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가 쉬운 다육식물로
바쁜 일상에 초록 쉼표를 더하세요

식집사의 세계

다육식물은 건조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줄기와 잎, 뿌리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어 자주 물을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다른 식물에 비해 관리가 쉽고 수분을 저장한 통통한 잎과 줄기가 매력적이라 식집사 입문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다육식물의 종류와 특성, 관리법 등을 알아보며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초록 생활로 첫발을 내디뎌보자.

선인장도, 파인애플도! 모두 다육식물

다육식물은 잎이나 줄기에 수분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 조직이 발달하여 많은 육질을 갖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다량의 수분을 갖고 있으므로 겉으로 보았을 때 다른 관엽식물들과 달리 통통하고 두꺼운 부위가 있어 구분이 쉬운 편이다. 우리나라 자생 다육식물 중 하나인 돌나물의 경우 잎에 저수 조직이 발달하여 통통한 외양을 갖고 있다. 선인장의 경우 기공을 통한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잎이 가시로 변형되었고, 비대해진 줄기에 수분을 저장하고 있다.

이처럼 다육식물은 체내에 갖고 있는 수분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오랜 시간 물을 주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 물을 주는 빈도가 적기 때문에 꾸준히 물을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식집사에게 입문용 식물로 추천한다.

다육식물은 약 50과, 1만 종 이상이 있으며, 선인장과는 약 200속, 3,000종 이상이 있다. 선인장류도 다육식물에 속하지만, 종류가 매우 많아 선인장과를 따로 분류하여 취급한다. 다육식물은 다육질로 변형된 부위에 따라 나눌 수 있는데, 알로에처럼 잎이 다육질로 된 식물, 선인장처럼 줄기가 다육질로 된 식물, 그리고 줄기의 아래쪽 또는 지하부가 비대한 식물로 분류된다. 선인장과의 하위 분류로는 나뭇잎선인장아과, 부채선인장아과, 기둥선인장아과로 구분된다.

생존을 위해 변화한 다육식물

다육식물은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 건조하고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큰 사막 지대에 많이 분포하며, 강우량이 적은 해안 지대와 고산 지대에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다육식물의 저수 조직은 물이 적은 곳에서 사는 식물이 한 번 비가 내렸을 때 물을 최대한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발달한 것이다. 또한 증산이 이루어지는 잎의 표면적과 기공 수를 줄이고 큐티클 층을 두껍게 하여 증발산에 의한 수분 손실을 최소화했다. 따라서 다육식물은 잎이 얇은 관엽식물에 비해 물을 주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길다. 오히려 잦은 물주기는 과습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큰 것일 뿐 물이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니므로 물을 줄 시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육식물의 육질은 수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팽압에 의해 단단하지만, 수분이 부족하면 팽압을 잃어 말랑거린다. 잎이나 줄기가 쭈글쭈글하고 말랑말랑할 때는 관수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밤에 공기를 정화하는 다육식물

대부분의 식물은 낮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포도당을 합성하는 C3형 광합성을 한다. 그러나 다육식물은 낮에 기공을 닫음으로써 증산에 의한 수분 손실을 막는 방법을 택했다. 그 대신 선선한 밤에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그것을 말산 형태로 액포에 저장한 후 낮의 햇빛으로 당을 합성하는 CAM형 광합성(돌나물형 유기산 대사)을 한다. 따라서 광합성 대사에 따른 산소 방출 또한 기공이 열린 밤에 이뤄진다. 이것이 다육식물을 밤에 침실에 두라고 하는 이유다. 하지만 다육식물은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이므로 낮에는 꼭 햇볕을 쬐어주거나 인공광으로 보광해주어야 한다.

다육식물 관리하기

대부분의 다육식물은 햇볕을 많이 필요로 하므로 베란다와 창가에서 기르는 것이 좋다. 온도는 실외에서 화분에 기른다면 11월 초부터 서리가 내리기 전 안으로 들여야 동해를 방지할 수 있다. 땅에 심긴 상태라면 내한성이 더 높으나 화분에 심어 지열의 영향이 제한되어 있다면 내한성이 낮아진다. 실내에서 기른다면 문제 되지 않으나 한겨울에는 5℃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빛이 잘 드는 창가 쪽에 둔다. 종류에 따라 내한성이 다른데, 바위솔 종류는 영하 10℃까지도 견디므로 실외 토양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다육식물은 보통 작은 화분에 심는 경우가 많다. 화분이 작을수록 흙이 가지고 있는 영양분이 적으므로 1~2년에 한 번은 분갈이를 해주는 것이 좋다. 보통 봄, 가을에 하며 분갈이 시 뿌리와 잎을 정리한다. 토양은 배수성이 높은 마사토, 질석 등 굵은 입자의 비율을 높게 한다. 분갈이 후에는 물을 바로 주지 않고 뿌리가 자리를 잡길 기다렸다가 일주일 정도 후에 주며 직사광선을 피한다. 다육식물은 생장이 늦은 편으로 비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으며 분갈이만으로 충분하다. 식물 마디가 촘촘하지 않고 잎 간격이 넓게 자란다면 햇빛이 부족해 웃자란 것이므로 햇빛을 쬐는 시간을 늘려준다.

간편한 번식

많은 다육식물은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구를 형성하므로, 똑 떼어 옮겨 심으면 된다. 자구는 본 식물에서 충분히 자란 후에 떼어내야 독립적인 개체로서 잘 살 수 있다. 잎이나 줄기 일부를 잘라서 삽목해도 성공률이 높다. 삽목할 때는 절단부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그늘진 곳에서 말린 후에 심어야 썩거나 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삽목도 쉽지만, 꽃도 아름다운 것이 많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잎 사이에서 뻗어 나오는 꽃대를 볼 수 있다. 또, 꽃이 진 후 생긴 종자로는 파종 번식도 가능하다. 꽃이 아름다운 다육식물로는 덴섬, 피크투라타, 염좌, 베고니아, 불사조, 레위시아, 칼랑코에 등이 있다. 그중 덴섬은 꽃을 보기 위해 키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명한 진분홍빛 꽃이 아름답다. 피크투라타는 작은 별 모양 꽃을 수십 송이 피워 눈길을 끈다. 불사조는 그 이름에 걸맞게 크고 화려한 붉은 꽃을 피운다. 각각의 꽃들에 개성과 매력이 넘치므로 다육식물을 키우는 데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초보 식집사에게 추천하는 다육식물 종류
레인드랍
송로옥
북두각
괴마옥
코노피튬
알부카 스피랄리스
대은룡
산세비에리아
피시본 선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