, 뿌리채소 피클
가을로 접어들었다면 텃밭에 자란 뿌리채소를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청산은 생각보다 많은 순무와 당근을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다가, 주변인의 추천으로 피클을 만들어 먹는다. 채소를 먹기 좋게 스틱 모양으로 자르고 식초 배합물과 함께 며칠 보관하면 어느새 새콤한 피클을 맛볼 수 있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귀농은 경험이 없어 두려운 마음에 절충안으로 선택한 주말농부. 4년간 강화도에서 주말 농사를 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청산에게는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며 생각하는 행복한 경험이었다. 그 특별한 경험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여 용기를 주고자, 올해부터 자연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과 로컬의 낭만을 즐길 줄 아는 자칭 ‘시골 DNA 보유자’ 주말이면 농부로 탈바꿈하는 임청산 농부의 귀농 맛보기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