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재배 스마트팜으로 병풀 재배
의약품·화장품·식품까지 활용도 높일 것
센텔라병풀농원 조윤선 대표·김종광 이사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박형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병풀은 상처 치료와 피부 진정 등 효과가 있는 식물이다.
또한 먹으면 염증 완화, 당뇨 예방·개선 등 효과가 있어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크다.
병풀은 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입해 사용하는데, 병풀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 있다.
16년째 병풀을 재배하고 품종 육성·제품 개발까지 하고 있는 센텔라병풀농원 조윤선 대표, 김종광 이사를 만나봤다.
병풀, 상처 치료에 효능···
비티-케어 신품종 육성
센텔라병풀농원 조윤선 대표·김종광 이사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센텔라병풀농원은 직동1농장과 대소리2농장까지 약 2.400㎡ 면적에서 병풀을 재배하고 있다. 농장에 들어서자 허리 정도 높이 베드에 심어진 병풀이 눈에 들어왔다. 푸릇푸릇한 병풀은 겉으로는 다른 식물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특별한 모양도, 향도 없는 병풀은 대체 어떤 효능이 있기에 ‘병을 고치는 풀’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진 걸까?
“병풀은 다양한 효능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건 상처 치료에요. 병풀에 들어있는 마데카식산(madecassic) 성분은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상처연고에 활용되고 있어요. 태국, 홍콩 등에서는 병풀로 만든 ‘타이거밤(Tiger balm)’을 통증이나 근육통 완화 용도로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호랑이연고’로 알려져 있지요.”
병풀은 호랑이풀이라고도 불린다. 싸움을 하다 상처를 입은 호랑이가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풀 밭을 뒹구는 모습을 보고 붙여진 이름이다. 병풀은 상처 치료 효과와 함께 혈관건강 개선에도 도움을 줘 우리나라 제약회사에서는 병풀 유효성분으로 피부 상처나 만성 궤양, 하지정맥 치료제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병풀이 가장 효능이 좋아요. 의약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성분 지표가 있는데, 6%를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병풀은 2%, 저희 농장에서는 4~5% 정도 나오고 있어요. 국내산 병풀을 의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품종을 연구·개발 중입니다.”
조윤선 대표, 김종광 이사는 지난 7월, 우량 병풀인 ‘비티-케어’를 신품종으로 출원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16년부터 육성한 품종으로, 잎 길이와 너비, 잎자루 직경이 기존 품종보다 크고,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비티-케어’는 화장품 회사에 원료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화장품 회사에서는 피부 진정 등 효과가 있는 병풀을 가루 형태로 수입해서 사용했는데요. 국내 생산된 생병풀을 사용하면 안전성이나 효능, 활용도 면에서 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병풀 수경재배
스마트팜 현장실증 진행
병풀을 안정적으로 생산·관리하려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줘야 한다. 또한 물을 좋아하는 병풀 특성상 물 공급과 배수처리 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센텔라병풀농원은 기존 토경 시설재배에 스마트팜을 설치해 병풀을 재배해 왔으며, 2년 전부터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병풀 수경재배 스마트팜 시설 현장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풀은 음식으로 먹으면 염증 완화에 뛰어난 효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토경 재배한 병풀은 식감이 미나리처럼 약간 질기고, 친환경 재배 시 사용하는 민달팽이 분비물과 흙 등을 제거해줘야 해서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경재배를 하면 식감이 부드럽고, 수확 후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병풀 재배에 적용한 수경재배 스마트팜은 폐쇄 회로 텔레비전(CCTV) 4대와 온·습도 감지기 9개를 이용해 온실 내 수경재배 시스템과 양액 공급 장치 정보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격으로 천장 스크린과 곁창 여닫기, 냉난방과 환풍 제어도 가능하다. 특히 인공광과 냉난방을 사용해 사계절 재배할 수 있으며, 재배 기간도 1주일 정도 단축돼 1년에 12회 이상 수확할 수 있다.
“수경재배 스마트팜은 3단으로 재배할 수 있어 같은 면적에서 토경 재배보다 생산량이 3배로 늘어났습니다. 반면에 제초작업, 수확 후 세척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 노동력은 훨씬 줄어들었지요. 요즘 일할 사람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병풀을 안정적으로 재배하기 위해선 결국 수경재배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활용 가치가 높은 병풀을 제대로 알리고,
더욱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음식·지역 특산물 개발로
병풀 널리 알리고파
동남아 지역에서는 병풀을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조윤선 대표도 다양한 효능이 있는 병풀을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음식과 가공식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윤선 대표는 병풀 즉석요리나물, 병풀차, 병풀장아찌 등 특허를 취득했으며,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한 요리공모전에서 병풀 음식을 선보여 수상하기도 했다.
“병품 음식 보급화를 위해 한 호텔과 연계해 병풀밥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또한 충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물김치, 떡, 면 등 실생활에서 많이 먹는 음식 위주로 16가지 레시피를 개발했어요. 농촌진흥청에서도 병풀 영양밥, 토장면, 굴림만두, 구름떡 등 우리나라 궁중·반가 음식 10종을 개발한 것으로 압니다. 이렇듯 병풀이 들어간 다양한 음식이 개발되면서 판로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식품가공업체에 병풀혼합음료 제조방법을 기술 이전해 지난해 11월 ‘병풀과 특허 유산균 혼합음료’ 제품이 개발되었다. 병풀발효추출액과 저분자피쉬콜라겐,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혼합해 피부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료다.
“병풀은 샐러드처럼 생으로 먹어도 됩니다. 쓴약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쌉쌀한 맛이 있는데, 입안에 오래 남지는 않아요. 그리고 말려서 차로도 마시는데, 특별한 맛이 있는 건 아니지만 목 넘김이 좋습니다.”
조윤선 대표와 김종광 이사는 앞으로 병풀을 더욱 알리기 위해 병풀 음식부터 양갱, 젤리 등 다양한 병풀 디저트를 체험하고, 배워갈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충주 지역 내 농산물을 활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병풀을 충주 지역특화작물, 그리고 지역농산물을 함께 활용한 특산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 활용 가치가 높은 병풀을 제대로 알리고, 더욱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설재배 중인 병풀
병풀을 재배 중인 조윤선 대표, 김종광 이사
센텔라병풀농원
주소 : |
충청북도 충주시 직동길 209-1 |
전화 : |
010-4194-88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