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씨의 우당탕탕 시골 생활
영화 〈싸나희 순정〉은 도시 생활에 지쳐 시골 마을에 불시착한유 씨, 따뜻한 온기로 마을에 사랑을 베푸는 원보 씨, 그리고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마가리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농촌 힐링 영화다.
시인 유 씨는 도시 생활에 지쳐 어느 날 훌쩍 서울을 떠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마가리’라는 시골 농촌 마을. 그가 제일 먼저 마주한 풍경은 도라지 밭이었다. 도라지 밭을 본 유 씨는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자연을 만끽하는데, 그때 유 씨에게 갑자기 불호령이 떨어진다. 야단치는 이는 이곳 주민 원보 씨로, 도라지 밭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유 씨를 나무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뜻밖의 만남으로 시작되고, 한동안 유 씨는 원보 씨의 집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한집에 살게 된 두 남자의 생활 패턴은 극과 극이다. 원보 씨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동네를 구석구석 누비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다닌다. 유 씨는 술로 밤을 지새우고 늦게까지 잠만 잔다. 이를 보다 못한 원보 씨는 유 씨를 억지로 끌어내어 밥을 챙겨 먹이고, 동네 사람이 모여 있는 슈퍼로 데려가 옻닭을 챙겨주기도 하며 몸보신을 시켜준다. 그러나 유 씨는 옻 알레르기가 있었고 다음 날 온몸에 발진이 생겨 고생한다. 하루 종일 방에 누워 앓다가, 유 씨는 그만 팬티 바람으로 슈퍼까지 가고 만다. 이를 본 동네 할머니는 그를 변태로 오해하고 빗자루로 내쫓으려 한다. 필사적으로 도망쳐 간신히 집에 돌아온 유 씨는 이런 자기 모습이 웃겨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린다.

순박한 시골 청년이 사랑하는 방법
유 씨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그가 한층 편해지기 시작하자 원보 씨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짝사랑을 털어놓는다. 원보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마을 축구팀 홍아란 감독이다. 선수 시절부터 그녀의 팬이었던 원보 씨는 홍 감독이 마을 축구팀 감독을 맡은 이후부터 ‘싸나희 순정’에 불을 붙였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양복을 빼 입고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에 나서기도 하고, 팬레터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순박한 사랑은 예상치 못한 현실과 맞닥뜨린다. 우연히 홍 감독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는 깊은 낙심에 빠지게 된다.
원보 씨의 따뜻한 마음이 향하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영균이라는 아이다. 영균이는 몸이 편찮으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영균이의 아빠는 세상을 떠났고 엄마는 영균이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떠났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이를 지켜보던 유 씨는 원보 씨에게 자신과 영균이가 함께 지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이렇게 원보 씨, 유 씨, 영균이는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시골 마을의 따뜻한 온기 속에서 유 씨는 차차 변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을 회복한 그는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뜨거운 여름, 마가리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낸 그는 추운 겨울 마을에서 열리는 송년회에 참석하며 다시 마을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영화 〈싸나희 순정〉의 유 씨는 평화와 아픔, 사랑과 이별이 공존하는 마을에서 지내며 마음을 치유받고 점차 자신의 시를 써 내려갈 수 있게 된다. 농촌이란 그런 따스함과 힐링을 선사해 주는 공간이다. 만약 유 씨처럼 도시에서의 생활이 지쳤다면, 싸나희 순정의 촬영지인 전라북도 고창으로 떠나보자. 유 씨가 그러하였듯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로운 쉼표를 구하게 될 것이다.
“나야 하루 못 들어와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지만 뽕나무 잎사귀들은 한 번 떨어지면 그걸로 끝장이잖아유. 그래서 울었슈. 껴안고 울어서 그 힘으로 다시 살게 해야쥬.”
유유자적하며 책을 펼칠 수 있는 곳
책마을해리
영화 속 유 씨는 시골 마을을 누비며 골목골목을 탐방하고 읍내의 책방에서 시집을 한 권 사기도 한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농촌과 책은 퍽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전라북도 고창에는 한적하고 여유롭게 책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책마을해리다. 이곳은 책 한 권을 구입하면 입장할 수 있으며 다양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책뜰로 나가면 트리하우스가 있는데 나무 위에 작은 집이 마련된 공간이다. 자유롭고 고요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독서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트리하우스에서 내려오면 부엉이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부엉이 모양의 도서관으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다. 그래서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들이 주를 이룬다.
- 전화 063-563-9173
-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해리면 월봉성산길 88


자연의 맛을 그대로 담은 디저트 공간
농부의 카페 사랑새봄
영화에서 원보 씨는 동네 카페에서 자신과 똑 닮은 금붕어를 보기 위해 카페 앞을 서성이곤 한다. 영화처럼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분위기 있는 카페에 방문하고 싶다면 고창의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농부의 카페 사랑새봄’을 추천한다. 이곳은 직접 재배하거나 지역 농가에서 공수한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들을 활용해 음료와 디저트를 만든다. 인공색소나 감미료 없이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어, 더욱 건강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메뉴로는 고소한 향이 가득한 고창 서리태 미숫가루와 농가에서 직접 공수한 감자로 만든 프레츨이다.
- 전화 0507-1354-5848
-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월산길 57


고창 농부 체험하기
상하농원
비가 억수로 내리던 날, 원보 씨는 한걸음에 뽕밭으로 달려간다. 힘없이 처진 뽕나무 잎사귀들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며 눈물을 흘리는 원보 씨. 농부의 마음이란 그런 것일까? 고창 농부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잠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상하농원이다.
이곳은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농촌 체험형 테마 공원으로, 농촌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밭에 옥수수·토마토 등 작물을 심어보거나 송아지와 양에게 먹이를 주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유기농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볼 수도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한숨 쉬어갈 수도 있다. 유기농 우유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카페에서 맛있는 음료를 즐기거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요리하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 전화 1522-3698
-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 상하농원길 11-23


성벽 위에서 고창을 바라보다
고창읍성
평화롭고 아름다운 고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 바로 고창 읍성이다. 고창읍성은 전라도의 곡창지대를 방어했던 전략적 요충지로,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곳이 현재까지도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과거에는 관아를 비롯해 22개의 건물이 있었지만 현재는 일부만 복원되어 유지되고 있다. 언덕길을 올라가면 고창읍성 입구를 지나가게 되는데 읍성 내부와 성곽길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견고한 성벽을 따라 걸으면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고창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전화 063-560-8067
- 주소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1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