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없이 물로만 키워요!
수경재배 A to Z

식집사의 세계

식물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광합성에 필요한 빛, 물, 이산화탄소와 호흡에 필요한 산소이다. 식물은 늘 땅에 심겨 있으므로 흙이 필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식물은 흙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몸체를 고정하고, 흙 입자 사이에 있는 물을 흡수하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영양분을 빨아들인다.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물을 얻을 수만 있다면 뿌리는 흙이 아닌 곳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 만약 집 안에 흙이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흙 없이 기를 수 있는 수경재배를 추천한다.

수경재배란?

수경재배란 식물을 토양이 아닌 물에서 키우는 방법이다. 물에 영양액을 녹여 식물에 공급해 양액재배라고도 한다. 수경재배는 식물 생장 단계에 따라 적정한 양액을 조성하여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장소 제약이 적어 상추나 토마토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실내에서 흙 없이 식물을 기르기 위해 관엽식물을 수경재배 하는 경우도 있는데, 식물체 고정과 장식 효과를 위해 고체 배지를 활용하곤 한다. 고체 배지는 어떠한 영양분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식물체 뿌리를 고정하고, 통기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펄라이트, 하이드로볼, 자갈, 스펀지 등이 사용된다.

가장 중요한 물 관리, 어떻게 할까?

식물의 뿌리도 호흡하기 위해 산소가 필요하다. 흙에 심겨 있을 때도 흙 입자 사이의 공기로 호흡을 한다. 이때 공기가 있을 공간에 물이 채워지면 뿌리가 호흡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과습 피해이다.

뿌리가 물에 잠겨 있는 수경재배의 경우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로 호흡하므로 물을자주 갈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산소가 부족하면 물이 썩고 식물의 생육에 해롭다. 그러므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갈아주는 것이 좋다. 이식 초반에는 물에 잔여 흙이 떠다니거나 색이 탁해지기 쉬우므로 매일 갈아주어도 좋다. 또, 잎이 작아지고 잎 색이 노랗거나 연하게 변한다면 양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비료를 물과 희석해서 주는 것이 좋다.

색 자갈을 이용한 수경재배 화분 만드는 방법
01화분 옆을 주물러 식물을 화분에서 꺼낸다
02용기 크기에 맞게 식물 양을 조절한다.
03오래된 뿌리나 너무 긴 뿌리는 잘라내며 손질한다.
04뿌리에 묻은 흙은 털어내고 물로 씻는다.
05식재 용기의 바닥에 장식용 색 자갈을 넣는다.
06식물을 식재 용기에 넣고 뿌리 사이로 색 자갈을 넣는다.
07색 자갈을 원하는 순서 및 디자인으로 쌓는다.
08뿌리가 보이지 않도록 색 자갈을 채운다.
09식재 용기 가득 물을 채운다.
수경재배 식물, 어디에서 키울까?

불투명한 화분은 상관없지만, 투명한 화분은 햇빛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거실 안쪽이나 식탁 위 같은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햇빛에 노출되면 화분 안쪽에 녹조나 이끼가 생겨 초록색으로 변하게 된다. 녹조는 식물에 필요한 산소를 소비하므로 산소가 부족하면 뿌리가 까맣고 물렁물렁하게 썩을 수 있다. 만약 뿌리가 썩었다면 썩은 뿌리는 잘라내고 녹조가 생긴 화분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따라서 투명한 용기로 수경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스킨답서스, 테이블야자, 아이비 등과 같이 햇빛 요구량이 비교적 적은 식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유리 용기일 경우 떨어져 깨지는 위험이 없도록 안전한 곳에 두도록 하자.

수경재배에 적합한 식물, 어떤 게 좋을까?

모든 관엽식물이 수경재배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물을 저장하는 저수 조직이나 기관을 갖고 있는 선인장, 다육식물은 지속적으로 물에 담가두면 과습에 의한 피해를 볼 수 있다. 수경재배에 잘 적응하는 식물은 스킨답서스, 아글라오네마, 스파티필름, 개운죽, 몬스테라 등이 있다. 특히 스킨답서스와 몬스테라는 물에서 정말 잘 적응해 마디가 포함된 줄기를 잘라 물에 꽂아두면 대부분 뿌리를 잘 내리고 자란다. 스파티필름은 뿌리 나누기로 번식하는데, 뿌리 흙을 잘 씻어내 물에 키우면 잘 자란다.

이것만은 꼭 주의하자!

원래 흙에 심겨 있던 식물을 수경재배로 기르기 위해서는 뿌리 흙을 털 때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뿌리가 다치면 이식 후의 생육이 급격히 나빠지므로 뿌리 사이사이에 붙어 있는 흙은 억지로 털어내지 말고, 물에 담가 살살 흔들며 털어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도 제거되지 않는 흙은 무리하지 말고 그대로 둔다.

흙은 물보다 완충 능력이 높다. 완충 능력이란 외부로부터 투입되는 물질에 의한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토양에서는 양액 공급에 따른 급격한 농도 변화에도 식물에 영향이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수경재배의 경우 곧바로 식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수경재배 시 부족한 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양액을 줄 때는 토양에 주는 것보다 적은 양을 주어야 한다. 특히 관엽식물은 필요한 양액의 양이 적어 높은 농도의 양액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