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과학자들의 서재

인생의 장애물을 넘어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돌파력’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버섯과

안기홍 농업연구사

누구나 살아가면서 위기를 맞닥뜨리지만, 이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왜 같은 위기 속에서 누군가는 포기하고, 누군가는 더 성장할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열쇠는 무엇일까? 안기홍 농업연구사가 추천하는 책 『돌파력』을 통해 인생의 장애물을 돌파하는 힘과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책 속에서 찾은 다시 도전할 용기

삶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이를 헤쳐 가고자 하는 의지는 종종 새로운 기회와 전환점을 선물하곤 한다. 안기홍 농업연구사에게도 그랬다. 지금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 나갔기에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지금의 농업연구사가 되기까지 삶은 전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6년이라는 오랜 박사후연구원 기간 수많은 도전을 거듭했지만, 매번 실패의 쓴맛을 보았습니다. ‘농업연구사는 내 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벤처 창업에 도전했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끝났지요.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 자책하는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돌파력』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책 이름 그대로 제 삶의 위기를 돌파할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안기홍 농업연구사는 『돌파력』을 읽고 눈앞에 놓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 방법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장애물은 있지만, 그것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매번 달라질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장애물 그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관점의 힘은 그 장애물을 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관점이 정말로 우리에게 관점을 가져다주는가, 아니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를 초래하는 주범인가? 그것이 문제다.”

- 『돌파력』 본문 내용 중 -

우리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관점은 대응을 좌우하는 토대로 작용한다.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다 보면 결국 계속 나아가게 된다. 이때 장애물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라 새로운 ‘길’이 되는 것이다.

“『돌파력』은 그동안 제가 실패했던 원인을 다시 한번 분석하게 하고, 새롭게 도전할 용기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농촌진흥청으로 돌아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버섯과에서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관점을 바꾸어 새로운 길을 찾다

농촌진흥청으로 돌아와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용 신소재 개발이라는 과제를 처음 접했을 때는 막막한 마음만 앞섰다. 국내에서 거의 시도된 적이 없던 기술이었고 안기홍 농업연구사의 전공인 농생명학과도 무관한 분야였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거대한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장애물을 돌파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여러 논문을 찾아보았지만, 실험 절차나 소재 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일단 답답한 마음을 뒤로하고 『돌파력』에서 강조한 장애물을 돌파하기 위한 세 단계 원칙에 따랐어요. 바로 인식, 행동, 의지인데요. 우리의 장단점, 기술력과 장비 등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해 눈앞에 놓인 장애물을 구체화했습니다. 이후 1과1변리사 제도, 특허 동향 조사 등 내부에서 활용할 기회를 백분 활용해 균사체 소재화에 대한 해외 정보와 사례를 얻고, 여러 문헌과 자료를 조사해 추진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지요.”

일반적인 과제 추진 전략을 구상하는 순서는 최종 목표를 설정한 후 재료와 실험 방법을 구성하고, 마지막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기홍 농업연구사는 이 방식을 과감히 버렸다. 버섯과에서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 중 논문에서 많이 언급되는 버섯 균주를 선발해 이를 활용한 소재 테스트를 먼저 진행하였다. 그리고 제품을 제조할 때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료와 실험 방법을 수정하며 재구성했다. 마침내 과제 수행 1년 차에 버섯 가죽과 대체식품 등을 제조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할 수 있었다.

“2년 차에는 친환경 포장 소재에 대한 특허를, 3년 차에는 그동안 테스트했던 균주 특허를 출원할 수 있었습니다. 내 앞에 놓인 장애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기존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안기홍 농업연구사는 여전히 또 다른 장애물을 돌파하고 있다. 그는 농가나 기업과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버섯 가죽의 내구성과 상품성을 강화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날을 고대하고 있다. 또, 포장 완충 소재의 경우 건축 내·외장재와 인테리어 제품, 가구 소품 등으로 활용도를 다양화하여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버섯 가죽으로 만든 전기 자동차 시트에 앉아 버섯 가죽으로 만든 운동화와 가죽점퍼를 입고, 균사체 스티로폼 소재에 포장된 버섯 대체 식품 소재가 들어간 햄버거를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그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겠습니다.”

