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장 증후군은 우리나라 국민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쌀과 토종 유산균을 접목한 한국형 쌀 유산발효물을 개발해 대장염과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개선하는 효과를 밝히는 한편, 기술 이전을 통해 제품화를 이끌며 무한한 활용성을 입증했다. 그중 한국형 쌀 유산발효물을 이용한 유산균 음료 ‘미요트’로 식물성 식품 시장에서 주목받는 데일리팜을 찾아가 보았다.
바이오식품산업 선도 기업을 향한 도전
여러 명산을 병풍처럼 두른 채 넉넉한 자연을 품고 있는 완주군 구이면에는 나춘균 대표가 이끄는 농업회사법인 ‘데일리팜’이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문을 연 데일리팜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한국형 쌀 유산발효물을 활용해 발효 식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2018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년여간 연구·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100% 우리 쌀로 만든 식물성 요거트 ‘미요트’를 개발했다.
“데일리팜에 앞서 2013년부터 ‘나눔마켓러브레드’라는 제과·제빵 회사를 운영하며 다문화가정과 북한이탈주민 구성원 자립 지원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오랜 시간 지역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소임을 다하고자 했지만, 대기업이 진출한 전문 제빵 베이커리 등에 밀려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한국형 쌀 유산발효물에 대해 듣게 되었는데요. 점점 더 수요가 커지는 바이오 식품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기술 이전을 받아 제품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춘균 대표의 본업은 건설 분야다. 2006년 한국 건축가협회상 본상과 2017년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금상 등을 수상하는 등 업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데일리팜 공장과 멀지 않은 곳에 베이커리 카페 ‘헤일로92’도 그의 손길이 묻어 있는 곳이다. 공장을 짓기 전에는 카페 내에 운영하던 작은 갤러리 공간을 파일럿 실험실로 활용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제과·제빵 분야에 기술을 접목해 유산균 카스텔라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빵은 유통기한이 짧아 대량으로 생산하고 판매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발효 음료로 방향을 바꾸어 다시 제품 개발을 시작했어요.”
개발 초기에 한동안 나춘균 대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적정 발효 온도와 시간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쌀 자체는 호화도가 높은 데 반해 단단한 쌀눈은 호화도가 낮아 초기에는 최초 발효에 18시간 이상이 걸렸다. 발효 시간을 단축하지 못하면 생산성에도 문제가 생겨 승산 없는 도전으로 끝날 위기였다.
“밤낮으로 실험한 끝에 적정 발효 온도를 찾았고, 발효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한 시기는 2022년 하반기였는데요. 출시 전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에 출품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품 효능이 알려지면서 정기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쌍둥이 손주들을 통해 얻게 된 자신감과 가능성
우유로 만든 일반적인 유산균 발효 음료는 새콤달콤한 맛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요트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산균 발효 음료의 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쌀 유산발효물 특유의 눅눅한 맛과 강한 점성으로 시제품 테스트 당시 나춘균 대표조차 먹기 힘들었다고. 맛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 끝에 내놓은 방법은 블루베리, 딸기, 복숭아 등 지역 농산물을 첨가해 보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과일향을 더하니 특유의 냄새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제품화한 것은 3종으로 플레인과 망고 맛, 블루베리 맛이다.
“좋은 원료로 정성을 다해 만든 제품이라고 자부했지만 ‘이대로 판매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맛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쌍둥이 손주들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 살다가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손주들이 물이 바뀐 탓에 배변에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2~3일이 넘도록 차도가 보이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요트를 먹여보았어요. 아직 한 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라 그런지 선입견 없이 잘 먹을 뿐만 아니라 마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움이 해소되었어요. 앞으로 미요트가 걸어가야 할 길은 이유식 시장과 성인 환자의 장 기능을 개선하는 메디 푸드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때입니다.”
