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맛남

다섯 가지 곡물이 선사하는

힘찬 기운feat. 팥

우리 조상들은 대보름 전날이면 액운을 쫓고 한 해의 평안을 빌며,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이 다섯 가지 곡식은 우리나라 전통색인 오방색 ‘황·청·백·적·흑’을 상징하는데, 다양한 색만큼 영양 또한 풍부하다. 활동이 적고 날이 추워 피로와 독성 물질이 쌓이기 쉬운 겨울, 오곡밥으로 건강은 물론 한 해의 힘찬 기운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곡밥과 나물무침

일반적으로 오곡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곡물로는 검정콩, 수수, 팥, 차조, 기장이 있다. 검정콩은 노화를 예방하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골다공증 예방과 인지력 개선에 도움이 되는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수수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항암과 항산화 작용이 우수한 작물이다. 팥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칼륨이 많아 혈압을 낮추고, 사포닌은 이뇨 효과가 커 부종 완화와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주는 등 피부 관리와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차조는 철분과 미네랄이 풍부해 빈혈 예방과 개선에 좋고, 기장에는 탈모 개선과 예방에 효과적인 밀리아신이 함유되어 있다.

무엇보다 오곡밥은 일반 쌀밥보다 열량이 5분의 1정도 적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또 철분이 1.5배 이상 높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에도 훌륭하다.

오곡밥에 함께 곁들여 먹는 나물무침도 빠질 수 없다. 콩나물이나 숙주나물 같은 나물 반찬은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물은 특히 밥의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정월대보름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꾸준히 섭취하면 혈관병과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66 오곡밥은 일반 쌀밥보다 열량을 5분의 1정도 적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또 철분이 1.5배 이상 높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에도 훌륭하다. 99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으뜸 오곡 품종

농촌진흥청은 국산 잡곡 품종으로 검정콩 ‘청자5호·세움’, 팥 ‘아라리·홍다’, 찰수수 ‘하이찰·고은찰’, 차조 ‘삼다찰·찰기장·연희찰·금실찰’ 등을 개발했다. 콩나물 수율이 높은 콩 ‘아람’도 개발·보급 중이며 최근 소비자 수요에 부응해 숙주나물용 녹두 품종도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서 맛과 영양 모두 뛰어난 곡물은 무엇일까? 바로 청자 5호가 1순위로 꼽힌다. 정월대보름에는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오곡 품종으로 더욱 특별한 오곡밥을 지어 가족은 물론 이웃과도 나눠보자. 건강은 물론 풍성한 기운까지 함께 전할 수 있을 것이다.

  • 검정콩 청자 5호 비만과 대사증후군 예방에 효과
  • 팥 아라리 혈압과 부종 완화에 효과, 특유의 맛과 향이 풍미를 더함
  • 찰수수 하이찰 항암과 항산화 작용이 우수
  • 차조 삼다찰 오곡 가운데 비타민 B7인 비오틴을 가장 많이 함유
오곡밥 만드는 법RECIPE

재료 멥쌀, 찹쌀, 조, 수수, 검정콩, 기장, 팥, 소금 약간

  • 1 멥쌀과 찹쌀은 물로 깨끗하게 씻어 1시간 이상 충분히 물에 불려 준비한다.
  • 2 조, 수수, 검정콩, 기장 등 잡곡도 물에 불려둔다.
  • 3 팥은 깨끗이 씻어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 둔다.
    * 팥 삶은 물은 버리지 말고 밥 지을 때 넣으면 붉은색의 밥을 지을 수 있다.
  • 4 팥 삶은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밥물을 만든다.
  • 5 솥에 조를 제외한 쌀과 잡곡을 모두 넣어 섞은 다음 ④번의 물을 넣고 밥을 짓다가, 뜸 들일 때 마지막으로 조를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