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농업과학자

미래농업의 전환점에서,
농업인을 향한 약속

농촌진흥청

이승돈 청장

2025년 취임 첫해를 숨 가쁘게 보낸 이승돈 청장은 2026년을 ‘미래농업 전환의 원년’으로 삼아, 농업인의 삶을 바꾸는 연구와 정책을 예고한다. AI·데이터 기반 농업부터, 글로벌 협력, 현장 중심의 혁신까지. 이승돈 청장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농업의 내일을 물었다.

2026년 새해를 맞아 <그린매거진>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린매거진 독자 여러분!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기운이 힘차게 떠오르는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농업과 농촌을 지켜주신 농업인 여러분, 현장에서 함께 애써주신 모든 관계자분들, 그리고 우리 농산물을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먼저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모여 대한민국의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고, 농업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함께 열어가고 있습니다.

붉은 말이 상징하는 뜨거운 열정과 거침없는 추진력처럼, 2026년에는 농업인 여러분의 농사와 모든 도전이 더 크게 도약하길 기원합니다. 우리 농업을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의 삶에도 건강과 풍요가 더욱 깊게 자리하길 바라며, 새해에는 가정과 일터마다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시길 소망합니다.

2025년 취임 첫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농업·농촌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장을 맡았던 순간부터 농업 현장에서 농업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보냈던 시간들까지. 모두 저에게는 특별했습니다.

취임 첫해였던 만큼 국정감사 준비, 2026년도 예산안 심사 대응, AI·스마트농업 기반의 미래농업 체계를 준비하는 일까지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달렸습니다. 특히 전국의 농업 현장을 찾아 농업인과 농산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목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서 함께 해결책을 고민했던 순간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9월 25일 ‘K-농업과학기술 협의체’ 출범식입니다. 농업인 단체, 학계, 농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변화하는 농업환경 속에서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겠다고 뜻을 모은 그 순간은 정말 각별했습니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미래농업의 전환을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취임 첫해를 쉼 없이 달려오셨는데요. 그렇다면 2026년에는 어떤 목표와 핵심 비전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신가요?

농업·농촌이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미래 경쟁력을 만들어가기 위해 ‘2026 대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본청에서는 다섯 가지 대표 프로젝트를 중심축으로 삼아 ‘AI 시대’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첫째, 연구부터 보급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해 혁신 속도를 높이고, 둘째, 밭농업 기계화를 더욱 확대해 고령화와 일손 부족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자 합니다. 셋째, 병해충 예측–진단–방제의 종합 대응 체계를 강화해 기후위기 속에서도 작물을 안정적으로 지킬 준비를 하겠습니다. 또한 농업인 안전관리를 보다 현장 밀착형으로 강화해 농업인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마지막으로 농업경영 혁신을 통해 청년농업인을 포함한 농가 전체의 역량을 키워 지속가능한 농업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아울러 4대 국립과학원에서도 각 기관의 현안과 전문성에 맞춘 20개의 중점 프로젝트가 이미 세부 계획을 마치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실행에 들어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대표 프로젝트들이 조기에 성과를 내고, 그 성과가 실제 정책 개선과 제도 변화로 이어지도록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표 프로젝트를 중심축으로 ‘AI 시대’와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농업인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첨단기술의 확산’은 어떻게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디지털농업, 스마트팜, AI 기술이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실 기술의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농업인이 현장에서 정말 편해졌는가, 수확량과 생산성이 실제로 올라갔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술 자체보다 농가 중심의 적용성, 편의성, 표준화가 핵심입니다. 우선 시설 농업 분야에서는 온도·습도·CO₂·양분 공급량 등 농가에서 모인 환경·생육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작물과 지역에 맞는 최적 생육 조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장비 간 호환이 가능하도록 만든 표준 기반 개방형 온실관리 통합플랫폼 ‘아라온실’을 개발했고, 현재 전국 3개소에서 실증을 진행 중입니다.

노지작물 스마트농업은 시설처럼 환경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지만, 여러 센서·기상예보·생육진단 데이터를 결합해 환경을 예측하고 농작업을 정밀하게 수행하는 기술이 중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토양수분·기상·생육 정보를 한 번에 통합 분석하고, 분석 결과가 실제 농작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그리고 작업을 처리해 줄 기계화·자동화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현재 이러한 핵심 요소 기술들을 농촌진흥청에서는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결국 첨단 농업기술이 농업인에게 ‘체감’되려면 현장 데이터 기반의 실용성, 장비·기술 간 표준화, 농업인 중심 설계 이 세 가지가 맞물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기술이 중심이 아니라 ‘농업인이 중심’이 되는 혁신이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 그리고 국민과 농업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내일을 만드는 데 농촌진흥청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습니다.

2026년 한국 농업은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까요?

2026년 한국 농업의 핵심 경쟁력은 AI 기반의 농업 혁신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와 노동력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농업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확한 진단·예측·의사결정 체계로 전환해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위해 3대 전략과 10대 과제를 추진 중입니다.

첫째, AI를 활용해 농가 총수입을 높이고, 안전·치유·육종· 농작업 등 전 분야에서 AI 솔루션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둘째, 농업기술데이터플랫폼을 중심으로 AI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고, 데이터·전산자원·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셋째, 사업 전 과정을 AI 시대에 맞게 가속화하여 연구·보급 속도를 30% 이상 줄이고, 서비스형 AI ‘이삭이’를 통해 농작업 의사결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결국 미래 농업 연구는 현장의 문제를 AI와 데이터로 해결하고, 그 성과가 농업인의 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으로 직접 이어져야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AI 전환을 선도해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뒷받침하겠습니다.

2026년, 글로벌 협력 확대 방향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농촌진흥청은 현재 전 세계 79개국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국가별 맞춤형 기술을 개발·실증·보급하는 KOPIA 센터 협력, 그리고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를 잇는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 기반의 다자협력이 대표적인 국제협력 체계입니다. KOPIA는 전 세계 20개국에 센터를 두고 각국의 농업 여건에 맞는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R&D·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형 농업 ODA 모델을 구축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지원하고, 글로벌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국민과 농업인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식탁과 건강, 그리고 안전한 미래는 늘 농업과 맞닿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과학기술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 깨끗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국민 삶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농업 혁신의 속도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업인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기후변화, 고령화, 일손 부족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켜주시는 덕분에 우리 사회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연구와 기술이 농업인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그리고 국민과 농업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내일을 만드는 데 농촌진흥청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삶 가까이에서 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의 추천 도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시대가 온다』

정현천 저 | 트로이목마

기후 위기, 인구 감소, 기술 전환이 동시에 밀려오고 있는 지금. 우리가 어떤 태도로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주 중요한 관점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같음’보다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사회와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양성이 가져오는 창의성, 형평성이 만들어내는 공정한 기회, 포용성이 공동체를 강화하는 힘을 여러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어요.

농업·농촌처럼 세대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고, 역할도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분야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공존할 때 비로소 혁신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도 크게 와닿습니다. 올해 농정의 핵심 비전도 결국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세대와 지역, 경영 규모가 서로 다른 농업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새로운 농업·농촌의 길을 고민하는 저의 생각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다름을_인정하는_태도
#서로_다름의_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