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상에 맞서다,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
최근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동네 예보나 기상 특보는 읍· 면 혹은 광역단위의 보편적인(공통된) 기상 및 재해 정보로 우리나라와 같은 복잡한 지형과 다양한 작물이 재배되는 영농 현장에 그대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방식의 농업으로는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촌진흥청은 농업 현장에 특화된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상청이 제공하는 동네예보 5×5km를 재분석해, 농장 단위(30×30m)의 정밀 맞춤형 기상정보와 작물재해 예측정보 및 재해 대응 지침을 제공한다. 해당 농가에서 재배하는 작물의 생육 상황을 고려해 기상 위험 알림을 제공하고, 고온·저온·가뭄·습해 등의 재해 발생이 예측될 경우 대응 방안을 함께 안내한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전국 110개 시·군에서 42개 작물을 대상으로, 평지·계곡·산골 등 농촌의 다양한 지형을 반영한 11종의 기상정보(기온, 강수량, 습도 등)와 15종의 재해 예측 정보를 최대 9일치까지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도 간편하다. 인터넷 포털에서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를 검색해 접속하면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필지 단위의 기상정보와 재해 예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자나 알림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회원가입 후 신청하면 되고, 모바일 이용자는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병해충 조기 대응체계 강화
이상기상으로 인해 병해충의 발생 시기와 양상 또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기존의 예찰·방제 체계를 전면 개선하고, 조기 발견과 초동 대응에 중점을 둔 병해충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우선 사전 예찰 강화를 위해, 병해충 발생 가능성이 높은 노지채소(마늘· 양파·고추·배추·무 등), 과수(사과·복숭아·단감), 벼 등의 주요 작목을 대상으로 월 2회 이상의 정기 예찰과 전국 단위 일제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농촌진흥청은 현장의 실시간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농작물 병해충 영상진단·처방 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업인이 스마트폰으로 병해충이나 식물 바이러스를 촬영하면 즉시 AI(인공지능)가 분석해 진단 결과와 함께 방제 방법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병해충 영상 기반 진단 서비스로는 세계 최초로, 영상 인식 정확도는 96.6%로 사람의 평균 인지 정확도 95.3%를 웃도는 수준이다.
해당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스마트 병해충 진단 서비스’로 무료 다운로드 가능하며, 현재 31개 주요 작물과 병해충 182종에 대해 진단과 처방을 제공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주요 농작물 139종 전체로 진단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상+병해충+토양 정보 알리는
‘토탈 서비스’ 운영
농촌진흥청은 농업인들이 기상재해, 병해충, 토양 등 농업 관련 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농업정보 토탈 서비스’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오는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간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상재해조기경보시스템, 국가병해충관리시스템, 가축사육기상정보, 흙토람(토양환경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기관별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정보가 기관별로 분산되어 있어, 농업인이 개별적으로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농업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그간 개별 서비스로 제공한 기상재해, 병해충, 토양정보를 8월부터는 ‘농사로’에서 토탈정보 조회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를 통해 농업재해 피해를 10%만 줄여도 연간 약 1,514.7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효과도 입증되었다. 2023년 4월 과수 저온 피해 당시 전북특별자치도 무주의 한 사과 재배 농가는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서비스의 저온 위험 예측 정보에 따라 온수 미세 살수 장치를 선제적으로 가동, 개화기 저온 피해를 성공적으로 예방했다. 당시 기상청 예보상 주변 평균 기온은 영상이었으나, 해당 농장은 계곡 저지대 특성상 주변 평균 기온보다 최대 3.2도 낮은 환경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예찰과 방제의 디지털 전환,
농업 대응력의 진화
이상기상으로 병해충의 발생 양상도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찰-예측-방제-현장점검’으로 이어지는 대응 체계 역시 AI를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병해충 예찰의 무인화·자동화를 위해 밭작물의 주요 해충인 나방류·노린재 3종에 적용 중인 AI 트랩을 2027년까지 9종으로 확대하고, 2029년까지 영상인식·자동계수·환경데이터 수집 기능 등을 고도화해 전 기종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영상진단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작물 사진을 기반으로 병해충을 식별하는 이 기술은 이미지 증강과 판별 정확도 향상을 통해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현재 35작물 372종 병해충 대상에서 2029년까지 82작목 744종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기상, 재배환경, 생물 계절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한 정밀 병해충 예측 모델도 개발 중이며, 이는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원예작물에 대한 ‘디지털 방제력’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이는 병해충 발생 예측 정보, 기상 자료, 작물 생육 상태, 약제 살포 이력 등을 종합해 실시간 맞춤형 방제 전략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복숭아와 고추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2028년 보급을 목표로 실증을 거치고 있고, 사과와 배 등 다른 작목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방제 방식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드론과 자율주행 방제 로봇을 활용한 무인 방제 기술이 도입되며, 농약 살포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특히, 드론 기종 및 분사 방식에 따른 살포 특성 분석을 통해, 2029년까지 작목별 농약 사용량 기준도 정밀하게 설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