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도였던 김성택 님은 인간의 삶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 해답을 농사에서 찾았다. 농업의 가치를 깨달은 그는 이를 실천에 옮겼고 현재는 아내와 함께 ‘천의바람농장’을 운영하며 치유농업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간의 삶을 고민하던 신학도,
농사에서 답을 찾다
신학도였던 김성택 대표는 ‘인간의 삶’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며 농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신학에서 배운 성서의 핵심은 ‘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해답을 농사에서 찾았다. 고다니 준이치의 『농부의 길』을 읽고 농업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았으며, 농부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2017년, 서울 광진구에서 ‘도시농부학교’ 를 다니며 농사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2018년, 전국귀농운동본부 ‘2030 자립하는 소농학교’에서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유기순환 농사법을 배웠다. 이후 2019년에는 ‘평화나무농장’에서 유기농업, 경축순환농업, 생명역동농업을 배웠다. 2020년에는 경기도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행복멘토링’을 받았다. 2021년에는 보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꿈을 위한 첫걸음,
험난한 농지 구매 과정
그가 본격적으로 농업을 시작한 것은 2021년 가을, 100일도 안 된 아이와 아내와 함께 아무런 연고도 없는 경기도 포천으로 이사를 하면서였다. 포천을 선택한 이유는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농사지을 땅을 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다행히도 ‘평화나무농장’ 대표의 소개로 포천에 위치한 5,180㎡의 땅을 매입할 수 있었다. 그는 90%의 대출을 받아 생애 첫 농지를 손에 넣었다.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토지 매입은 큰 부담이었지만, 꿈을 실현할 출발점이라는 사실에 마음은 벅차올랐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대출 이자는 물론, 농사를 짓기 위한 지출은 끝이 없었다. 결국 그는 근처 목장과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하며 농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고, 그렇게 하루하루 버텨나갔다.

부딪히며 배운
노지 재배의 어려움
그가 처음 선택한 작목은 고추였다. 고춧가루는 우리나라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양념이기에 수요가 안정적일 것이라 판단했고, 또한 고추는 특정한 시설 없이 노지에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었기에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고추를 심으려고 하니, 그의 땅에 돌이 너무 많았다. 농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돌을 고르는 작업부터 해야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땅에 돌이 많아 물 빠짐이 좋았고 고추를 심었던 적이 없던 땅이다 보니 유기물이 많아 고추가 잘 자랐다. 자연의 힘으로 첫해 고추 농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다음 해부터는 상황이 달랐다. 봄에는 가뭄, 여름에는 폭우가 이어지며 매일 가슴을 졸여야 했다. 급기야 지난해 여름 7월은 내내 비가 내려 탄저병을 예방하고 고추를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했다. 노지 농사의 고됨과 자연에 따른 위험을 몸소 체감한 시간이었다.

고난 속 한 줄기 빛이 되어준
마을 어르신들의 보살핌
되돌아보면 농사를 지으며 어려웠던 순간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하루는 땅을 갈아 두둑을 만들기 위해 관리기를 빌려왔는데 밭에 돌이 너무 많아 시동이 계속 꺼졌고, 결국 두둑 4줄을 만드는 데 하루를 다 써버렸다. 또 다른 날은 두둑에 비닐 멀칭을 하려는데 강풍이 불어 비닐이 바람과 함께 날아가기 일쑤였다. 이 밖에 트랙터 바퀴에 철사가 박혀 펑크난 일, 관수시설을 혼자 몇 날 며칠 설치한 일, 동력분무기와 관수 모터가 고장 나서 고친 일, 폭우에 밭이 잠겨 밤늦게까지 배수로 작업을 한 일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도 했다. 이러한 고난 속에서 한 줄기 힘이 되어준 건 마을 어르신들이었다. 농사짓는 젊은 부부를 기특하게 봐주신 어르신들은 농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부부의 아이들도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다.

유기농업 너머,
생명역동농업(Biodynamic Agriculture)그리고 치유농업의 꿈
김성택 대표는 “세계 최고의 농산물로 자연과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가 유기농업의 최정점이라 일컬어지는 생명역동농업(Biodynamic Agriculture)을 실천하는 이유다. 그는 농장이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순환하도록 논, 밭, 과수, 축사가 조화로운 복합영농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작년 가을에는 동물들을 위한 친환경 로비니아 울타리를 설치했으며, 올해는 소, 산양, 닭을 들일 계획이다.
또한 김성택 대표는 ‘농업은 그 자체로 치유의 힘을 지닌 활동’이라고 믿는다. 그는 농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농장이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을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2023년에는 농협대학교 2급 치유농업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포천시 치유농업 유관기관 연계 활성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유기농업 기반 생명역동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으로서, 그리고 치유농장으로서, 천의바람농장의 미래를 기대한다.

김성택 대표의
‘천의바람농장’ 살펴보기
경영 규모총 32,010㎡(논 17,490㎡, 밭 14,520㎡)
인력 현황2인(부부), (농번기: 4~5인)
초기 투자비총 3억 500만 원
- 농지 구매 2억 4,500만 원
- 트럭 1,000만 원
- 주택 전세 5,000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