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규모를 늘리고 회원제로 운영을 시작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세자매네반디농장의 감귤은 매년 전량 판매되고 있다. 19,834m2(6,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감귤의 양이 적지 않지만, 항상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리고 이렇게 감귤이 사랑 받는 이유를 김영란 대표는 ‘자연의 맛’에서 찾는다.
“이성호 대표는 양식요리사, 저는 한식요리사였어요. 요리사가 되려면 맛을 감별할 줄 알아야 해요. 강도 높은 미각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맛에 대한 집착도 강하지요. 그래서 저희 감귤을 먹어보면 당도, 산도, 감칠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뒷맛도 깔끔하지요. 화학비료로 당도를 올릴 수 있지만 자연의 부산물로 키운 감귤의 맛은 따라올 수 없어요.”
맛에 대한 엄격함으로 김영란 대표와 이성호 대표는 감귤을 적기에 수확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관행농업에서는 감귤을 2차례 수확한다. 하지만 세자매네반디농장은 10차례 이상 나무를 돌며 완숙과만 수확하고 있다. 가장 맛있게 익은 감귤만 수확해 고객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1월까지 감귤을 수확하지 않을 때도 있어서 나무가 힘들어 하는 일도 있었어요. 나무는 열매가 떨어지기 전까지 양분을 주면서 보살피거든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는지 어떤 감귤나무는 3년 동안 열매가 안 열리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맛있는 감귤만을 수확해야 하니 어쩔 수 없어요. 농장 규모를 늘린 것도 이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해서였지요. 회원제로 운영하니 매년 일정한 수준의 수확량이 필요하거든요.”
세자매네반디농장은 올해부터 농장 규모를 ⅔로 줄였다. 김영란 대표와 이성호 대표가 60대에 들어서며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개인의 삶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다. 대신 초심을 잃지 않고 맛있는 유기농 감귤을 꾸준히 재배하고, 귀농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나갈 계획이다.
“감귤을 재배하면서 가장 자랑스러운 건 농부로서 세 자매를 대학 교육까지 시켰다는 거예요. 농촌에 희망이 없다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농사를 하나도 모르던 저희 부부가 이렇게 즐겁게 감귤농사를 짓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수익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렇게 행복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감귤농사를 지으려고 생각 중인 분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어떠한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비자에게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감귤을 함께 재배해 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