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화훼의
고진감래(),

화훼산업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꿈꾸다

글 ㅣ 이승호자료 ㅣ 한국농촌경제원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리그. 연일 화제를 뿌리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스포츠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존 스포츠 드라마가 선수 중심의 성장 과정을 보여줬다면, 스토브리그는 경영을 통한 팀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드라마는 드림즈 야구단의 영광스러웠던 과거와 크고 작은 과오들로 실패한 현재,
그리고 이를 분석한 문제 해결로 미래의 성장을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드라마 속 드림즈를 보면 우리 화훼산업의 모습이 떠오른다.과거 고도성장을 통해 최고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한 우리 화훼.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 화훼의 과거와 현재 잇는 시간의 흐름 속에 문제의 답이 있을 것이다.
고진감래()라 했다.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후 더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화훼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희로애락()을 통해 알아보자.

희(),
대한민국 원예산업을
책임진 우리 화훼

보통 국가가 성장하면 농업 분야는 퇴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 화훼는 국가 성장과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농업산업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시작된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초고도 성장을 이루어 냈다. 화훼산업도 이 시기에 성장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1969년 서울 남대문시장에 꽃 시장이 문을 열면서, 서울 서초동을 중심으로 꽃 재배농가가 삼삼오오 모여 꽃 마을 단지를 형성했다. 보릿고개를 지낸 지 얼마 안 된 어려운 시기였지만, 국민소득이 1천 달러를 넘어서면서 꽃 장사는 그럭저럭할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점점 국가 경제가 좋아지자 화훼 재배 농가가 늘기 시작했다. 서초동 꽃단지는 더욱 커졌고, 부평에선 글라디올러스 생산을 계산동 서곶에선 구근류 등의 산업적 절화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방은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김해와 부산에서 대량의 카네이션과 구근류 등 다양한 품목을 생산했다. 꾸준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화훼 수요도 급증했고, 1980년대 후반부터 화훼 문화가 산업화되면서 멈출 줄 모르는 고도성장을 이루어 냈다.
이 시기 우리 화훼산업의 성장세를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1975년 기준으로 화훼 생산액은 1980년에는 3배, 1985년에는 11배, 1990년에는 36배, 1995년에는 76배, 1998년에는 87배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이유로 1990년대 화훼산업은 정부에서 꼽는 유망산업 중 하나였다. 1990년대 농가 수는 8945호로 1975년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고 1인당 재배면적 역시 크게 늘었으며 1인당 소비액도 1만 원대 이상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당시 농업산업이 농가의 고령화와 시장 개방 확대 등의 악재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 향상과 소비패턴 변화는 오히려 화훼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리고 고소득 작목이라는 인식의 확대는 화훼산업 성장의 바탕이 됐다. 이 시기 수출도 크게 늘어 수출 효자 품목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화훼산업은 2005년까지 몸집을 크게 불리며, 생산액 규모가 1조 원을 웃도는 거대 산업으로 발전했다. 산업이 커지면서 화훼농가의 체질도 변화했다. 정부의 첨단농업 육성을 위한 화훼 재배단지 조성사업으로 유리온실 등 시설현대화가 이루어지면서 기존 관상수와 분화류 위주에서 장미, 국화, 백합 등의 절화류 품목 위주로 변화했고 그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하지만 수익성 높은 특정 품목 위주의 변화는 추후 독이든 성배가 되어 돌아온다.
