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에서 화훼품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김재서 대표가 처음 화훼산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품종 특허를 통해 품종 개발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식물보호법이 없었다. 그렇다보니 육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되더라도 품종개발에 대한 이득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품종 개발을 시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02년에 국제 식물 신품종 보호 연맹에 가입하면서 국제식물보호법이 생겼다. 그 즈음 김 대표도 품종 개발에 도전했다. 그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품종 개발과 연구는 대다수의 화훼 산업 종사자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김 대표는 그 이유를 여러 기관들이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을 한다는 점과 품종을 개발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독점권을 주지 않아 품종 개발 시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점을 꼽았다.
김 대표는 침체기에 접어든 국내 화훼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는 주변에서 꽃 문화를 정서적으로 교육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꽃을 주느니 돈을 달라거나 버릴 때 돈이 든다는 이유로 꽃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요. 너무나 안타깝죠. 각 가정에서 보고 즐기기 위해 꽃을 사지 않습니다. 졸업식이나 행사 같은 때에만 목적성을 가지고 꽃을 사죠. 제 생각에는 먹고 살기 어려운 환경에서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꽃에 대한 인식이 남에게 보여주는 용도로 자리 잡은 데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합니다.”
현재 국내 화훼 산업이 쇠락하는 이유가 우리에게 일상적으로 꽃을 향유하는 문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김 대표의 이야기이다. 분명히 경제가 성장하면 꽃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꽃이 먹을 것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나 특별한 날에만 꽃을 산다는 이벤트 중심의 꽃 소비 성향을 이용한 대책도 제시했다. 각종 지역 축제에 꽃을 제공하는 것이다.
“저희가 전남 신안군의 수선화 축제, 충남 태안의 튤립 축제에 꽃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신안군은 1,004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데 많은 섬이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입니다. 신안군은 섬 내 건물 같은 것에 투자하기보다 동백섬, 작약섬, 수국섬, 수선화섬, 히야신스섬, 라일락섬처럼 꽃섬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꽃을 소비하는 패턴이 이벤트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이용한 방안이죠. 어떤 섬에 간다고 하면 그 섬에서 뭔가 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합니다. 수선화 섬이 있다면 수선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 그 섬에 가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식물원, 농원, 펜션이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꽃을 심고 싶은데 판매처를 모르거나 품종에 따른 알맞은 구입 시기를 모르는 펜션 운영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