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맛, 농업이 미래다

땅에서 일어나
사람에게 닿기까지,
한 사람의 진심이 만든
농산물 유통의 길

농업회사법인㈜ 스톤

양예나 대표

창원에서 함안으로 ‘굴러온’ 한 사람이 있었다. 저렴한 임대료를 보고 시작한 작은 카페는 어느새 마을의 소통 허브가 되었고, 그곳을 찾은 멜론 농부 한 사람이 양예나 대표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잘 팔리지 않던 B급 멜론 한 통에서 시작된 유통 사업은 점차 쌀까지 확장되었고, 결국 500곳의 거래처를 잇는 농업회사법인㈜ 스톤으로 성장했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정직하게 쌓아 올리며 스스로의 길을 넓혀가고 있는 양예나 대표의 이야기다.

굴러온 돌, 마을의 중심이 되다

이제는 고향 창원보다 함안이 더 정겹다는 양예나 대표. 그녀가 처음 카페 문을 연 곳은 함안군 법수면 석무동이었다.

“지명에 ‘석(石)’ 자가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돌 하나 없는 동네예요. 그런데 제가 마치 ‘굴러온 돌’처럼 이곳에 자리 잡은 것 같더라고요. 그 느낌을 살려 카페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영어 이름을 쓰고 싶기도 했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단어면 좋겠다 싶어서 ‘스톤(STONE)’이라고 정했죠.”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3개월이면 문을 닫을 거다’ 라는 말이 동네에 공공연히 돌았다. 그러나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굴러온 돌처럼 들어온 양예나 대표는 어느새 동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원래 활발하고 먼저 말도 잘 거는 성격 덕분에 어르신들과 주민들과도 금세 친구가 되었고, 그렇게 아는 얼굴이 동네 곳곳에 늘어났다. 점심시간이면 카페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어느새 ‘대나무숲’ 같은 공간이 되어 있었다.

“‘이번에 무슨 농사가 망했다더라’, ‘우리 집 송아지가 태어났다’, ‘고양이가 새끼 낳았다는데 혹시 키울 사람 있냐’ 같은 이야기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갔어요. 그러면 제가 바로 ‘저쪽 사장님이 고양이 찾으시던데요!’ 하고 연결해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마을의 ‘소통 허브’가 됐죠.”

사실 양예나 대표의 목표는 단순히 ‘카페 사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가고, 서로가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 형태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공간을 통해 무언가를 잇는 일’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감각만은 분명했다.

그러던 때, ‘내일을 만드는 함안청년 창업가’ 지원 사업을 알게 됐고,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가 시골에 있으니까 농산물 유통을 해볼까?’ 그 순간부터였다. 양예나 대표는 카페를 넘어 농산물 유통, 더 나아가 농사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멜론 한 통에서 시작된 농산물 유통의 길

농산물 유통의 출발점은 카페 손님으로 찾아오던 멜론 농부였다. 함안의 특산품인 속 노란 ‘노을멜론’은 첫 출하 때는 제값을 받지만, 끝물이나 B급 상품은 가격이 거의 형성되지 않는 현실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양예나 대표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B급은 팔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주스로 만들 수도 있고, 컵 과일로도 판매할 수 있으니 활용법은 무궁무진했다. SNS로 홍보하면 반응이 올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처음에는 SNS로 판매를 시작했는데, 인플루언서와 연결되면서 주문이 본격적으로 늘었어요. 판매 공간이 없어서 주차장에 천막 두 개를 치고 이른바 ‘천막 매장’으로 장사했죠. 바람 불면 천막이 날아가고, 민원도 들어오고, 아기돼지 삼형제처럼 기둥을 붙들며 장사하던 시절이에요. 그런데 노을멜론이 사람들에게 생소한 과일이다 보니 오히려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마침 시장에서도 당도 높은 프리미엄 과일을 찾던 때라 타이밍이 정말 잘 맞아떨어졌어요.”

시작은 단 한 농가였지만 ‘스톤에 가면 멜론이 잘 팔린다더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집 저 집에서 멜론을 들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양예나 대표는 또 한 번 확신을 얻었다. 다만 한 철 장사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사계절 내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며칠을 굴리던 고민 끝에, 떠오른 답은 단순했다. 매일 먹고, 언제든 필요한 것 바로 ‘쌀’이었다.

