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독서에 특별함을 더하다 그물 잎 책갈피 만들기

정리 ㅣ 편집부자료 ㅣ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정순진 연구관·김우영 연구사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을은 책이 읽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수식어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가을만큼 독서가 어울리는 계절도 없다.
아름다운 가을날, 독서에 특별함을 더하고 싶다면 그물 잎 책갈피를 추천한다.
잎 조직을 활용하여 색을 입히고 장식을 더해 나만의 책갈피를 만들 수 있다.

식물 잎 구조

광합성을 하는 잎은 표피 조직, 엽육 조직, 관다발 조직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조직에서 식물 생육에 필요한 역할을 한다. 각 피로 둘러싸인 표피 조직은 잎의 위, 아랫면을 감싸고 있어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엽육 조직을 보호한다. 아랫면의 표피에는 이산화탄소와 산소 등의 출입구가 되는 기공이 있다. 엽육 조직은 세포들이 촘촘하게 배열된 울타리 조직과 엉성하게 배열된 해면 조직으로 구성되며, 실질적인 광합성을 한다. 엽육세포 사이에 있는 관다발 조직은 수분이 이동하는 물관, 양분이 이동하는 체관으로 되어 잎에서 생성된 양분을 식물 전체로 전달하거나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잎까지 전달한다. 특히 잎에 존재하는 관다발 조직은 잎맥 또는 엽맥이라고 부른다.

그물 잎 책갈피 만드는 방법

준비물
비커 또는 냄비, 수산화칼륨, 물, 나뭇잎(벤자민고무나무), 나무젓가락, 접시, 헌 칫솔, 책받침 또는 유리그릇, 락스, 휴지, 물감, 손코팅지 등

1

물 200㎖에 수산화칼륨 20g(약수저로 세 스푼)을 녹인다.

2

‌ ‌①에 나뭇잎을 넣고 20~30분가량 강불에 끓인다.

3

‌‌용액의 색깔이 잎 색깔처럼 진해질 때까지 삶는다.

4

나뭇잎을 꺼내 평평한 곳(책받침이나 유리그릇)에
잘 펼쳐 놓는다.

5

유리그릇에 물을 담아 나뭇잎을 깨끗이 씻는다.

6

‌헌 칫솔로 부드럽게 두드려 잎맥에 붙은 잎살을 떼어낸다.

7

‌‌잎살을 제거한 잎을 과산화수소나
락스 원액에 20~30분쯤 담가 탈색시킨다.

8

‌ ‌다시 잎을 물에 씻고, 티슈로 물기를 제거한다.

9

‌‌잎을 물감을 푼 물에 담그거나 붓으로 칠해 염색한다.

10

‌‌잎의 물기를 제거하고 종이에 끼워
두꺼운 책으로 눌러 놓은 뒤, 완전히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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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을 코팅하여 자른다.
(손 코팅지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12

‌‌책갈피로 사용한다.

엽맥의 형태

엽맥은 식물 종류마다 형태가 다르다. 외떡잎식물은 잎이 길고 좁게 뻗어있는데, 엽맥도 마찬가지로 길고 평행하게 뻗어있기 때문에 나란히맥 또는 평행맥이라고 부른다. 쌍떡잎식물은 외떡잎식물에 비해 짧고 넓게 뻗어 있으면서 엽맥은 주맥을 중심으로 측맥, 세맥으로 갈라진 형태를 하고 있다. 따라서 쌍떡잎식물의 엽맥은 그물맥 또는 망상맥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 은행잎의 차상맥, 단풍잎의 장상맥 등이 있다.

그물 잎 만들기

그물 잎을 만들 때는 그물맥을 가지는 쌍떡잎식물의 잎을 이용한다. 싱싱한 잎의 건강한 세포는 엽맥에서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수산화칼륨을 이용하여 잎살을 녹여 떼어낸다. 엽맥을 이루는 물관은 다른 조직들에 비해 세포벽이 두껍기 때문에 수산화칼륨에 의해 제거되기 어려워 그물 형태로 남는다. 헌 칫솔을 이용하여 그물맥의 틈새까지 깨끗하게 분리할 수 있다. 물을 묻혀 두드리면 잎살이 더욱 잘 떨어지며, 잎살을 떼는 과정 중 잎이 마르면 오그라들기 때문에 물기가 있는 것이 좋다.
과산화수소는 탈색을 위해 사용한다. 염색하기 전에 탈색을 해야 원하는 색깔에 잘 물들 수 있다. 과산화수소는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락스로 대체할 수 있다. 탈색 후에 물을 들이면 금방 염색이 되며, 잎이 마르면서 말리지 않도록 두꺼운 책에 눌러놓는 것이 좋다. 완전히 마른 그물 잎은 코팅 후 장식물을 달아 책갈피로 쓰거나, 액자에 디자인하여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한다. 접착 방식의 손 코팅지를 사용하면 코팅기가 없어도 코팅이 가능하다.

약품 없이 그물 잎 만들기

그물 잎을 빠른 시간에 만들기 위해서는 약품이 필요하지만, 약품 없이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잎을 적당하게 썩히는 것이 방법이다. 뚜껑이 있는 통에 나뭇잎이 잠길 정도로 물을 넣고 2~3개월간 양지바른 곳에서 썩힌 후, 충분히 썩은 나뭇잎을 골라내어 잎살을 살살 떼어내면 그물 잎을 얻을 수 있다. 이후 염색과정은 동일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썩은 냄새가 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식물체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