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의 식탁

보통의 틀 밖에서,
나만의 씬을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사람

유튜버

신아로미

수많은 유튜브 채널이 범람하는 세상. 그 안에서 누군가는, 누구의 방식도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 준다. 시골에서 직접 가꾼 채소로 식탁을 차리고, 요가로 마음을 다독이며, 몸과 마음이 서늘해질 때는 햇살을 찾아 훌쩍 떠나기도 하는 사람. 흐르듯 자연스럽고, 담담하지만 단단하게, 자신만의 삶을 그려나가는 유튜버 ‘신아로미’의 이야기다.

“하고 싶은 거 하며 살아도 큰일 안 나더라고요.”

신아로미가 유튜브 설명란에 적어둔 이 한 문장은, 지금의 그녀를 가장 잘 보여준다.

신아로미는 단순히 유튜버라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여행을 가장 근본적인 콘텐츠로 삼고, 오래된 시골집을 고쳐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일상,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아가는 삶의 방식,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요가, 그리고 자립을 위한 경제 콘텐츠까지.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다채롭고 유연하게, 무엇보다 자기만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삶을 솔직하고 대범하게 보여준다.

신아로미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온, 유튜브의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다. 현지의 날 것 그대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때로는 고단하고 지친 상태에서도, 심지어 ‘거지꼴’인 상태로 세계 여행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리얼한 여행기를 보여주는 게 그녀다. 무언가를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아도 그녀가 담아낸 장면은 오히려 더 진심으로 다가왔고, 외려 거침없고 편안한 모습은 많은 이에게 해방감과 위로를 전했다.

요즘 그녀는 여행 콘텐츠와 병행하며, 시골에서 혼자서도 끝내주게 잘 살아가는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텃밭에서 채소를 키우고, 나만을 위해 정갈하게 한 끼를 차려낸다. 전기 톱질도 하고 대나무도 패며 가끔은 치킨도 직접 튀긴다. 불편함도 고단함도 있는 그대로 두고, 그 모든 것을 감싸안으며 살아가는 삶.

결혼도 하지 않았고,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며, 시골에 혼자 살고, 이른바 ‘주류’라 불리는 경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아로미는 꼭 남들이 정해 놓은 틀에서 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도태되거나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 틀 밖에서 오히려 자신만의 씬을 만들고, 그 안에서 당당하게 살아간다. 경쟁이 아닌 자신만의 무대를 그려나가는 사람, 그래서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아도 자기 삶 안에서 항상 이기며 살아가는 사람. 그렇게 분명하고 단단한 하루를 유튜브라는 세상에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사람이 바로 신아로미다.

여행·경제·브이로그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콘텐츠는 어떻게 구상하나요?

따로 구상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찍다 보면 어느새 콘텐츠가 되더라고요. 여행도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만 가요. 추운 나라보다는 따뜻한 나라를 좋아해서,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말쯤이면 따뜻한 나라로 훌쩍 떠나고는 해요. 그런 방식이 저한테는 제일 잘 맞는 방식이더라고요.

콘텐츠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이 있나요?

아직 공개하지 않은 영상인데요. 해외에서 세 달 정도 지내면서 여행도 하고 요가도 하면서, 정말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사랑은 안 했지만, 대신 저 자신을 많이 사랑했던 시간이었어요. 요즘 20~30대분들 보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지조차 헷갈린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여정을 통해 그 정답을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저한테는 정말 좋은 여정이었고, 그래서 꼭 나누고 싶은 영상이에요.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보통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한 번쯤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잖아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그런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게다가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굳이 서울에 머물 이유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여행을 계속 다니다 보니 제 취향도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파리에 가더라도 에펠탑보다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좋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시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게 나한테 맞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어요.

귀촌해보니, 청년 정착을 위해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을까요?

이사 온 뒤에 옆집 아주머니에게 ‘천 원 택시’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처음 들었어요. 교통이 워낙 불편한 지역인데, 천 원만 내면 지정된 구역까지 데려다 주는 제도였어요. 이렇게 유용한 제도가 있어도 처음엔 정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더라고요. 이런 정보를 알려주는 창구가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하나는, 막상 귀촌하고 나니 딱히 갈 만한 곳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 보니 자꾸 집에만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이라도 해보자’ 싶어 요가를 시작했어요. 요가를 다니면서 친구도 생기고, 다양한 정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거든요. 같이 운동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거예요. 그런데 시골은 문화생활이나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잖아요.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귀촌해서 정착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웃과의 관계는 어때요?

