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관리로
최고급 한우 생산
자체 브랜드의 꿈을
키워나갑니다

청송농장 홍승권 대표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박형준
축산업에도 젊은 바람이 일고 있다.
경기도 안성과 충남 천안에서 한우 1,000두를 일괄 사육하고 있는 청송농장은
친환경 사육을 통해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에 이어 2대째 한우를 사육하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겠다는 청송농장 홍승권 대표를 만났다.

축산업으로 진로 변경…
최상급 한우 생산

청송농장은 경기도 안성에서 30여 년이 넘게 한우를 사육해 왔다. 오랜 노하우로 친환경 조건에서 최고등급 한우를 생산해 지난 2018년 축산물품질평가대회에서 전국 4위에 입상했으며, 국회의원 표창, 안성시장 표창 등을 수여 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이룬 데에는 홍승권 대표의 역할이 컸다. 그는 지난 2010년 한국농수산대학 축산학과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들었다.
“원래 일반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지만, 축산업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진로를 변경했습니다. 축산업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다른 산업에 비해 경쟁이 심하지 않을 것 같았고요. 제가 어릴 때 한농대 학생들이 저희 농장으로 실습을 많이 왔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농대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한우를 사육하는 모습을 봐왔지만 이론과 현장은 달랐다. 이론을 바탕으로 현장에 적용하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고, 현장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를 이론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었다. 홍승권 대표는 이론과 현장을 모두 배우며 축산업자로서의 모습을 차츰 갖춰나갔다. 지난 2017년에는 충북대 대학원 축산과학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축산업을 공부하며 농장에 다양한 방법들을 도입했습니다. 실패할 때도 있었지만,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농장에 맞는 사육방법들을 찾아나갔습니다. 그중 번식 개량을 꾸준히 해왔는데요. 그 결과, 지난해에는 1,000여 마리 중 80% 이상이 1++(투 플러스) 등급을 받았습니다.”
소고기 등급제는 마블링((Marbling, 근내지방)에 따라 1++, 1+, 1, 2, 3의 다섯 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특히 1++등급 근내지방은 7, 8, 9번으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숫자가 높을수록 마블링이 뛰어나다. 청송농장은 1++ 등급에서도 소고기 마블링 스코어가 평균 8 이상 나오고 있다. 육질이 부드러운 소고기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는 최상급 한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철저한 관리로
친환경 인증 받아

이제 소비자들은 한우를 ‘어떻게’ 사육했는지도 소비를 하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친환경 사육, 동물복지 사육이 점차 중요해지는 이유다. 청송농장은 일찍이 친환경 인증과 HACCP 인증을 받아 청결한 환경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축사 냄새를 줄일 수 있도록 축분이 잘 마르도록 관리하고,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미생물 균주를 받아와 물에 희석한 후 안개분무기로 축사 전체에 뿌려주고 있다.
“주 3회 이상 축사를 소독해 유해균을 줄이고, 액상유용미생물 살포로 유익균이 활성화되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료 자동화시설, 식수대 수질 관리·검사 등 한우들이 청결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소를 사육할 때 항생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청송농장은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유산균과 효소제를 먹이면서 소들이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한다.
“태아는 탯줄로 영양소를 전달 받으며 항체를 형성하는데, 소는 태어난 후 초유를 마시면서 항체를 형성합니다. 따라서 초유가 생존 여부까지 결정하죠. 한우의 육질과 육량은 개량했지만, 유량과 유질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품질 좋은 초유를 무상 배급 받아 송아지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개인 브랜드로
유통사업까지 꿈꾸다

홍승권 대표는 농장 규모화와 안정적인 소득 창출, 사육 효율화를 위해 지난 2019년 충남 천안에 1만6,500㎡ 규모로 번식우 농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악취나 분뇨처리 문제, 지역주민 반대 등으로 신규 축산업 허가면적을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철저한 축사 주변 환경관리, 주민 설득 등의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다.
“매일 안성과 천안을 오가며 농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규모화가 된 만큼 자동화시설과 스마트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비용 문제로 아직 발정 탐지기를 적용하지 못했는데,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라 차츰 도입해 나가려고 합니다.”
번식우는 발정이 나면 12시간 안에 정액을 넣어 수정을 해야 하는데,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배란이 될 때까지 3주를 기다려야 한다. 사료 등 생산비가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번식우에 발정 탐지기를 적용하려면 초기 투자비용이 워낙 커서 쉽지 않다. 특히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아직 부모님 세대는 부지런한 걸 원하십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저녁 늦게까지 계속 발로 뛰면서 소들을 살피고 일을 하라는 것이죠. 어느 정도 맞는 말씀이지만, 요즘엔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부모님 세대와 의견 차이는 저뿐만 아니라 청년농업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일 텐데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여러 부분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면 언젠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청송농장에서 생산하는 한우는 안성시 대표브랜드 ‘안성마춤’에 전량 납품되어 전국 하나로마트 등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미 청송농장은 한우 업계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홍승권 대표는 앞으로 두수를 더 늘려 새로운 개인 브랜드로 유통사업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우는 송아지가 태어난 후 출하되는 데까지 걸리는 30개월 동안 농장주들이 개량부터 사양까지 한 마리, 한 마리 철저히 관리하는 고급육입니다. 수입산과 한우는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테니 맛있는 한우를 많이 즐겨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