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풍경이 그리울 땐
백년 단감이 맞이하는 창원 빗돌배기마을

글 ㅣ 김그린참고자료 ㅣ 농촌진흥청
경남 창원에 위치한 빗돌배기마을에 들어서면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드넓은 농경지와 ‘똥뫼’라 불리는 단감 과수원 동산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룬다.
백년 넘은 단감나무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이곳, 빗돌배기마을은 농촌진흥청 ‘농경문화마을’로 선정되었다.
지역 고유 환경과 풍습에 따라 오랫동안 만들어진 농업자원과 전통문화, 경관 등을 활용한 체험과 문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 속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마을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품어주는
단감나무

빗돌배기마을은 ‘빗돌’로 이루어진 동산 아래에 마을을 이루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배기’는 ‘아래’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이곳에는 100년 넘은 단감나무들이 있다. 빗돌배기마을은 1920년대부터 감나무를 많이 심었고, 품질 좋은 단감을 생산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곳의 단감은 ‘백년 단감’이라고 불린다.
100여 년 전 마을에 단감나무를 심었던 것은 단지 맛있는 단감을 수확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홍수 피해가 잦았던 대산평야에서 생활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수해를 피할 수 있었던 빗돌동산에 단감을 재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환경적 불리함을 타개하기 위해 시작했던 단감나무 재배가 100년을 이어오며 이제는 마을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되었으니, 단감나무가 효자라 할 수 있다.
백년 단감이라지만 그 옆에 서면 친근하기만 하다. 손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너무 높지도, 무릎을 구부려야 할 정도로 낮지도 않다. 그래서 누구나 단감나무 아래에 서면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에 있을 때처럼 말이다. 백년의 세월 동안 단감나무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쳤을 테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손자로 이어지는 농업인들의 발소리를 들었을 테고, 체험을 하러 온 수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었을 테다. 그렇게 백년을 이어온 단감나무는 현재 새로운 변신을 시도 중이다.

단감의 놀라운 변신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가을에 단감을 수확하여 겨울에 곶감을 만들어 먹었다. 맛있는 단감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곶감은 명절이나 제사 때 조상님에게 올리는 과일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귀하고 정성이 들어간 과일이다. 과거에는 단감을 그대로 먹거나 곶감으로 만들어 먹는 방법뿐이었지만, 이제는 단감을 활용한 요리법이 무척 다양해졌다. 빗돌배기마을에서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다양한 단감 요리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빗돌배기마을에서는 단감으로 만든 로컬푸드 음료를 맛볼 수 있는데, 단감크림라떼와 단감라떼가 바로 그것이다. 부드러운 크림과 단감의 맛이 어우러져 맛도 좋고, 포만감도 준다. 고소하면서도 기분 좋게 달달한 맛이 인상적이다. 음료에 어울리는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다. 역시 단감을 이용한 로컬푸드 디저트이다.
복합농경문화전시관 1층 로컬푸드 판매장에 가면 단감을 활용한 케이크류를 만나볼 수 있다. 눈으로도 즐길 수 있을 만큼 모양 또한 예쁘다. 또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단감을 파이나 쿠키, 마들렌으로 만들어 직접 맛보는 일도 가능하다.
이곳 빗돌배기마을에는 터줏대감 백년 단감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단감나무들이 다정히 모여 있는 ‘단감 체험장’과 백년 단감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단감 역사길’,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백년 단감 포토존’이 바로 그곳이다. 포토존 앞에서 귀여운 단감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동안 관광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계절 다채로운 즐거움

단감으로 유명한 빗돌배기마을이지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딸기체험이 인기다. 약 500g의 딸기를 수확하고, 군고구마, 가래떡 등 시골 새참을 먹어본다. 동물 먹이 주기도 가능하다. 관광객들은 딸기 따기 체험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겨울 간식을 맛보는 일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역시 수확하고 먹는 시골 새참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가 보다.
또 가을에는 벼 수확 4종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추수와 탈곡, 도정 등 과정을 경험한 후 직접 수확한 벼로 뻥튀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경험해 보기 어려운 도시 아이들에게 맞춤한 체험이다. 이밖에도 짚풀 공예로 단감 오리 만들기, 드라이플라워 소품 만들기, 실내 미니 정원 만들기 등과 같이 계절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니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다녀오기 좋은 마을이다.
해질녘 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석양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보자. 감잎차 한 잔에 몸이 따뜻해진다. 대산면에서 나는 쌀과 쑥으로 만든 쑥떡와플 위에 단감꽃을 형상화한 앙금을 올린 단감 앙금 쑥떡와플을 한 입 먹는다.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풍경 모두가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행복감을 준다. 백년 단감나무에 붉은 햇빛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면 자연이 주는 평화에 도시에서 가져온 근심 걱정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다.
창원 빗돌배기마을
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진산대로505번길 51-17
전화 | 010-2006-4822
농경문화마을이란?
농경문화 마을은 농촌진흥청이 ‘농경문화 소득화 모델 구축 사업’을 통해 육성하고 있다. 지역 고유 환경과 풍습에 의해 오랫동안 형성된 농업자원, 전통문화, 경관을 활용한 체험과 전시·문화를 경험하도록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