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집사의 큰 고충 중 하나는 병해충이다. 병해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처음 실내로 들여올 때부터 외부 유입을 막아야 한다. 잎과 가지에 해충이 붙어 있는지 살펴보고, 흙 안에 있을 수 있는 벌레나 알을 제거하기 위해 소독된 상토로 분갈이하여 들여오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실내 환경은 건조하고 통풍에 불리하며, 환기나 사람의 외부 출입으로 병해충에 노출되므로 언제든 병해충이 발생할 수 있다. 병해충은 초기에 방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해충은 크기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평소에 식물을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충은 식물의 영양분이 가득한 즙을 빨아 먹는다. 식물을 관찰할 때는 조직이 연해 즙을 빨아 먹기 쉬운 새순과 천적으로부터 숨기 좋은 잎 뒷면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식물에 반점이나 끈적임 등 해충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알고 올바르게 대처한다면 소중한 식물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식물은 생육이 건강하면 병충해를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온도나 습도 등 환경 조건이 불리하여 생육이 나빠지거나, 많은 꽃을 피우고 난 뒤 양분을 소모해 약해진 상태가 되면 병충해를 입기 쉽다. 따라서 알맞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응애, 진딧물 같은 해충은 건조하고 따뜻한 조건에서 발생하기 쉽다. 특히 일조량이 많아져 실내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철에 해충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번식도 빨라져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때는 잎 샤워를 자주해서 습도를 높여주고, 해충이나 알을 씻어내면 좋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에는 곰팡이 번식이 촉진되고 병원균이 번식하기 쉽다. 환기를 자주 하거나 선풍기를 돌려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고, 떨어진 잎이나 꽃잎은 바로 치워주는 게 좋다. 또한 흙이 항상 축축해서 과습이 되면 뿌리파리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해충은 식물의 양분을 빨아 먹는다. 그 과정에서 잎에 상처가 생기고 식물이 시들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해충의 배설물, 알, 사체로 표면이 지저분해진다.
식물에 나타나는 증상을 보면 병해충의 종류를 가늠할 수 있는데, 잎에 반점이나 상처가 생기면 총채벌레, 새순을 중심으로 녹색 벌레와 검은 얼룩 등이 생기면 진딧물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잎에 거미줄이 생기면 응애, 솜뭉치 같은 하얀 덩어리가 생기면 깍지벌레, 날파리가 돌아다니면 뿌리파리가 생긴 것이다.
병해충은 피해 부위가 좁고 해충 개체수가 적은 초기에 잡는 것이 유리하다. 피해 증상이 생겼다면 잎 뒷면, 새순, 마디 사이 등을 살펴 해충을 찾고, 다른 식물들에 옮기지 않도록 격리하는 것이 좋다. 아직 해충의 개체 수가 적다면 면봉이나 휴지를 사용해 직접 닦아내고, 한 부위에 해충이 몰려 있다면 소독한 가위로 그 부위만 잘라낸다. 또한 식물체 전체를 물 샤워하여 해충을 씻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잎 샤워를 할 때는 잎 뒷면과 가지 사이사이까지 씻기도록 아래에서 위로도 물을 분사한다.
그러나 이미 해충 개체수가 너무 많아 직접 잡는 것에 한계가 있다면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살충제는 친환경적 또는 화학적 살충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실내는 사람이 사는 공간이므로 친환경적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친환경 살충제로 방제가 어려운 수준이라면 근처 화원에서 화학적 살충제를 구매하여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 이때는 사용 전후 충분히 환기를 하고, 제품의 사용법을 준수하여 살포한다. 모든 방제제는 단발성으로 끝내지 말고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람이나 반려동물에게 안전한 천연 살충제로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난황유’를 추천한다. 난황유는 식용유와 달걀노른자를 섞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곤충은 피부로 숨을 쉰다. 식용유는 해충의 피부 숨구멍을 막아 질식시키는 역할을 하고, 노른자는 식용유와 물이 잘 섞이도록 돕는 유화제 역할을 한다.
난황유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 100ml(종이컵 3분의 2)에 달걀노른자 1개를 넣고 믹서로 3~4분간 갈아준 후, 식용유 60ml(소주잔 1잔)를 넣어 다시 5분 이상 갈아준다. 완성된 난황유는 물에 100배 희석해 사용한다. 500ml 생수병 물에 병뚜껑 하나 정도(약 5ml)의 난황유를 섞어준다.
난황유는 해충 제거를 위해 5~7일마다 잎 앞뒤에 충분히 뿌려준다. 응애와 진딧물처럼 번식 주기가 짧은 해충은 어른벌레(성체)가 죽더라도, 미처 난황유가 흡수되지 않은 번데기 등이 성장할 수 있으므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3회 이상 뿌린다. 예방 차원에서는 10~14일마다 한 번씩 뿌려주면 좋다. 난황유는 농도가 높거나 너무 자주 처리하면 오히려 식물 숨구멍(기공)을 막아 생육 장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해진 농도와 횟수를 지켜 사용한다. 남은 난황유는 냉장 보관하면 된다.
흰가루병과 같은 곰팡이병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베이킹소다 5g을 물 1L에 타서 매주 뿌리면 살균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목초액과 우유, 막걸리 등을 사용해 방제약을 만들 수 있다.아이나 반려동물이 아프면 치료하고 정성껏 돌보는 게 당연하듯이 식물도 아프면 약을 주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말을 할 수 없고 변화가 적은 식물은 관심을 주지 않으면 급격하게 시들어 버린다. 우리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심을 주는 것은 식집사가 지녀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