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라피

추운 이 겨울,
팥을 먹어야만 하는 이유

한반도에서 오랜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팥은 생각보다 다양한 요리의 식재료로 활용된다. 겨울철 길거리에서 마주하면 반가운 붕어빵의 속 재료로, 여름철 무더위를 달래주는 팥빙수의 주재료로, 거기에 사시사철 언제나 먹어도 맛있는 부드러운 죽이나 달콤한 양갱까지. 이처럼 팥은 한국인에게 다양한 요리로 사랑받는 식재료다. 무엇보다 팥은 맛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풍부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철 우리 몸에 기운을 북돋아 주는 영양 만점 식재료다.

노화와 변비 예방은 물론
피로 해소에 탁월

팥은 다른 곡물과 달리 유독 붉은색을 띠는데,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물질로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 변비에 좋은 ‘사포닌’도 있다. 겨울철은 특히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자연스레 장 운동도 줄어들어 변비에 걸리기 쉽다. 사포닌은 장을 자극해 변비를 예방하는 데 좋다. 사포닌은 이뇨 작용과 함께 장을 자극하는 성질이 있어, 변비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위장이 약한 사람이 과량 섭취하면 오히려 설사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서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B1’은 특히 한국인에게 중요한 영양소다. B1이 부족하면 에너지대사 효율이 떨어지고, 피로 물질이 근육에 쌓여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 팥에 풍부한 비타민 B군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팥으로 영양소를 채우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밥을 지을 때 팥을 넣으면 좋다. 이런 면에서 팥은 바깥 활동이 적고, 몸이 움츠러드는 이 겨울 다양한 영양을 섭취하는 데 좋은 식재료다.

팥 제대로 활용하기팥 제대로 활용하기

팥을 식재료로 요리할 때 가장 흔히 오해하는 점이 있다. ‘팥을 삶은 물에 독’이 있다는 것이다. 팥을 삶으면 붉은색과 함께 거품이 생기는데, 붉은색이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그 특성상 찬물에도 잘 녹고, 뜨거운 물에 넣고 끓이면 더 쉽게 녹아 나온다. 거품은 사포닌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하니 삶은 물에는 안토시아닌과 사포닌 성분이 섞여 있는 것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그렇다면 좋은 팥은 어떤 팥일까? 색이 붉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고, 물에 뜨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팥이다. 알이 굵은 것은 좋으나 알이 큰 것은 피해야 한다. 팥은 잘 말려서 습기가 없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영양가가 풍부한 팥은 벌레의 먹이가 될 수 있으니, 보관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품종의 고품질 팥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다. 밝은 적색을 띠는 ‘홍미인’, ‘홍다’, ‘홍찬’과 어두운 적색을 띠는 ‘아라리’가 있다. 밝은 적색을 띠는 품종은 알이 굵어 통팥으로 사용하기 좋다. 흔히 단팥빵 등의 속 재료로 주로 사용하는 품종이 바로 아라리로, 특유의 향과 맛 때문에 앙금으로 만들기에 적합하다. 연두색을 띠는 ‘연두채’도 있다. 연두채에는 체내 지방 축적을 줄이고 대사 활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주키사포닌 II’ 성분이 풍부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