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매운맛 기준은 외국인의 매운맛 기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맵부심(매운 것을 잘 먹는 것을 과시할 때 사용하는 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은 매운맛을 사랑하고,더 나아가 매운 것을 잘 먹는 것에 자부심까지 느낀다. 바로 그런 한국인이 즐겨 먹는 다양한 음식에 맛있는 매콤함을 더해주는 식재료가 고추다. 한국인이 사랑한 매운맛의 원천, 고추에 대해 알아본다.

강력한 매력, 고추
최근 전 세계인에게 한국인의 매운맛을 전파하고 있는 K-푸드. 그러한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고추가 아닐까 싶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입맛이 없거나 혹은 화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매운맛을 찾아 나서고, 다양한 요리에 고추, 고춧가루, 고추장을 더해 매콤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매운맛이 매력적인 고추는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고추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여 우리에게 과일 못지않게 비타민 C를 공급해 주며 고추에 풍부한 비타민 B군은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 신진대사를 증진해 뇌와 신경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해 준다.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암 생성부터 진행, 전이를 차단하는 모든 단계에서 효과가 있어 다단계 발암 과정에 모두 작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고추의 붉은색 성분인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의 항산화성 성분은 뇌세포막의 산화를 방지하여 치매를 예방한다.
질이 좋은 풋고추는 모양이 균일하며 표면이 매끈하고 윤택이 나며 짙은 녹색을 띤다. 또한 고추를 눌렀을 때, 탄력 있는 것이 좋은 고추이다. 물론 꽈리 고추는 제외다. 고추의 꼭지 부분이 마른 것은 출하 후 오래된 것일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고 꼭지 주위가 검거나 고추씨가 검은 것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고추를 저장하기에 알맞은 온도는 7℃로 너무 낮은 온도에 저장하면 속이 검게 변한다. 장기 보관을 위해서는 고추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썰어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고추는 전체 채소 중 가장 많은 재배 면적과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이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해마다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그 이유는 고추가 주로 노지에서 재배되며 재배 기간 중 고온, 건조, 태풍, 폭우 같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국내 고추는 건고추, 풋고추, 홍고추, 착색단고추 등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크게 건고추와 풋고추로 구분할 수 있다. 건고추는 노지재배, 터널재배, 비가림재배 작형 품종으로 구분되며 대부분 노지재배 품종이다. 국내 건고추의 대부분은 순한 맛으로 매운맛 품종의 비중이 높지 않다. 건고추에 해당하는 주요 품종에는 강력대군, 거대박, 거창한, 구구팔팔, 넘버세븐, 빅스타, 불칼라, 샛별, 아시아점보, 점핑, 칼라짱, 칼라킹, AR탄저박사, PR케이스타가 있다. 풋고추 품종은 크게 과실 특성에 따라 녹광형(일반계), 청양형(신미계), 꽈리형, 할라페뇨형, 오이형 고추로 나눌 수 있다. 녹광형 고추는 대표적인 풋고추 품종으로 매운맛이 적고 광택이 우수하다. 청양형 고추는 얼큰한 매운맛과 감칠맛이 특징인 품종으로 매운맛이 매우 강하다. 꽈리형 고추는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표면에 쭈글쭈글한 굴곡이 있다. 할라페뇨형은 포탄형의 모양새가 특징이며 과피가 두껍고 매운맛이 적당하다. 오이형 고추는 크기가 큰 대과이며 매운맛이 약하다.
신품종 개발이야기
- 혈당 떨어뜨리는 잎 전용 고추, ‘원기2호’ 고춧잎은 혈당 상승 억제(AGI)의 활성이 높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 점에 착안하여 2008년 기존 고추 품종보다 잎에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이 약 4배 높은 ‘원기1호’를 개발했다. 이후 2021년, 조직 배양을 통해 ‘원기1호’보다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이 약 3배 높은 ‘원기2호’를 개발했다. ‘원기2호’의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은 74.8%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당뇨병 치료 약 ‘아카보스(80.2%)’ 못지않게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이 높다. 또한, ‘원기2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항당뇨·항비만 유효성 평가 실험을 진행했다. ‘원기2호’의 잎 추출물을 당뇨병을 유발한 동물(쥐)에 8주간 투여했고 그 결과, 공복 혈당, 복강 내 당부하, 당화혈색소, 혈장 인슐린 농도, 혈중 지질 등 11개 지표가 당뇨병을 유발한 뒤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유의적으로 개선되었다.
* 농촌진흥청에서는 종자 보급을 진행하고 있으나 일부 토종씨앗은 보급하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