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사연 많은 요리 비법서

엄마의 공책

세상에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만큼 허기진 배와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게 또 있을까?집집마다 레시피는 모두 다르지만, 엄마의 집밥에 담긴 자식 사랑은 누구네 집 밥상이나 다르지 않다.그래서 우리는 집밥이 그립다.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엄마의 손맛, 따듯한 집밥을 통해 엄마의 속 깊은 사랑을 깨닫게 하는 영화 〈엄마의 공책〉을 소개한다.

영화 〈엄마의 공책〉은 엄마 애란이 치매로 인해 기억을 잃어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감동적인 가족 힐링 영화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먹먹한 현실에도 가족을 위해 레시피를 공책에 써 내려가는 애란은 영락없는 우리네 어머니다. 엄마의 손맛이 그리운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30년간 반찬가게를 운영한 엄마 애란은 건강한 재료로 반찬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과 식단 조절을 하는 환자에게 인기가 좋다. 그렇게 가게를 꾸려가던 애란은 깜박하는 일이 많아지는 등 몸의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고, 치매 진단을 받는다. 치매가 많이 진행되어 혼자서 지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아들 규현에게 의존하고 싶지 않아 자처해서 요양원에 들어간다.

아들 규현은 시간강사로 정규직 교수를 노리고 있지만 어렵게 난 자리에서도 대학 기여금 5천만 원이 필요한 현실에 절망한다. 평소 애란과는 서먹한 관계지만 엄마 애란이 해 준 엄마표 음식은 늘 규현의 마음속에 있다. 해장에 최고인 동치미국수, 아플 때 기운 차리게 해주는 벌떡 죽, 딸 소율이 좋아하는 주먹밥까지.

“잊어버리고 싶은 건 안 잊어지고,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건 잊어버리네.”

그러던 중 부동산에서는 규현에게 집문서를 장독대 밑에서 발견했다며 상자를 하나 건네준다. 상자 안에 있는 집문서와 엄마의 레시피 공책. 규현은 엄마의 반찬가게에서 상자 안에 있던 공책의 레시피를 하나하나 읽어본다. 공책에는 가족들이 좋아했던 음식과 레시피가 그림과 함께 꼼꼼하게 담겨 있다. 기억을 잃기 전 가족을 위해 자신의 레시피를 남기고 싶었던 엄마의 애틋한 사랑에 규현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규현은 교수 임용을 미루고, 엄마를 도와 반찬가게를 이어가기 위해 요양원에서 엄마를 모셔 온다. 엄마의 요리를 배우기 위해 레시피를 공책에 적으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나간다. 요리를 배우며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고, 엄마의 음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엄마의 레시피가 담긴 책을 출간한다.

영화 〈엄마의 공책〉의 규현은 엄마의 레시피 공책을 보며 엄마의 깊고 따뜻한 사랑을 느낀다. 영화에서 애란의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어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쌀쌀맞던 아들 규현이 어머니의 음식을 배우며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느낀 것처럼, 영화를 통해 익숙함 속에 잊어버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진심으로 느껴보면 어떨까.

엄마, 이게 보물이에요.
…내 보물은, 바로 너란다!”

숙취에 제격, 시원산뜻한 동치미국수

엄마 애란은 잔뜩 술에 취한 아들 규현의 해장을 위해 늦은 밤에도 동치미국수를 만들어 내온다. 규현은 자신에게만 유독 쌀쌀한 애란에게 냉소적으로 대하지만, 엄마의 레시피 공책을 발견하고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애정 없이는 술 취한 아들의 동치미국수도 없었을 것을.

재료

소면 1인분, 동치미 국물 3컵, 동치미 무 약간, 설탕 1/2T, 식초 1T, 오이 약간, 삶은 달걀 반 개

만드는 법
  • 1.오이는 채 썰어 준비하고 달걀은 삶아서 준비한다.
  • 2.동치미 국물에 설탕, 식초를 넣어 섞은 후 냉동 보관한다.
  • 3.면은 삶아서 찬물에 헹구어 준비한다.
  • 4.그릇에 소면과 동치미 국물을 붓고 동치미 무, 오이, 삶은 달걀을 올려 완성한다.

칼칼함에 코끝이 찡해지는 묵은지 고등어찜

직접 담근 묵은지, 고등어 한 손, 홍고추로 맛을 낸 묵은지 고등어찜은 애란의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미운 남편이지만 퇴근하며 사온 고등어 한 손을 묵은지와 함께 칼칼하게 끓여낸 애란. 푹 익은 김치가 감칠맛을 더한다.

재료

묵은지 반쪽, 고등어 한 손, 무 1/4개, 양파 1/2개, 풋고추·홍고추 1개씩, 대파 1/2대, 물 2컵

[양념 재료] 고춧가루 2T, 참치액젓·마늘·생강즙·설탕·맛술 1T씩

만드는 법
  • 1.무와 양파는 큼지막하게 썰고 홍고추, 풋고추, 대파는 어슷썬다.
  • 2.고등어를 3등분 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3.양념장은 잘 섞어 묵은지, 무, 물과 함께 넣고 끓인다.
  • 4.끓기 시작하면, 고등어를 넣는다.
  • 5.고등어가 거의 다 익었을 때 양파, 대파, 고추를 차례로 넣고 끓인다.

채소가 제일 싫은 아이를 위한 소율이 주먹밥

평범해 보이지만 규현과 소율, 2대가 인정한 주먹밥. 연근과 더덕, 참치에 간장의 감칠맛을 더해, 채소를 입에 넣지도 않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주먹밥이다. 규현은 딸 소율을 위해 엄마 애란에게 주먹밥 레시피를 배운다.

재료

밥, 더덕, 연근, 캔 참치, 식용유, 식초 조금, 소금 조금

[양념 재료] 간장, 후추, 검은깨

만드는 법
  • 1.연근을 잘게 자른 후 식초 물에 담그고, 더덕은 껍질을 벗기고 잘게 자른 후 소금물에 담근다.
  • 2.연근과 더덕을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 3.더덕을 먼저 볶다가 연근과 참치도 함께 볶는다.
  • 4.갓 지은 밥에 간장, 검은깨, 후추를 넣어 양념한 후, 더덕, 연근 참치를 넣어 섞는다.
  • 5.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뭉치면 완성!

엄마 애란의 깊은 맛 우러나는 엄마손 칼국수

간단한 재료로 깊은 맛을 내는 엄마 애란의 칼국수에는 서글픔이 담겨 있다. 잊어버리고 싶은 건 안 잊히고,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건 기억이 안 나게 된 애란은 치매로 일상생활도 힘들지만 손맛은 간직하고 있다.

재료

멸치육수 5컵, 칼국수 2인분, 바지락 1봉지, 감자 1/2개, 당근 1/5개, 애호박 1/4개

[양념 재료] 액젓 1T, 국간장 1T, 고춧가루 1T

만드는 법
  • 1.감자는 반달로 썰고, 애호박과 당근은 채 썬다.
  • 2.멸치육수에 바지락, 애호박, 감자, 당근을 넣고 바지락이 입을 벌릴 때까지 끓인다.
  • 3.칼국수 면은 따로 5분간 삶은 후 찬물에 살짝 헹군 뒤 멸치육수에 넣는다.
  • 4.고춧가루를 넣고 한 소끔 끓여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