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한 아버지의 축산업은 구제역으로 무너졌고, 어머니까지 암으로 돌아가시며 아버지 또한 건강이 악화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이혁 대표는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품어온 귀농의 꿈을 위해 청년 농부의 길을 선택했다. 행복한 농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오늘도 그는 농업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구제역 이후 무너진
귀농한 아버지의 축산업
이혁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28세까지 서울에서 살았다. 대학 졸업 후에는 중견기업 재무회계팀에서 근무하며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그런 그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일찍이 귀농한 아버지의 건강 악화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IMF 외환위기를 겪고 직장에서 해고된 이후 귀농해 양돈업을 시작했다. 전통적인 농업 방식을 추구하던 아버지는 도립축산연구원에서 토종 가축 복원종 중 하나인 토종 흑돼지를 사육했고, 점차 축산업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나 그 무렵 심각한 돼지 전염성 폐렴과 구제역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아버지의 축산업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이후 아버지는 남은 방목지에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농사를 이어갔지만, 이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술을 마시는 날이 잦아졌다고 한다. 당시 이혁 대표는 아버지가 걱정돼 매일 출근길에 안부 전화를 걸 정도였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몸이 편찮던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더욱 술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다 결국 쓰러져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

아버지를 위해
귀농을 결심한 아들
이혁 대표에게는 결심이 필요했다. 때는 6월, 한창 복숭아 농사가 바쁜 시기였다. 누나들은 농사에 뜻이 없었다. 사실 이혁 대표의 어릴 적 꿈은 축산학과에 입학해 축산 의료사의 길을 걷는 것이었다. 방학 때마다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서 농사짓던 기억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고추 수확, 참깨 묶기, 돼지 사료 주기, 돼지 분뇨 치우기 등 누군가는 힘들고 꺼릴 법한 일이었지만, 그는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순간이 행복했고 시골에서의 모든 일이 재미있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누군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으면 바로 “아빠!”라고 대답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만든 후 귀농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고, 이번 귀농은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긴 셈이었다. 그렇게 그는 아버지가 일구던 복숭아 농장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된다.
귀농 이후 아버지는 중환자실에서 회복해 퇴원했고, 이혁 대표와 함께 농한기 전까지 복숭아를 수확하고 포장·관리하며 즐겁게 농업 활동을 이어갔다.

밟으면 밟을수록 강해지는
잔디처럼
아버지와 함께한 첫 농사는 즐거웠지만,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복숭아와 쌀의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하락했고, 매출도 줄었다. 판관비를 제하고 나면 실제 순이익은 0에 가까웠다. 눈앞에 닥친 경제적 어려움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서로 내년에는 잘해보자며 의지를 다졌지만, 이혁 대표의 머릿속에는 ‘이게 농촌의 현실인가?’라는 의문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는 어려움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사람이었다. 밟을수록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잔디처럼, 다시 농사와 경제적 위기 극복에 집중했다. 과수원 동계 전정을 최대한 빨리 마치고, 아버지에게는 거름 살포를 부탁했다. 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과수원 수확 전까지 아껴 쓰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자 심리적인 여유도 생겼고, 그는 다시 농사에 온 힘을 쏟을 수 있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는 농사에 대한 더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신규농업인 현장실습교육과 복숭아연구회 활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젊은 열정만으로 덤비기에는 농업이라는 벽이 너무 높았다. 전문적인 교육을 수료하고 배움을 이어갈수록 그 벽은 점차 낮아졌고, 결국 그는 그 벽을 넘어설 수 있었다.
이혁 대표는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되뇌는 문장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Carpe diem).’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 말을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극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소비자를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파밀리’ 농업회사법인
이혁 대표가 재배하는 주요 품목은 복숭아, 납작복숭아, 자두, 벼, 논콩, 보리 등이다. 복숭아와 벼는 관내에서는 생산량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전국 주요 곡창지대와 비교하면 작업 강도, 면적당 생산량, 노동 절약 수준 등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 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그는 기계화 비율을 높여 작업 강도와 노동력을 줄이고, 노동 절약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면적당 생산량을 높이는 방안으로 단위 면적 생산성 증대 연구와 우수 볍씨 종자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기반으로 종자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처럼 다양한 실천을 이어가는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 그는 파밀리 농업회사법인을 통해 직접 스마트스토어에서 복숭아, 자두, 쌀 등을 판매하며 유통 방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농사 일상을 담은 인스타그램, 농업 지식을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농산물을 알리고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파밀리’라는 이름은 농장(Farm)과 가족(Family)의 합성어로, 소비자를 가족처럼 여기고 정직하고 품질 높은 농산물을 전하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혁 대표는 오늘도 그 철학을 실천하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혁 님의
‘파밀리 농업회사법인’ 살펴보기
- 프리미엄 자두(후무사 자두, 도담 자두, 추희 자두)
- 프리미엄 복숭아(백도, 황도, 납작 복숭아)
- 순수우리미 ‘밥먹는미인쌀(백미, 현미, 찹쌀, 찹쌀현미, 향찰)’
010-5051-90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