‘너 거기 뱀 나온다’ 하면서 걱정도 해주시고, 며칠 집에 안 나오면 ‘얘 죽은 거 아니야?’ 하면서 직접 집에 오셔서 확인도 하세요. 옥수수를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우리 집 상추 좀 따가라’ 하시기도 하고요. 저는 그런 걸 불편하게 느끼는 성격이 아니라서 오히려 참 좋았어요. 되게 따뜻하게 느껴졌고요.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이 연세가 꽤 있으신데도 정말 매일 밭에서 일하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아, 나이 들어서도 이렇게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싶고,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들어요.

텃밭도 직접 가꾸는데, 주로 어떤 작물을 기르세요?

텃밭 가꾼 지 벌써 3년 차거든요. ‘내가 잘 먹는 것만 키우자’ 하고 있어요. 가지, 꽈리고추, 오이, 그리고 깻잎! 깻잎은 씨를 안 뿌려도 그냥 알아서 잘 자라더라고요. 그 외에도 호박, 상추, 적겨자, 민트, 파, 토마토, 이 정도요. 근데 제가 관리를 잘 못해요. 밭만 봐도 그 집 사람 성격이 다 보이거든요. 동네에서 제 밭 작물은 제일 작고, 제일 볼품없고, 잘 못 자라요. 처음엔 ‘어쩌지?’ 싶었는데, 어차피 저 혼자 먹을 거니까 지금은 느긋하게 키우고 있어요.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가 베스트셀러가 됐을 뿐만 아니라 AFP 통신에도 소개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있었는데 대부분 가족 이야기더라고요. 문득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그런 콘텐츠가 잘 없어서 ‘그럼 내가 한 번 만들어볼까?’ 하고 시작한 게, 책까지 이어지게 된 거예요. 출간된 뒤에는 해외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거창한 주장을 하거나 특별한 설명을 한 건 아닌데, 그냥 ‘지금 이 삶이 만족스러워서 결혼을 안 한다’는 제 모습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처럼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덕분에 전 세계 거의 모든 언어권 매체에서 기사가 나갔어요. 최근에는 영국 펭귄 퍼블리싱 그룹 산하 트랜스월드와 영어권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브라질·스페인·태국과도 연이어 계약이 성사됐어요!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부자가 된다면, 뭘 하면서 살고 싶을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돈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삶인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진짜 좋은 삶이랑은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았어요. 결국 제 결론은 지금처럼 사는 게 내가 원하는 삶이라는 것이었어요. 시골에서 살면서 텃밭을 가꾸고, 요가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삶. 내가 만족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자체가 좋은 삶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린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텃밭을 관리하면서 알게 된 게 있어요.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리고, 좋은 나무를 심어도 안 될 때는 안 되더라고요. 결국은 ‘될 때가 되어야 되는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혹시 지금 좀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누구에게나 맞는 환경이 있고, 맞는 시간이 있는 거라고요.

신아로미의 식탁
여름의 맛을 담은 오이
“요즘은 텃밭에서 자란 채소들 다 넣어서 샌드위치 해먹는 걸 제일 좋아해요. 특히 오이를 진짜 좋아하거든요. 오이 썰어서 요거트에 레몬 살짝 짜 넣고, 그걸 소스처럼 만들어서 바르면 상큼하고 시원해서 딱 좋아요.”

오이는 95%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수분 보충에 효과적인 식재료다. 수분 입자가 작고 미네랄,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어 체내에서 흡수가 빠르고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돕는다. 이로 인해 이온음료를 마신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오이에는 세포 조직에 관여하는 실리카 성분이 포함돼 있어, 탈모 방지, 근육 피로 해소, 관절 건강 등에 도움을 준다.

다만 쓴맛이 나는 오이는 먹지 않는 게 좋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발육이 미완성된 상태일 때 쓴맛이 난다. 설익은 오이는 주로 꼭지나 끝 부분에서 쓴맛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벌레나 초식동물의 섭취를 막기 위한 독성분 때문이다. 해당 성분은 인체에도 세포 독성을 유발하고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정우영 캐스터 편!

지금 바로 QR코드를 스캔하고 감상해 보세요! 유튜버 신아로미와의 인터뷰 영상은 9월호에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