“제가 농사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0’이었어요. 그냥 해보자는 마음으로 일단 논부터 임대하고, 트랙터까지 들여왔죠. 첫 시도는 600평 규모의 고구마 농사였는데, 사실 농사는 땅과 지역 특성을 제대로 알고 시작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냥 ‘내가 고구마 좋아하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심어버린 거예요. 당연히 망했죠. 알고 보니 그 땅은 고구마가 절대 잘 자랄 수 없는, 배수가 나쁜 곳이었어요. 그 일을 겪고 나서야 농부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비로소 깨달았어요.”

농부들의 어려움을 직접 겪고 나자, 양예나 대표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기술도 없고, 경험도 부족한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판매와 홍보’였다. 마침 카페를 운영하며 함안에서 농사 짓는 친구를 만나게 됐고, 그때부터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눠 함께 농사를 꾸려가기 시작했다. 양예나 대표는 서류 작업과 영업, 홍보 등 유통과 비즈니스를 맡고, 그 친구는 실제 농사 현장을 전담했다. 그렇게 농사와 판매의 역할이 명확해지자, 양예나 대표의 일은 한층 더 탄탄해졌다.

“쌀 판매를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아예 트럭을 샀어요. 처음에는 함안 정미소에서 쌀을 10포대씩 사 와서 시작했죠. 창원 출신이다 보니 그쪽 식당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밥 맛을 봤어요. 쌀 상태가 조금 아쉽다 싶으면, 다음 날 또 가서 먹어보고, 며칠 뒤 다시 찾아가고. 그러고 나서 조심스럽게 제안해요. ‘제가 함안에서 농사도 짓고, 쌀도 유통하고 있어요. 한 번만 써보세요. 괜찮으시면 계속 갖다 드릴게요.’ 그렇게 처음에는 10포대를 팔고, 번 돈으로 다시 10포대를 사 오고, 또 팔고. 그렇게 밤마다 트럭을 몰고 다니며 영업을 뛰는 날들이 이어졌어요.”

여전히 진심을 판매하는 사람

10포대로 시작했던 일이 어느새 거래처 500곳으로 확대됐다. 직접 짓는 논의 규모는 크지 않아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다. 대신 함안에서 쌀 농사를 짓는 여러 농가의 물량을 모아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통 구조를 다졌다. 전국에는 이미 ‘쌀 맛’으로 이름난 지역이 많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톤이 선택한 차별점은, 주문이 들어오면 2~3일 안에 도정해 바로 보내는 시스템이다.

“제가 차별화할 수 있는 건 ‘도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쌀’이더라고요. 여기에 제가 직접 농사를 짓고 트럭을 몰아 배달까지 하다 보니 그런 진정성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의 판매망을 만들기까지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상한 과일을 모두 폐기했던 날, 반품을 막기 위해 한 박스 한 박스 손수 갈아엎으며 울었던 날, 팔지 못한 농산물을 트럭에 싣고 아파트 단지 앞에 세워놓은 채 하루 종일 서 있었던 날까지.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서 있었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부끄러움과 자존심을 내려놓고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자, 어느 날은 하루 매출이 100만 원을 넘기기도 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경험 덕분일까. 올해에는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보관이 까다로운 복숭아 유통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보관 창고가 따로 없던 양예나 대표는 카페 전체를 임시 저온창고로 꾸미고, 또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판매에 나섰다. 결과는 완판. 그렇게 스톤의 가능성은 다시 한 번 넓어졌다.

이제 양예나 대표의 다음 목표는 ‘5kg 포장’을 제대로 자리 잡게 하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식당 위주로 납품하며 10kg, 20kg 단위로 판매해왔지만, 앞으로는 가정용 소량 포장 시장에서도 스톤만의 색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예나 대표는 오늘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농산물을 제값에, 제때, 좋은 사람들에게 건네기 위해서. 그 단순하고도 성실한 도전이 스톤을 스톤답게 만들어가고 있다.

농업회사법인(주) 스톤 대표 상품

메뚜기쌀
  • 스톤이 취급하는 쌀 가운데서도 가장 사랑받는 ‘메뚜기쌀’. 함안 들녘에서 자란 신선한 햅쌀로, 주문이 들어오면 2~3일 안에 바로 도정해 보내드립니다.
  • 농부의 땀으로 지은 쌀을 가장 신선한 순간에 건네고 싶은 마음, 그리고 소비자에게 ‘오늘 도정한 쌀’을 전하고자 하는 한 사람의 진심이 모여 완성된 결과물입니다.
문의: 010-5090-6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