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한우를 만들겠습니다

우전목장 이병환 대표

글 ㅣ 정수민 사진 ㅣ 한상훈
경기도 가평에 자리한 우전목장은 우리나라 한우개량에 기여해 오고 있는 축산농가 중 하나다.
한우육종농가로서 우량 암소를 길러내 당대검정우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농촌진흥청의 보증씨수소와 후보씨수소에 선정되어 우수한 생산능력을 가진 정액을
다른 축산농가들에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들은 평생을 한우와 함께해온 이병환 대표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어릴 적부터 이어져온 한우사랑

우전목장 이병환 대표
우전목장 이병환 대표
우전목장 이병환 대표는 세상에 태어나 눈을 뜨면서부터 한우와 함께해왔다고 말한다. 그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신 후 어머니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었다. 8남매 중 집에서 키우는 소 5마리를 돌보는 것은 중학생이던 이병환 대표의 일이었다. 궂은 날씨에도 소들에게 먹일 풀을 베는 일을 단 하루도 빠트리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소는 집안의 소중한 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소를 알면 알수록 재미있었고 더 알고 싶어졌었습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지면서 춘천농업고등학교 축산과에 진학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관심이 있으니 공부가 재미있었다. 이병환 대표는 공부를 할수록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축산’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연암축산원예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대학 졸업 후엔 서울에 있는 축산유통회사에 영업사원으로 취업해 관련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병환 대표가 꿈꾸던 길은 아니었다. 1년 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가평으로 내려와 인공수정사업을 시작했고, 한국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도 진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가평축협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 개량지도원으로 일하면서 한우개량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개량지도원으로 일하며 1996년에 대출을 받아 목장을 세울 땅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곧 IMF가 터지면서 대출이자가 치솟았어요.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송아지 20마리를 구입했습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소에게 먹이를 주고 정성껏 돌봤지요. 그리고 IMF가 끝나면서 소값이 크게 뛰었고, 첫 출하를 하면서 빚을 다 갚을 수 있었습니다. 소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유난히 소에 애착을 갖는 것도 이러한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우육종농가·보증씨수소 생산 등
한우개량에 기여

이병환 대표는 10년의 축협생활을 끝내고 2001년, 우전목장을 세웠다. 초기 3년간은 비육우를, 이후에는 한우개량단지에서 한우 암소를 구입해 인공수정을 하며 우수한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2008년엔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에서 실시하는 한우육종농가로 선정되면서 우리나라 한우개량에 기여하게 되었다.
“생후 12개월이 넘는 혈통·고등 등록 암소 5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농가 중 청정 우량 우군이 검정사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고능력 암소집단을 구성하고 정확한 계획 교배를 함으로써 우수한 수송아지를 생산해 내는 것이지요. 한우육종농가가 한우개량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전목장은 권장형 KPN738(경기다산 2호), 슬립형 KPN882(가평 보납이), 육질형 KNP999(은하철도) 등 6마리의 농촌진흥청 보증씨수소와 7마리의 후보씨수소를 생산하며 한우개량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우수한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번식으로 번식우의 산차를 제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형질이 좋은 번식우라도 5산차를 마지막으로 출하한다는 저만의 규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개량을 하다 보면 형질이 좋은 번식우에 대한 욕심 탓에 다음 세대로의 개량을 진행하는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까봐 스스로를 경계하는 것이죠.”
깨끗한 축산농가 및 한우육종농가 인증판
깨끗한 축산농가 및 한우육종농가 인증판
한우를 살펴보는 이병환 대표
한우를 살펴보는 이병환 대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한우를 목표로
국가 차원 보호 필요

이병환 대표는 지금까지 한우개량을 통한 고급육 생산과 유전자를 생산하는 등 축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이러한 노력은 2002년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우수상, 2012년 경기도 한우경진대회 3세대 개량부문 최우수상 수상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협의회 한우분과위원회에 농가 대표로 보증씨수소 선발에 참여하고 있다.
“농사를 지을 때 씨앗과 밭, 기후가 모두 좋아야 고품질의 농작물을 수확하듯 한우 또한 씨도 좋고 사양관리도 잘 되어야만 육질 좋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보증씨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요.”
현재 한우개량사업소에서는 보증씨수소 130마리가 정액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축산농가에서 정액을 사용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다. 단위목장의 한우개량이 아닌 우리나라 전체 한우의 개량을 목표로 철저한 계획 아래 교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우를 개량하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좋은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국은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의 한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가 수입육보다 한우를 더 많이 찾게 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육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한우개량을 위해 수십 년 동안 연구하고 관련 사업에 참여해온 이병환 대표가 현재 한 가지 우려하는 부분은 축산 관련 법안이 개정되면서 보증씨수소의 정액 생산에 민간기업이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한우는 국가에서 보호해야 하는 산업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검정기준을 만드는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압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활용하고,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계속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자원인 한우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보호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축산인들도 더욱 좋은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우전목장의 송아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인 한우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보호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축산인들도 더욱 좋은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우전목장
주소 :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용추로 171번길 3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