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집사의 세계

분갈이 노하우

식물에 꼭 맞는 새집을 선물하세요

식물을 기르는 것은 플라스틱 포트에 들어 있는 식물을 예쁜 화분에 옮겨 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식물이 살아갈 집을 직접 고르고 심어주면 식물에 가지는 애정이 남달라진다. 식집사에게 분갈이는 시작과 같다.처음 사 왔을 때 그리고 해마다 봄, 식물의 새로운 시작과 건강한 생장을 위한 분갈이를 해보자. 같은 식물도 새로운 화분에 옮겨 심으면 새로운 옷을 입은 듯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분갈이, 왜 필요할까?

분갈이는 그저 예쁜 화분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아니다. 화분을 교체하는 것을 통해 식물이 더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흙을 공급해 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 흙에는 식물 뿌리가 흡수하는 양분이 포함되어 있다. 식물은 흙 속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뿌리를 땅으로 뻗어 나간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인 화분에 심긴 식물은 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는 흙의 양에 한계가 있고, 더 많은 양분이 있는 흙을 찾아 뿌리를 뻗지도 못한다. 따라서 양분이 가득한 새로운 흙을 인위적으로 공급해 줘야 하며, 자라난 뿌리가 더 뻗을 수 있도록 큰 화분으로 옮겨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분갈이다.

분갈이가 필요한 식물의 신호

분갈이는 보통 온도가 상승하고 일장이 길어지며 생장을 시작하는 봄에 한다. 그러나 실내 공간에서 키우는 식물은 생장이 느리므로 매년 하지 않아도 되며, 생장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화분 밖으로 뿌리가 불거져 나오는 등 식물체 크기에 비해 화분이 작거나, 물을 줬을 때 화분 밑으로 바로 빠져버린다면 화분에 뿌리가 가득 차 있다고 보면 된다. 이 경우 물을 줘도 물을 보유할 흙이 없어 식물이 물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때는 묵은 뿌리를 자르고, 뿌리 양에 맞게 잎도 잘라 균형을 맞춘 후 새로운 화분에 옮겨 심는다. 새로운 화분 크기는 기존 화분보다 약간 더 큰 것이 적당하다.

흙이 항상 축축하고 잎이 무르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뿌리 파리가 생긴다면 과습일 확률이 높다. 이때는 기존의 축축한 흙을 털고 입자 크기가 크고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은 흙으로 분갈이를 해준다. 물러버린 뿌리와 잎은 제거한다.

초보 식집사를 위한 분갈이 노하우

화분이 식물 뿌리에 비해 너무 깊으면 뿌리가 닿지 않는 흙은 물이 고여 썩기 쉽다. 그러므로 식물체 크기에 적당한 화분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화분이 깊다면, 물이 고이지 않고 잘 빠지도록 아래층에 굵은 마사나 하이드로볼을 채워 배수층을 만들어 주면 좋다.

식물을 옮길 때는 실질적으로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는 잔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잔뿌리 없이 묵은 뿌리는 잘라내어 새로운 뿌리가 나오도록 유도한다. 흙을 채울 때는 뿌리 사이사이에 고르게 채워지도록 여러 번 나누어 넣으며, 식물체를 살살 흔들어 빈틈없이 흙이 채워지도록 한다. 잔뿌리가 많이 손상되거나 흙이 뿌리에 닿아 있지 않으면 식물 생육이 나빠지는 몸살을 겪게 된다.

흙을 채우면 관상을 위해 마감재를 올리기도 하는데, 식물 키우기에 초보라면 마감재 없이 흙이 마르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물주기 간격을 정하는 것이 좋다. 분갈이를 완료한 후에는 물을 주고, 바로 밝은 빛에 두어 광합성을 촉진하기보다는 새로운 화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반그늘에 둔다.

알맞은 배지 선택하는 방법

실내에서는 가볍고 소독이 된 인공 토양을 사용하여 식물을 심는 것이 좋다. 배지는 목적에 따라 몇 가지 재료들을 조합하여 만든다. 과습에 취약한 구근류, 다육식물, 선인장 등을 심을 때는 배수성이 좋도록 입자 크기가 큰 펄라이트, 마사토, 모래 등의 비율을 높인다. 또한 식물 특성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배지가 다른데, 식충식물은 주로 산성을 띠는 피트모스, 난류는 수태나 바크를 배지로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