화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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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뜻밖에 찾아온 어려움에
방황하는 우리 화훼

화훼산업은 1990년대 축산업과 함께 농촌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세월이 흘러 현재 축산업은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를 정도로 산업의 규모가 커졌지만, 화훼산업은 2005년 정점을 찍은 이후 거짓말같이 모든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렸다. 생산액은 2005년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감소해 2018년 5,000억 원대로 절반이 줄였으며, 국민 1인당 꽃 소비액도 2005년 2만 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감소해 현재는 1만 1,800원대에 그치며 199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내 화훼 생산액 및 1인당 소비액
구분 생산액(백만원) 1인당 소비액(원)
2018 538,543 11,888
2017 565,788 11,906
2016 560.248 11,722
2015 633,207 13,310
2010 850,995 16,098
2005 1,010,532 20,870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화훼산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일각에서는 김영란법 시행과 조화 산업의 발전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하지만 이는 최근 화훼산업을 어렵게 만든 다양한 문제 중 하나일 뿐이다.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그보다 앞선 2005년 이후부터 위기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민에게 화훼는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는 여타 다른 농산물과 다르게 필수재가 아닌 사치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필수재는 가격이나 소득과 상관없이 일정한 양이 소비되는 품목이지만, 사치재는 소득이 오르면 그 비율보다 더 많이 소비되고, 소득이 줄면 감소하는 비율보다 더 소비가 줄어드는 품목이다. 우리나라는 IMF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다시 고도성장의 시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국가 경제성장은 소강상태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성장이 둔화되자 물가 상승 대비 국민 소득의 정체 현상이 일어났고, 사치재인 화훼 소비의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특정 품목의 비중이 높은 공급과잉 현상도 심각했다. 우리나라 화훼품종은 다양하지만, 절화의 경우 장미, 국화, 백합 비중이 70%에 육박하며 분화류의 경우 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특정 품목으로 생산이 몰리는 공급과잉 문제가 심화되면서 농가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게 된다. 2005년 이후 품종 다변화를 꾀하지 않고 안주하는 사이에 국내 경제는 악화됐고 피해는 고스란히 화훼농가로 전달됐다. 꽃의 소비가 줄어들자 화훼농가가 하나둘 이탈하기 시작했다. 2005년 1만 2,859농가였던 화훼 재배농가는 2015년 9,328농가로 줄어들었고, 재배면적도 7,950ha에서 5,831ha로 급감했다. 상당수의 화훼재배 농가들은 꽃을 재배하던 온실을 딸기와 같은 다른 소득 작목으로 전환했다.
식물 이미지
화훼의 유통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시장 중심의 유통구조를 가진 화훼시장은 지속해서 불공정 거래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국내 화훼류는 크게 절화, 분화, 관엽으로 나뉘며, 품목별 용도도 매우 명확하게 구분된다. 절화류는 꽃다발이나 경조사용 화환에 주로 이용되고, 관엽류는 개업이나 이사 같은 선물로, 분화는 승진이나 당선, 취임 선물로 주로 활용된다. 이들 품목은 각각의 성수기가 존재했으며, 이는 화훼 매출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하지만 만연하게 일어나는 불공정 거래는 화훼산업의 쇠퇴와 소비 생태계의 붕괴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꽃 배달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초기 화훼산업 성장에 일조한 중요 플랫폼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과 모바일로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는 꽃의 가격경쟁으로 이어졌다. 어떤 품목이든 가격경쟁이 시작되면 최저 이윤에 가까워질 때까지 가격을 낮춘다. 꽃 배달 서비스도 농가 운영비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가격 책정으로 재배농가의 수익률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러한데 재배농가는 크게 반발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유는 꽃 배달 서비스가 꾸준한 판매로 기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조사용 화환은 이러한 문제점이 더욱 심각한데 이 시장의 경우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가격경쟁으로 국내 화훼산업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수출 또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화훼산업의 수출은 화훼가 쇠퇴기에 접어든 2008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해 국내 농축산물 중 몇 안 되는 수출산업으로 그동안 인정받아 왔다. 1998년 1천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화훼수출액은 7,622만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 2010년에는 1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1998~2010년까지 연평균 20.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로 당시 수출 효자 품목에 화훼는 꼭 빠지지 않고 선정된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수출에도 문제는 있었다.
