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다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치유농업을 향한 3년의 성과
농촌진흥청은 2021년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해 4가지 전략 과제별로 추진해 왔다.
첫 번째 ‘연구 개발 및 효과 검증’
해마다 아동과 치매 노인은 물론 발달장애인, 사회복지사, 영양교사까지 아우르는 대상·유형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험 적용을 통해 과학적 효과를 입증했다.
두 번째 ‘연구 성과 확산을 위한 거점 구축과 기술 보급’

농촌진흥청은 2021년 치유농업센터 2개소 구축을 시작으로 광역 거점 기관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중앙 거점 기관 역할을 할 치유농업확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완공될 예정인 치유농업확산센터는 앞으로 치유농업 연구 성과를 확산하고 기술을 보급하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운영과 국가자격시험 시행을 통해 기술 보급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2023년까지 배출한 2급 치유농업사 수는 391명에 달한다.
세 번째 ‘국민 정보 제공과 부처 협업 강화 기반 구축’
농촌진흥청은 2022년부터 포털과 업무 관리 시스템 등 종합정보망을 구축해 치유농업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자문단, 협의체 등 다양한 조직을 구성해 협력 시너지를 끌어내고 있다. 치유농업 분야에 다양한 학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로 이루어진 치유농업 자문단은 기술 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4개 부처로 구성된 치유정책협의체가 농림·해양 치유 자원이 융합된 지역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네 번째 ‘품질 관리 체계화와 사업화 촉진’
농촌진흥청은 2021년부터 치유농업 서비스 인증제도 도입을 위해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고, 국가 품질 기준 마련과 인증제 준비 시 고려 사항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농촌진흥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연구 성과 등 정보를 제공하고, 프로그램 효과를 담은 리플릿 제작과 치유농업 슬로건 공모 등을 통해 인식 개선에 앞장섰다. 2022년에는 치유농업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인증 기준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하고, 열린 소통 협의회와 포럼을 개최해 사업화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 또, 치유농업 프로그램 경진대회를 열어 5개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지방 농촌진흥기관이 추천한 우수 치유농업 시설 120개소를 종합정보망에 등록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매체와 학회 발표 등을 통해 한국형 치유농업 정책·연구 성과 등을 홍보하는 한편 국제 협력을 이끌었다.
대상·유형·목적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치유 효과 제고
농촌진흥청은 해마다 다양한 대상·유형·목적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과학적 효과를 검증해 왔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사회 서비스와 연계해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2021년 농촌진흥청은 전북 정읍과 진안 지역 치매안심센터 노인을 대상으로 주 1회씩 모두 10차례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종료 후 참여자들에 대한 인지기능 검사 결과 인지 기능이 19.4% 향상됐으며, 기억장애 문제가 40.3% 줄고, 우울감도 68.3%나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치유농업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돌봄 문제 등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는 사실이다. 농촌진흥청이 새롭게 개발한 세 가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살펴보며 치유농업의 다양한 효과를 확인해 보자.



씨앗 뿌리기부터 모종까지 농작물을 기르는 전 과정을 12회기로 구성했다. 참여자가 좋아하는 농작물을 키워 수확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심리적 충족감은 물론 다양한 인지 영역과 신체 기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북 완주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연계된 치유 농장에서 4개월간 20~60대 발달장애인 32명을 대상으로 적용했다. 그 결과 협응력*과 손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참여자의 오른손 협응력이 참여 전 5.61점에서 참여 후 3.99점으로 29% 개선됐다. 손 기능 또한 참여 전 13.45점에서 참여 후 4.58점으로 71% 개선됐으며, 일부 참여자에게서 연속 운동을 빠르게 할 수 없는 증상 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앞으로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에 적용할 시 유농업과 발달 재활분야 연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협응력: 시각과 손의 신경, 근육, 운동 등 상호조정 반응과 신체 조절능력을 의미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발달 단계가 높다고 평가한다.

최근 아동·청소년의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정서적 위험이 학교생활 부적응, 학교폭력 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목공 활동과 연계한 텃밭 정원 중심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북특별자치도 전주교육지원청 위(Wee) 센터, 대안학교,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현장 적용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한 프로그램의 경우, 자녀 우울 총점이 참여 전보다 39.2% 감소하는 등 우울감이 크게 개선됐다. 또한 부모와 함께하는 활동으로 자녀가 느끼는 부모의 무시와 무관심 하위 영역 점수가 15.0% 정도 긍정적으로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텃밭 정원 놀이터를 중심으로 회복 환경을 조성해 진행한 목공 활동 연계 프로그램은 대안학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직접 나무로 식재 공간과 이름표, 팻말을 만들고 식물을 직접 재배하며 수확물을 이용한 활동을 체험했다. 그 결과 참여 전보다 골격 근량과 기초대사량이 각각 18.4%, 2.4% 증가했으며, 특정 환경을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회복환경지각 총점이 16.4% 증가했다. 특히 심리전문가 관찰 결과, 학교생활 적응에 필요한 의사소통, 문제해결, 주의집중, 자기통제, 관계지향 점수가 1회기 8.2점에서 12회기에는 18.4점으로 2배 넘게 향상한 것을 확인했다.

초기 성인기 단계에 있는 대학생들은 학교 적응, 대인관계,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이러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심리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자 ‘마음챙김’ 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마음챙김은 신체 감각에 집중해 자신의 상태를 인식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주도적으로 조절하게 하는 명상 기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텃밭 정원 중심의 치유농업 활동에 마음챙김을 적용해 참여자가 작물을 가꾸며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높이도록 도왔다. 그 결과 참여자의 스트레스 점수가 참여 전보다 48.9%나 줄었고, 우울과 불안도 각각 56.8%, 36.4%씩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자기 능력에 대한 기대와 신념을 의미하는 자기효능감은 11.5% 향상했다.
참여자들은 ‘직접 씨를 뿌리고 수확하며 뿌듯함을 느꼈고, 식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한 ‘흙을 만지고 식물과 접촉하는 경험이 지금-여기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들고, 식물과 공생하는 삶도 배우게 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농업·농촌을 넘어
일상을 아우르는 ‘치유’의 힘
올해에도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대상자를 위한 치유 자원 발굴과 특성 분석,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 검증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거점 기관인 치유농업확산센터 착공과 더불어 광역 치유농업센터를 확산해 사회 서비스 연계 대표 모델 육성과 전문 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낸다. 또, 치유농업법을 비롯한 하위 법령에 대한 개정과 고시 제·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도 도입, 2026년 1급 치유농업사 자격시험 시행 등은 치유농업 품질 관리를 체계화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농촌진흥청은 우리 농업·농촌이 갖고 있는 ‘치유’의 힘이 사회 전반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