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농반X
살아보고 결정하자

글 ㅣ 정수민
반농반X, 혹은 4도3촌과 같은 삶의 방식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절반은 농사를 짓고 절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X)을 병행하며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살아가는 트렌드이다.
하지만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려면 농촌에서 머무를 집 마련이 필수다.
농촌에서 살아보기 좋은, 집 구하기 방법을 알아보자.

농촌살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까

귀농·귀촌을 희망한다면 보다 장기적으로 머무를 집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농촌 생활을 체험해보는 것을 넘어서서 농촌 생활 전반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물 재배 기술을 배운다거나 주민들과 교류하고 해당 지역을 탐색하며 나와 잘 맞는 지역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반면 귀농·귀촌까지는 아니지만 당장 농촌살이를 짧게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고민을 가진 이들을 위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2023년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귀농귀촌종합센터 누리집(www.returnfarm.com)에 접속하여 왼쪽 상단의 ‘농촌에서 살아보기’ 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지역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청·장년 귀농귀촌 희망자가 농촌 지역에 실제 이주하기 전에 희망지역에서 최대 6개월간 미리 거주하며 영농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임시 주거와 연수비 등을 지원한다. 올해는 102개 시·군, 130개 운영마을이 참여할 예정으로 지난 2월 15일부터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귀농형, 귀촌형, 프로젝트 참여형이 그것이다. 귀농형은 영농 전반에 대한 체험을 하고, 귀촌형은 농촌 생활을 탐색하며, 프로젝트 참여형은 말 그대로 단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농업 기술 배우기 or
지역 탐색하기

귀농형은 지역의 주요 작물 재배 기술과 농기계 사용법 등 영농 전반에 대한 체험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 화순군 백운마을에서는 지역 대표 작목인 더덕을 재배하고, 표고버섯 종균을 배양하며, 하우스 상추 작물을 재배하는 등의 각종 체험을 실시한다. 더덕, 도라지 정과 체험 프로그램 등 가공식품 개발에 대한 체험도 가능하다.
전라남도 무주군의 솔다박마을에서는 지역의 대표 작목인 사과를 재배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6개월 장기 체류형으로 운영한다. 오랜 기간 머물면서 귀농인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귀촌형은 농촌을 이해하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며 농촌 생활에 대해 알아간다. 경상남도 하동군 의신베어빌리지는 다양한 체험과 휴양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이곳은 멸종위기 1급 반달가슴곰과 서산대사의 발자취를 주요 콘텐츠로 반달가슴곰 생태해설, 서산대사길 트래킹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충청남도 태안군의 대야도농어촌 체험 휴양마을은 귀농·귀촌 가구가 많아 귀농·귀촌인 우수 사례를 견학하고 선진 농장 현장을 방문하며 개인 텃밭 가꾸기 등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프로젝트 참여형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농촌 일자리와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단기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전라남도 영광군에서는 오는 4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농촌에서 살아보기 3개월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만 18세부터 40세 미만 다른 지역 거주 도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영광 마을 기업 및 농가 탐방, 귀촌을 위한 정보 습득 활동, 지역 부동산을 통해 정착할 곳 알아보기 등의 체험을 한다. 농업만이 귀농·귀촌의 해법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여러 방면에서 농촌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일 년 살이 or
한 달 살이

지방자치단체마다 귀농·귀촌 희망자가 일정 기간 영농 기술을 배우고 농촌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귀농인의 집을 제공·지원하고 있다. 각 지역 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지역명) + 귀농인의 집’으로 검색하면 운영 현황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상북도청 누리집에 들어가 귀농인의 집을 검색하면 지도가 나온다. 지도 내에서 관심 가는 지역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해당 지명의 빈집 정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입주 기간은 대략 12~24개월 이내로, 임대료는 대부분 월세로 지불하며 평균 10~20만 원 사이다.
요즘 유행하는 원하는 지역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면 어떨까? 대표적으로 전남에서 살아보기(live.jeonnam.go.kr)가 손꼽힌다. 전남 지역 마을에서 체험하며 숙박할 수 있는 정보들이 가득하다. 또한 간단하게 농촌 체험 활동을 하면서 잠시 머물고 싶다면 농촌여행 웰촌(www.welchon.com) 누리집을 참고하자. 농촌 체험 휴양마을의 숙박 정보는 물론이고 민박이 가능한 집도 소개되어 있다. 누리집에 들어가 농촌여행 → 농촌숙박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된다.

풍경에 속지 말기

기관을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집을 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농촌의 집은 생각보다 쉽게 구해지지 않으니 기간을 넉넉히 잡고 발품을 파는 것이 좋다.
지역이 선정되었다면 원하는 집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도록 하자. 매매한다면 금액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지를 명확히 얘기할 수 있다면 중개인 또한 그에 걸맞은 집을 추천해줄 것이다.
농촌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다. 특히 봄에 피는 꽃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러다 보니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정작 집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풍경은 풍경이고 집은 집이다. 누수는 없는지, 습지나 묘지가 아닌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체크 리스트를 미리 준비하여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귀농형은 영농 전반에 대한 체험을 하고,
귀촌형은 농촌 생활을 탐색하며,
프로젝트 참여형은 말 그대로
단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