일본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수출국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새로운 판로 개척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의 꽃 소비가 급감하면서 국내 화훼수출도 대위기를 맞게 된다. 동일본 대지진 사태가 수습되면서 다시 대일본 수출이 활기를 찾을 것 같았지만 일본의 엔저 정책과 신흥 경쟁국(콜롬비아, 케냐 등) 출현으로 대일본 수출은 이전 상황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1억 달러 이상 수출되던 화훼수출액은 2018년 1,865만 달러로 감소해 1999년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이다.
국내 화훼수출액 현황
년도 계(천 달러)
2018 18,685
2017 23,630
2016 26,434
2015 28,460
2010 103,067
2005 52,142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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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우리 화훼

장기간 이어온 경기 침체는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바꿔 놓았다. 소득 정체로 일어난 수입의 불확실성은 합리적 소비라는 소비 형태로 변화했다. 과거 꽃꽂이, 화초 키우기 등 화훼를 통한 취미활동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합리적 소비가 완연해진 요즘, 가성비가 떨어지는 여가활동을 멀리하는 성향이 두드러지면서 화훼를 통한 취미도 많이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꽃을 활용한 문화가 점점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화훼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이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은 미디어와 직결되어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미디어 맞춤형 콘텐츠로 발전했고, 미디어를 통해 추가적인 소비자가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콘텐츠이다. 화훼산업은 국가 성장과 발맞춰 성장했고, 성장 둔화와 함께 걸음을 멈췄다. 지금까지 화훼산업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을 통해 발전해 왔다. 하지만 시대가 원하는 새로움이란 측면에서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화훼 문화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무언가 필요하다.
여기서 반려동물 산업이 보는 재미를 주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일차원적 생각을 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이 산업도 여러 해를 거치며 수많은 부침과 인고의 시간을 경험한 끝에 지금의 콘텐츠를 만들어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화훼는 오랜 기간 성장을 거듭하며 수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하우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하다. 경기 침체만을 탓하고, 잘못된 유통시장만을 탓할 게 아니라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처럼 다시 우리 꽃과 화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만 있다면 기회는 다시 찾아올 수 있다.
화훼 문화 부흥을 위해 또 한 가지 주목할 곳은 DIY 시장이다. DIY는 자신이 사용할 제품을 직접 만들고 이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것이 특징인 문화 트렌드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가구회사 이케아도 저렴한 가격과 함께 DIY 문화라는 특성을 잘 살려 세계적인 가구 회사로 성장했다. DIY는 다양한 분야로 구분되는데 그중 인테리어 DIY는 화훼산업과 잘 어울리는 분야이다.
인테리어 DIY는 합리적 가격에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집안을 직접 꾸미는 것으로 디스플레이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화훼는 인테리어 디스플레이에 많이 이용되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인테리어 DIY에 어울리는 절화나 관엽류 등을 컨설팅해주는 서비스는 거의 전무하다. 쉽게 제품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DIY 마니아들에게 집 주변에서 화훼 구입처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플로리스트의 전문적인 컨설팅이나 화훼의 유통채널이 증가한다면 화훼 문화 콘텐츠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절별 다채로운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절화의 경우 정기구독 서비스 등의 보완 콘텐츠가 함께 마련된다면 그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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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우리 화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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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산업의 위기는 국가 산업의 큰 손실로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2019년 8월 20일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올해 8월 21일 시행한다. 이와 함께 한국농촌경제원에서도 ‘국내외 화훼산업 현황 조사 및 조사분석 연구’를 통해 화훼산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시사점을 도출했다.