지난해 안기홍 농업연구사에게는 잊을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이 잇따랐다. 그가 개발한 버섯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 제조 기술이 2023년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 우수성과 공유대회에서 TOP 15 중 하나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 우수 연구 성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올해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꼽히는 우장춘상의 주인공으로서 단상에 오르기도 했다.

“과거 제가 계속해서 실패했던 것은 장애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잘못되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올바른 행동은 올바른 관점에서 나옵니다. 장애물을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을 달리하면, 여러분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새로운 길이 될 수도 있으며, 행동을 방해했던 것들이 행동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여러분 모두 관점의 전환을 통해 삶의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찾길 바랍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풀기 어려운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우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만큼 문제는 더욱 풀기 어려워진다. 『돌파력』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면 감내하고 인내하라고 강조한다. 결국 우리가 계속해서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위기를 통해 더 커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안기홍 농업연구사
『돌파력』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심플라이프

미디어 전략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라이언 홀리데이가 쓴 『돌파력』은 2014년 출간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스토아 철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인생 필독서’라는 찬사를 얻었다. 저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지은 『명상록』의 철학을 현대 사례에 접목해 ‘눈앞에 닥친 장애물을 돌파해 인생의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제국 5현제 중 마지막 황제이다. 그는 19년이라는 재위 기간 동안 끊임없이 안팎으로 위협을 받았으나 이를 모두 극복해 낸다. 그뿐만 아니라 철학자로서의 면모와 인품도 뛰어났다. 그런 그가 남긴 책이 바로 『명상록』이다.

‘현대판 명상록’이라 불리는 『돌파력』의 주제는 단 한 가지이다. 바로 ‘우리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내버려둘 것인가, 돌파해 전진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누구나 시련과 고비를 맞지만, 누군가는 포기하고 또 누군가는 성장한다. 어떤 사람이 위기라고 말할 때 왜 어떤 사람은 기회라고 말할까? 저자는 그 결정적 차이를 장애물을 돌파하는 힘, 즉 ‘돌파력’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시기를 살아간 사람들이 인생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생생한 사례를 통해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록펠러, 링컨, 오바마, 스티브 잡스, 아이젠하워, 조지 클루니 등 시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시련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물 속에 기회가 있고, 상처를 통해 배운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 장애물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세 단계 원칙이 있다고 설명한다. 바로 인식, 행동, 의지이다. ‘인식’은 우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지를 의미한다. 이때 감정적이고 근시안적으로 상황을 바라보지 말고 끝까지 냉철함과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 객관적이고 단순하며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장애물의 부정적인 측면을 벗겨내고 본질로 들어가면 반드시 긍정적인 요소가 드러난다. 관점과 인식을 달리했을 때 장애물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인식을 달리해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게 되었다면 ‘행동’으로 장애물을 해체할 차례다. 고민과 생각만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행동은 역경을 돌파하는 해결책이자 치료법이다. 가능성에 도전할 때 탁월함은 단계의 문제가 된다. 모든 과정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어려운 일을 여러 조각으로 잘게 나누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다 보면, 한 단계씩 ‘발전’하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강력한 내면의 힘인 ‘의지’를 만들어야 한다. 빈번하게 찾아오는 장애물에 맞서 의연하게 자신을 지키는 법, 초연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깊이 있는 시선은 스토아 철학의 기본인 있는 그대로 자신과 환경을 바라보는 지혜와 맞닿아 있다.

다시 정리하면, 상황이나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시각을 조정하고, 그에 맞는 정확한 행동을 취하며, 강력한 정신으로 무장함으로써 장애물을 단계마다 돌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온 미래, 우리 농업·농촌. 농촌진흥청에는 농업과 농촌을 연구하며 기술을 보급하는 농업 과학자, 농업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농업을 과학으로 이끄는 선구자들입니다. 농업 과학자는 어떤 책을 읽고, 연구에 활용할까요? ‘2023 농업과학기술 우수성과 공유대회’를 통해 선정한 농업 과학자들의 서재를 들여다봤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