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촌에서 START

산삼보다 좋은 무농약 도라지로
환절기 건강 지키세요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도라지. 이처럼 귀한 도라지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며 2대가 함께 농사 짓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에 자리한 길경영농조합법인이다. 딸 부잣집 막냇사위가 되어 귀농한 지 어느덧 13년 차, 땅속에 올곧게 뿌리 내린 도라지처럼 우리 농업·농촌 안에서 묵묵히 꿈을 키워 나가고 있는 청년 농부 이정남 부장을 만나본다.

길경영농조합법인&
청청하루

이정남 부장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스물여덟이 되던 해인 2011년에 결혼하고 바로 처가에 내려와 가업이던 도라지 농사를 도왔어요. 처가는 딸만 셋을 둔 딸 부잣집인데요. 결혼 전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부터 장인어른이 가업을 이을 재목으로 저를 눈여겨보셨던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해서 몸 쓰는 일만큼은 자신 있었거든요. 아내를 사랑하는 만큼 장인어른과 장모님께도 든든한 막냇사위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귀농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어요.

길경영농조합법인은 어떤 회사인가요?

2006년 길경농원으로 시작해 2015년 가족법인 길경영농조합법인으로 거듭났습니다. 회사 이름인 ‘길경(桔梗)’은 도라지의 한약명으로, 뿌리가 단단하고 곧게 자라는 특성에서 유래했는데요. 단단하고 곧은 마음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길경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같은 해에 ‘청청하루’라는 무농약 도라지 전문 브랜드도 함께 론칭했는데요. ‘청청하루’는 목이 맑고 깨끗한 하루를 의미합니다. 현재 무농약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며 도라지 재배는 물론 도라지즙, 도라지청, 도라지정과 등 다양한 가공 상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귀농 전 가장 우려했던 점은?

처가라는 기반이 있다고 해도 저에게는 타지였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제가 사람을 좋아하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데 친구나 지인들과 멀리 떨어지게 된 것도 섭섭한 마음이 들었고요. 농사도 처음이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뒤를 따라 열심히 배워 나가면 빠르게 적응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었어요. 귀농을 권유한 건 장인어른과 장모님이었지만 결국 선택은 오롯이 제 몫이었으니 제 선택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 이천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아 교육도 받고, 이천시 4-H연합회에서 청년 농업인들과 만나 정보를 공유하며 차근차근 농업에 적응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청청하루가 생산・판매하는
도라지 가공 상품, 무엇이 다른가요?

무농약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며 매해 약 231,405㎡에 달하는 농장에서 도라지를 직접 재배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 생산 설비 공장을 갖추고 재배부터 가공·생산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높은 원물 함량을 유지하면서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줄여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가공 상품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콩고물을 입힌 도라지정과는 차와 커피에도 잘 어울리며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도라지정과 중 대다수가 중국산 도라지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중국산 도라지는 박피 과정에서 약품을 사용하는데 우리는 박피부터 당 절임, 건조까지 일일이 사람 손을 거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도라지 농사와 가공 상품 개발 생산에서
나만의 비법이 있다면?

물 빠짐이 중요한 도라지는 비옥한 사질 양토에서 잘 자랍니다. 또, 기름진 땅의 양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보통 3년이면 땅이 척박해져 새로운 땅에 옮겨 심어야 하지요. 여간 정성이 드는 게 아닌 만큼 약효도 뛰어난데요.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오랜 시간 키우기 때문에 관리도 중요한데요. 월별 스케줄을 정리해 각 시기에 맞춰 관리하고 있어요. 또, 소비자가 더 편리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가공 상품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는데요. 도라지정과 겉면에 코코아가루를 입혀 젊은 층의 입맛을 겨냥하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스틱형 도라지청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농사가 잘되고, 우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한 사람씩 늘어날 때마다 큰 보람을 느껴요.

농업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판로,
어떻게 개척했나요?

팬데믹 이전까지는 직거래 장터를 통해 소비자와 만났습니다.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기에 큰 힘이 되었는데요. 팬데믹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판매 쪽으로 비중을 두었어요. 홈페이지 제작과 홈쇼핑 연계 등 농촌진흥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스마트 스토어, 오픈마켓, 홈쇼핑으로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로컬푸드직매장과 롯데아울렛 향토특산물관, 농협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 판로 개척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푸드 박람회도 참가하고 있는데요. 최근 킨텍스에서 열린 박람회를 통해 홍콩 수출 계약이 성사되는 큰 경사도 있었습니다.

예비 청년 농업인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저에게는 처가라는 기대고 의지할 곳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무작정 귀농해 처음부터 농사를 배우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귀농 전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을 찾아가 농업 기술을 충분히 익히고, 필요한 배경 지식을 얻은 다음 귀농한다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농업인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이제 농업도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청년 농업인들이 유튜브, SNS 등을 직접 운영하며 저변을 넓혀갈 수 있도록 동영상 제작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청년 농업인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질 뿐만 아니라 판로 확대의 길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도라지는 청청하루’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더 품질 좋은 도라지를 재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 다양한 체험과 교육을 연계해 6차산업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