첫 번째는 ‘비용 절감을 위한 규모화 추진 및 생산 품목 다양화’이다. 화훼산업은 시설재배가 불가피하여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경영비가 타작목에 비해 많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설 설치비와 종묘비, 유류비 등의 절감을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네덜란드 구근의 경우 농가 수는 감소했으나, 면적 증가로 호당 재배면적이 확대되는 추세이므로 우리나라도 규모의 경제성 실현으로 경영비 절감을 유도하기 위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농가 중심으로 규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되는 화훼품목이 장미, 국화, 백합, 난 등의 특정 품목에 집중되어 있어 해당 품목의 생산 위축 시 화훼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로 다양화를 추구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국화 수요가 많아 생산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절화류 비중이 30%대를 유지해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다양성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다품목 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는 ‘화훼 거점시장 조성 및 유통채널 다양화’이다. 공영도매시장의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현재 화훼 법정 도매시장의 물량 처리 능력으로는 수집 및 분산 기능 역할에 한계가 있다. 화훼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경우 세계 1위의 Royal FloraHolland 화훼 경매시장 중심으로 전 세계 화훼유통을 리드하고 있다. 일본도 오타 화훼도매시장과 같은 거점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쿤밍 국제 화훼경매거래센터에서 상당량의 절화 유통을 담당하면서 세계 3위의 규모로 확장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화훼 거점시장을 조성하여 효율적인 화훼유통 체계를 구축하고 민영 시장의 화훼 거점시장 내 흡수로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다 제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미흡한 소비자의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는 다양한 형태의 유통채널 조성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꽃 가게, 슈퍼, 편의점, 홈 센터나 가드닝 센터, 생협, 의류점, 100엔숍 등 화훼 구입처가 다양하며, 네덜란드도 꽃 가게 이외에 대형슈퍼, 원예식물재배장, 화원, 인터넷, 노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화훼를 구입할 수 있다. 화훼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 강화와 소비 확대를 유도하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세 번째는 ‘화훼 소비 확대 방안 모색’이다. 꽃 소비 확대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소비자 불만 사항을 해소하는 것이다. 소비자 불만 사항을 살펴보면 가장 큰 불만은 꽃의 품질 저하이며, 꽃 구매 시 가격보다도 꽃잎의 신선도, 꽃의 종류, 꽃잎의 모양과 크기, 꽃의 개화 정도를 우선으로 본다. 이처럼 소비자는 화훼의 품질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으로 꽃의 수명 연장과 선도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꽃의 품질 제고를 위한 농가 단위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선도 유지를 위해 유통과정에서 저온유통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생산에서 판매점에 이르기까지 전 유통과정을 총괄하는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중국도 쿤밍 국제 화훼경매거래센터 내에서는 신선 절화류의 대부분을 습식 방식으로 유통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절화의 경우 물올림을 철저히 하고, 저온 유통을 실현함과 동시에 꽃이나 잎을 보호할 방법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화훼를 사치품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아 가정 내 소비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일본은 선물용이나 행사용보다는 가정용 소비가 많은 편이며, 성묘나 성불용 화훼 소비가 이루어지는 독특한 문화가 있어 지금과 같이 화훼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다. 화훼 문화 조성은 단기적으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많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화훼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로 지자체의 꽃꽂이 교실을 상시 운영하거나 미래 수요자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본과 같이 화육() 제도 도입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 운영되어야 한다.
결혼식과 장례식 등에 사용되는 경조 화환은 화훼산업의 주요 수요시장 중 하나이다.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화훼 생산액 3,438억 엔인 중, 장례용 화훼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230억 엔으로 매우 거대한 시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조 화환의 재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으로 조화보다는 생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도함으로써 화훼 수요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화훼수출 재도약 추진’이다. 화훼는 한때 수출액이 1억 달러에 달하는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었다. 그러나 화훼생산 위축과 함께 수출도 크게 감소하면서 수출액이 1990년대 후반 수준으로 전락한 상태이다. 화훼가 수출 유망품목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출 대상 품목 이외에 유망 품목을 발굴해야 하며, 주력 시장인 일본 시장에서 신흥 화훼 수출국과의 경쟁에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고품질 화훼를 선별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 등 하는 등의 노력도 기울임으로써 수출 확대를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은 물론, 국내 가격 지지에도 기여할 필요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국내 화훼산업은 기나긴 암흑기를 견뎌내며 더욱 굳세고 강해졌다. 그리고 내일의 새로운 성장을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수많은 악재 속에 희망의 끝을 놓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우리 화훼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우리 화훼산업의 짜릿한 역전 홈런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