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친근한 식재료였다. 한방에서는 도라지를 ‘길경’이라 하여 약재로도 널리 사용했다. 도라지를 섭취하는 방법은 생채, 나물, 전, 산적, 정과 등 다양하다. 추운 겨울 우리를 지켜줄 보약 같은 식재료, 씁쓸한 맛이 매력적인 도라지에 대해 알아본다.
쌉싸래한 도라지의 매력
“오래 묵은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는 옛말도 있듯이 도라지는 뛰어난 영양학적 가치를 지닌 식재료이다. 이는 예로부터 제사에 쓰였던 삼색나물 중 하나로 식용뿐만 아니라, 한약 및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되었다. 추운 겨울, 쌀쌀해진 날씨에 기침이 나고 목이 칼칼하다면 도라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도라지를 구입할 때는 잔뿌리가 비교적 많고 원뿌리로 갈라진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도라지는 중국에서 매년 15,000톤 정도 수입한다. 국내산 도라지의 소비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산 도라지와 중국산 도라지를 맨눈으로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체로 찢은 도라지의 경우, 국내산은 길이가 짧고 동그랗게 말리는 성질이 약하며 단단한 섬유질이 적어 깨물어 보면 부드러운 느낌이다. 또한 쓴맛이 거의 없으며 흰색을 띤다. 반면 중국산은 약간 노란색을 띤다. 구매한 도라지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신문지에 싸서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도라지의 주요 기능 성분은 사포닌계 성분이다. 현재 약 69종이 보고되어 있는데, 이 중 플라티코딘 D(platycodin D)와 디아피-플라티코딘 D(deapi-platycodin D), 플라티코사이드 E(platycoside E), 폴리갈라신 D2(polygalacin D2), 폴리갈라신 D(polygalacin D) 등이 주요 사포닌이다. 특히 플라티코딘 D는 콜레스테롤 대사 개선, 항암, 항염증, 항비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방에서는 도라지를 길경이라 하며 진해, 거담, 기침, 감기, 편도선염, 배농, 종기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간 건강과 인지능력 개선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도 인정받았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도라지의 활용성을 높이고, 특용작물을 이용한 국민 건강 증진 방안을 찾고자 인지능 개선 관련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세포실험 결과, 도라지 추출물은 염증을 유도한 동물 신경세포의 산화질소를 약 30~60%까지 감소시켰다. 또한 신경세포 스스로 죽는 현상(apoptosis)을 억제함으로써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세포에 이어 단기적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진 동물에게도 도라지 추출물을 투여했는데, 학습 능력이 정상적인 수준까지 유의적으로 회복되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동물에서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이 약 50%➊까지 감소했다.
도라지는 지방 재래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재래종은 균일성이 떨어지고 변이 계통이 많아 재배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다. 이에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장백도라지와 으뜸도라지다. 장백도라지는 현재는 재배하지 않지만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003년도에 육성한 품종이다. 으뜸도라지는 4배체 품종으로 염색체 수가 36개다. 재래종의 염색체 수 18개보다 2배가 많다. 으뜸도라지는 재래종에 비해 생육 속도가 빠르고, 뿌리 수량이 30% 이상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포닌 함량이 2배 많아 ‘슈퍼도라지’로 불린다.
➊베타-아밀로이드와 반응하여 색을 나타내는 4G8 항체의 면적으로서 50% 감소

신품종 新品種
장백도라지
장백은 1993~1997년 밀양 지방종을 수집, 분리 및 특성검정을 거쳐 우수한 계통을 선발하였고 1997~2001년까지 5개년간 생산력검정시험과 1999~2002년 4년동안 4개 지역에서 지역적응성검정을 거쳐 육성된 품종이다. 현재는 거의 재배하지 않아 구할 수 없다.
으뜸도라지
2005년 1월 18일 으뜸도라지로 명명 품종보호출원을 하여 2007년 4월 18일 품종등록을 마쳤다. 재래종에 비해 생육속도가 빠르고, 뿌리 수량이 30% 이상 많다. 또한 사포닌 함량이 2배 많다. 재래종에 비해 곁뿌리 발생 정도가 적고 종자의 크기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