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문화

시한부 아내를 위한 요리 기록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지만 또 어떤 때는, 생판 남보다도 멀게 느껴지는 것이 가족인 것 같다. 그런데도 가장 위태롭고 아픈 시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존재가 또 가족이 아닐까?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소개한다.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를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는 남편의 기록을 담은 드라마다. 아픈 아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편 창욱의 요리 여정이 가족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출판사 대표 다정과 그녀의 남편이자 작가인 창욱. 그들은 함께 출판사를 운영하는 동료이고, 아내이고, 남편이었지만 언제부턴가 사소한 어긋남으로 둘의 사이는 삐거덕거리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한 작은 불만이 불씨가 되어 큰 다툼으로 이어졌고 이제 그들은 함께 살지 않는 부부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정이 대장암 말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다정은 창욱에게 다시 자신과 아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을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그리하여 창욱은 다정을 돌보며 다정의 식사를 챙기게 된다. 라면 외에는 제대로 된 음식을 해본 적 없는 창욱은 다정만을 위한 요리 공부를 시작한다.

“맛있는 음식은
마음으로 만들어진다.”

아픈 다정을 위해 노력하는 창욱이지만 그런 그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바로 아들 재호다. 엄마 다정의 투병을 모르는 재호는 갑자기 집에 돌아와 가정적인 척하는 아빠가 불편하고 밉다. 이를 뒤로한 채, 창욱은 건강한 레시피를 연구하며 한 끼 먹기도 힘들어하는 다정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려 한다. 입맛이 없는 다정의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쥐똥고추를 넣어 매운맛을 살린 잡채를 대접하는가 하면, 다정이 먹고 싶다는 전통 돔베국수를 만들기 위해 관련 서적을 탐독하여 전통 방식의 돔베국수를 만들어낸다. 탕수육이 먹고 싶다는 다정을 위해 중식용 웍을 사서 몸의 리듬을 타며 웍을 다루는 법을 익히고 중국 고수에게 물려받은 비법 레시피를 연마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에 기록한다.

창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정의 병세는 점점 악화한다. 그런 엄마를 보며 재호도 엄마의 투병 사실을 알게 되고 미안함에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아빠 창욱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병원에 입원한 다정이 대패삼겹살을 먹고 싶다고 하자 재호와 창욱은 병원의 눈을 피해 옥상 주차장에서 삼겹살 파티를 벌이기도 하고, 해삼 요리가 먹고 싶다는 다정에게 어렵게 구한 불린 해삼으로 해삼탕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다정은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고 투병 끝에 생을 마감한다. 창욱은 다정이 마지막으로 꼭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한 곳이지만 끝내 가지 못한 곳, 제주로 떠난다. 그곳에서 창욱은 다정과 마지막 인사를 한다.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기쁨. 진즉에 왜 몰랐었을까?”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강창래 작가의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다. 강창래 작가는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당 책을 집필했다. 암에 걸린 아내를 위해 요리한 기록을 페이스북에 적었고 그것을 엮어 책으로 낸 것이다.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애틋한 요리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쥐똥고추를 넣어 매콤한 무염 잡채

창욱은 아픈 다정을 위해 요리를 시작하는데, 처음 하는 요리라 맛이 없다. 안 그래도 입맛이 없는 다정에게 맛있고도 건강한 요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매운 고추를 넣은 잡채를 생각한다.

재료

당면 450g, 부추 1줌, 새송이버섯 2개, 표고버섯 6개, 목이버섯 6개, 당근 1개, 양파 1개, 소금 1작은술, 간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올리브유 1큰술
[당면소스] 간장 110ml, 올리고당 230ml, 올리브유 7큰술

만드는 법
  • 1.표고버섯, 목이버섯은 물에 불린 뒤, 간장, 설탕 양념에 볶는다.
  • 2.부추, 양파, 새송이버섯, 당근은 소금 간을 해 올리브유에 볶는다.
  • 3.끓는 물에 당면을 삶고 차가운 물에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한다.
  • 4.팬에 당면과 함께 당면소스를 넣고 절인 뒤, 나머지 재료와 함께 버무린다.

* 드라마에서는 잡채에 간을 하지 않고, 기름을 쓰지 않는다. 또한 쥐똥고추를 추가한다.

각종 채소를 이것저것 넣은 오믈렛

아픈 다정에게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를 먹이고 싶었던 창욱은 다양한 채소를 넣어 오믈렛을 만든다. 오믈렛을 맛본 다정은 아들 재호가 어릴 적 먹기 싫어하던 채소를 먹이기 위해 만들었던 오믈렛 맛이 난다며 미소 짓는다.

재료

밥 2공기, 양파 1/2개, 감자 1/2개, 호박 1/5개, 당근 1/4개, 계란 3개, 표고버섯 2개, 소금 1작은술, 후추 1작은술, 식용유 1큰술

만드는 법
  • 1.양파, 감자, 호박, 당근, 표고버섯을 손질하고 잘게 썬다.
  • 2.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채소를 모두 볶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 뒤, 밥을 넣고 같이 볶는다.
  • 3.계란을 풀고 식용유를 두른 팬에 부어 익힌다.
  • 4.계란 지단 가운데에 밥을 넣고 오므려 반달 모양을 만든다.

추억을 되살리는 맛 돔베국수

다정은 창욱에게 제주도 여행에서 먹었던 돔베국수가 떠오른다고 이야기한다. 창욱은 그 말에 바로 돔베국수 요리를 시작한다. 창욱의 돔베국수를 먹은 다정은 추억의 장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며 웃음을 터뜨린다.

재료

사골곰탕 가루 2큰술, 된장 2큰술, 찌개용 모듬 야채 200g, 물 700ml, 메밀면 2인분
[돔베고기] 돼지고기 680g, 된장 2큰술, 팔각 5개, 식초 1큰술, 소금 1작은술
[콩나물무침] 콩나물 300g, 소금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만드는 법
  • 1.콩나물을 삶고 소금, 참기름, 통깨를 뿌려 무친다.
  • 2.사골곰탕 가루에 된장을 풀어 끓이고 찌개용 야채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 3.된장, 팔각을 넣고 삶아낸 수육을 식초와 소금이 들어간 찬물에 담근다.
  • 4.메밀면을 삶아 내어 육수를 붓고 수육과 콩나물무침을 올린다.

창욱의 정성 담은 채소 수프

독한 약 때문에 위경련이 일어나 병원에 실려 온 다정. 의사는 죽이나 수프 같은 음식을 먹여야 한다고 한다. 이에 창욱은 여러 가지 채소를 넣어 오랜 시간 정성껏 끓인 채소 수프를 만들어 다정에게 건넨다.

재료

토마토 10개, 양파 3개, 마늘 7조각, 당근 4개, 감자 8개, 샐러리 2줄기

만드는 법
  • 1.모든 재료를 깨끗이 손질한다.
  • 2.마늘은 으깨서 냄비에 넣고 20분 기다려서 약 성분인 알리신이 나오도록 한다.
  • 3.물 200ml와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인다.
  • 4.팔팔 끓으면 약불로 줄여 2시간가량 끓인 뒤, 핸드블렌더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