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 한 해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다
우리 잡곡으로 짓는
오곡밥

오곡밥에 들어가는 잡곡 종류는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자신이 농사지은 곡식을 종류별로 모두 넣어서 오곡밥을 짓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식용피가 오곡 중 하나였지만 요즘에는 찹쌀에 조, 기장, 수수, 검정콩, 팥을 섞어 오곡밥을 짓는다.

오곡밥은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더욱 건강하고 품질 좋은 우리 품종 잡곡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은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잡곡을 다양하게 개발·보급하고 있다.

조 ‘삼다찰’은 찹쌀과 같은 차진 특성을 지녔으며 푸른색이 선명한 청차조다. 메조인 황금조에 비해 녹말 구성 성분 중 하나인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밥을 지었을 때 부드럽고 찰지며 맛이 뛰어나다. 기장 ‘금실찰’은 낟알이 작고 찰기가 도는 것이 특징이다. 흰 쌀과 섞어 밥을 지었을 때 노란색을 띄어 색감이 좋고 밥맛도 우수하다.

수수 ‘소담찰’은 찰기가 있어 쫀득하고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많아 오곡밥에 넣어 먹으면 맛과 영양 모두를 잡을 수 있다. 검정콩 ‘청자5호’는 당도가 높고 밥에 넣어 먹었을 때 씹히는 맛이 뛰어나다. 팥 ‘아라리’는 붉은색을 띄고 특유 향과 맛이 뛰어나 오곡밥 풍미를 살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은 음식과 약은 근본이 같다는 뜻이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만큼 좋은 음식은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 우리 잡곡은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조 ‘삼다찰’에 함유된 비오틴은 손톱이나 머리카락, 피부 건강을 개선해 준다. 기장 ‘금실찰’은 모발에 좋은 영양소인 밀리아신이 풍부해 탈모 개선 효과가 있으며, 수수 ‘소담찰’에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많아 체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비만, 당뇨 등 생활습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검정콩 ‘청자5호’는 동물실험 결과, 비만과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가 입증된 품종이다. 검정콩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를 예방하고 비타민B와 비타민K가 풍부하다. 필수아미노산과 이소플라본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골다공증이나 동맥경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팥 ‘아라리’는 칼륨이 많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사포닌 성분은 몸 안 노폐물을 배출해 부종을 완화한다.

이처럼 기능성이 풍부한 우리 잡곡으로 지은 오곡밥은 정월대보름에 선조들이 먹었던 건강식품이다. 정월대보름은 물론 평소에도 잡곡을 즐겨 먹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