현재 쌍둥이 손주들은 미요트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미요트를 먹으면서 되찾은 건강한 미소는 소비자들에게 더없이 큰 신뢰와 믿음으로 다가온다. 나춘균 대표는 손주들을 보며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는 유전적으로 쌀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DNA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시제품을 가까운 지인에게 나눠준 적도 있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미요트를 찾는 단골이자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저 또한 미요트를 복용하면서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장 건강이 좋아지면서 면역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6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활력 있는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지요. 실제로 농촌진흥청과 강북삼성병원이 함께 임상 실험을 진행했는데, 한국형 쌀 유산발효물이 장내 유해 미생물을 많이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미요트는 깐깐하기로 유명한 한살림 입점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살림에서 제시한 입점 기준에 맞춰 단맛을 내는 재료를 천연 올리고당으로 바꾸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수십 명의 MD 평가단에게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자신감이 커진 계기가 되었다. 나춘균 대표는 유기농 항암식품을 판매하는 자연드림과 친환경 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과도 미요트 브랜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기술 지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노하우를 쌓아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마시는 요거트의 한계를 벗어나 파우더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또, 푸딩과 소스류, 장류 등에도 토종 유산균을 접목할 수 있도록 원료 공급 시장도 넓혀가려고 합니다. 국립식량과학원 요청으로 가루 쌀로 유산균 발효 음료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어요. 이제 데일리팜을 빼고 우리 쌀로 만드는 토종 유산균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기업을 꿈꾸다
현재 데일리팜 공장이 들어선 부지 전체 면적은 2,314㎡에 달한다. 생산 시설이 차지하는 면적은 331㎡가량으로 500L 배지 2개와 300L 배지 1개에서 연간 20만~30만 L에 이르는 유산균을 배양하고 있다.
“주문량이 늘어날 때를 대비해 언제든 시설을 확장할 수 있도록 미리 충분한 용지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향후 연구소도 확충해 보다 체계적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뤄 전문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에요.”
나춘균 대표는 미요트의 휴대성과 복용 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분말로 제형을 바꾸어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올해 연말이면 파우더 형태로 가공한 한국형 유산균이 소비자와 만날 전망이다. 해당 제품은 전북특별자치도 경제통상진흥원과 함께 수출도 협의 중이다.
“미요트가 사랑받을수록 우리 쌀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 농산물 소비가 촉진되고, 우리 농업·농촌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어요. 미요트 생산량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인력도 충원해야 할 텐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데일리팜의 최종 목표는 마을 전체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6차산업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미요트를 활용한 발효 체험과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요리 체험을 비롯해 구이면을 둘러싼 명산에서 즐기는 숲 체험으로 감성 교육까지 더한다는 것이 나춘균 대표의 계획이다. 그 전초기지가 될 곳으로 데일리팜 시작점인 베이커리 카페 ‘헤일로92’가 팝업 스토어 역할을 해내고 있다. 데일리팜의 도전이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주춧돌이 되어 구이면 일대가 아이들의 웃음꽃으로 가득 채워질 그날을 그려본다.
대표 제품
‘미요트’ 시리즈 3종
좋은 품종으로 자라난 100% 우리 쌀과 쌀눈을 엄선해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으로 만든 한국형 유산균 발효 음료다. 장내 생존율이 뛰어난 한국형 신바이오틱스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두 가지 요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 100g당 식이섬유를 756mg나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 않아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도 10배나 풍부하게 생성한다. 장내 미생물 감소와 염증 완화, 항산화 기능도 뛰어나다. 제조·가공 과정에서 동물성 원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한국비건인증 획득 제품으로 당도와 인위적인 첨가물을 최소화했다. 쌀 특유의 담백한 풍미와 건강한 포만감을 주어 식사 대용식이나 샐러드 드레싱으로 즐겨도 좋다. 플레인, 망고 맛, 블루베리 맛 3종을 판매하고 있다. 150mL 소용량으로 1회 복용하기에 알맞다.
주요 판매처
완주몰, 네이버 쇼핑 스마트스토어, 데일리팜 자사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