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만나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농산물의 가치를 전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다
농촌디지털마케터
한성윤 마케터
꿀에서 농장

이제 농산물 마케팅도 디지털 시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농산물 홍보와 판매, 유통에서도 온라인 스토어, SNS, 라이브 커머스 등 디지털 플랫폼을 다양하게 이용하는 농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산물 디지털 마케팅이 농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농촌디지털마케터’라는 신직업도 등장했다. 농업인이자 농촌디지털마케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성윤 마케터와 함께 농촌디지털마케터의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

디지털,
농특산물 판매·유통에
새로운 날개를 달다

디지털 마케팅이란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 활동을 포괄적으로 말한다. 인터넷 사용 환경이 발전하고 스마트폰 기기 보급으로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가 생산됨에 따라 디지털 시장의 소비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그리고 마케팅 분야의 디지털 혁신은 우리 농업· 농촌에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기회이기도 하다.

“농촌의 디지털 마케팅은 농특산품과 관광 자원 등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고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을 말합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케팅과 달리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보다 넓은 잠재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지요. 여기서 농촌디지털마케터는 농업 분야를 이해하고 농산물의 특성을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성윤 마케터는 농촌 디지털 마케팅의 주요 요소로 일곱 가지를 꼽았다. 바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활용, SNS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검색 엔진 최적화(SEO), 이메일 마케팅, 데이터 분석,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이다. 자사몰, 오픈마켓, 소셜 커머스 등을 통해 농특산품 판매를 활성화하고, SNS와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것. 또, 이메일을 통해 새로운 제품, 할인 행사, 농장 이야기 등을 정기 뉴스레터로 전달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해 농산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질문·답변을 주고받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습관에 맞추어 농특산품을 소개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마케팅 활동 성과를 분석해 소비자 행동과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정·보완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농산물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 가치를 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에 대한 이해입니다.”

‘친절한 촌이’ 최은지 대표와 한성윤 마케터가 각각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농업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를 읽는 눈,

현재 충북 청주에서 ‘꿀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성윤 마케터는 2020년부터 온라인 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에 어려움을 겪던 다른 농가들과 달리 ‘꿀에서 농장’의 매출은 오히려 급상승했다. 일찍이 디지털 마케팅에 주력했기에 얻은 성과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우리 제품을 판매했을 때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을 제치고 일주일간 매출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어요. 최초의 농업인이라서 더 의미가 컸습니다. 본격적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뛰어들기 전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강의와 세미나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등 꾸준히 공부를 해 왔는데요. 구글 애널리틱스 인증 등 온라인 분석을 위한 자격증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SNS 채널 운영을 통해 우리 제품을 알리고 고객과 소통을 확대해 나갔어요. 지금도 최신 트렌드를 꾸준히 학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영역은 너무나도 넓은 범주와 개념을 포괄한다. 농촌 디지털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농업 분야의 전문성과 디지털 마케팅 기술을 결합한 특징을 갖고 있어 농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농특산품의 특성을 이해하고 브랜딩해야 한다.

“농업 경험이 풍부하다면 소비자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솔직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농업 관련 전공을 이수했거나 농업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다면 유리하지요. 최근 직접 농사도 짓고, 디지털 마케팅까지 하는 농업인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저는 현재 (사)충북정보화농업인연합회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농업인과 마케팅 전문가, 유통업체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디지털 마케팅과 농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또는 오프라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면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훨씬 빨리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한성윤 마케터는 ‘농촌디지털마케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활동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마케터로서의 역량을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온라인 포트폴리오 구축과 SNS 채널 운영을 꼽았다.

“내가 수행한 프로젝트 성과를 정리해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잠재 고객이나 농촌디지털마케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 역량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SNS 채널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게시하고 팔로워와 소통함으로써 나의 전문성을 알리고 신뢰를 쌓아 나갈 수도 있지요. 나를 잘 홍보하는 마케터가 농특산물도 잘 홍보하지 않겠어요?”

한성윤 마케터는 청주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 디지털 마케팅 관련 강사로 일하는 한편, 지역 농업인들과 직접 만나 디지털 마케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는 농촌 경제 활성화와 농업인 간 상생을 목표로 ‘꿀에서 농장’이 자리한 노란색 컨테이너 건물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그간 많은 농업인이 이곳을 찾아 농촌디지털마케터로서 역량을 키우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의 쇼호스트로 직접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꿀에서 농장 직원이자 ‘친절한 촌이’ 라이브 커머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최은지 대표와 함께 라이브 방송과 판매, 유통을 겸할 수 있는 농촌디지털마케터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농촌디지털마케터 직군이 더욱 활성화되고, 농촌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를 바랍니다.”

올해 6월에서 7월 사이 청주를 비롯해 전국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당시 쉬지 않고 내리는 비에 많은 농가들이 깊은 시름에 잠겼다. 한성윤 마케터는 ‘농가 돕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 토마토 농장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디지털 분석
역량 필요

“농촌디지털마케터의 역할은 단순히 농산물만을 잘 파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농업·농촌을 널리 알리고, 농업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해 피해를 입은 토마토 농가를 돕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했는데, 200박스 이상을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농가 피해를 줄이는 데 작은 도움이 되어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디지털 마케팅으로 지역 농업인과 상생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합니다.”

한성윤 마케터는 농촌디지털마케터가 직업으로서 자리잡고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실무 경험,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농업인이 보다 쉽게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최신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고, 전문가 간 협력을 통해 상호 지식을 교환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합니다. 또, 성공 사례를 공유하여 다른 농업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농업·농촌, 그 중심에 농촌디지털마케터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한성윤 마케터는 청주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농촌진흥청과 정보화 모임 등에서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교육을 진행해왔다. 그는 “처음에는 디지털 마케팅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던 분들이 교육 후 실제 홍보와 유통, 판매에 디지털 마케팅을 적용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국경 없는 디지털 경제 시대, 머지않아 농촌디지털마케터를 중심으로 지역 농가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저변을 확장하게 될 날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