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년사
농촌진흥청장 조재호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하늘로 비상하는 용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희망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지난 한 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변함없이 농업 현장을 지키고 계신 농업인과 농촌진흥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지난해 농촌진흥청은 농업을 스마트하게, 농촌을 매력있게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가루쌀의 안정적인 재배를 지원하여 쌀 수급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였고, 기상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농업기상 조기경보서비스를 75개 시군으로 확대하였습니다.
마늘·양파 기계화 재배모델을 개발하고,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병해충 진단 서비스와 한우 숙성기술과 같은 실용적인 연구 성과도 도출하였습니다.
농업 분야에 국내 최초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하여 디지털 육종 기반을 마련하였고, 돼지 장기 오가노이드를 구축해 동물실험을 대체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메탄 발생을 저감하는 벼 품종의 유전자 기작을 밝힌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Nature) 클라이밋 체인지’에 실리며 학술적 수준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법’을 제정하여 농촌지도사업의 디지털 전환의 법적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연구개발(R&D)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현장과 정책적 수요에 따라 연구과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보완했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농업은 수많은 도전과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를 비롯한 농업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 부족과 농촌소멸 위기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전에 볼 수 없던 이상기후와 농업재해를 해마다 겪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미국에서 개최되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가장 주목받을 주제는 단연 ‘인공지능(AI)’을 꼽을 수 있습니다.
Chat GPT 등장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간과 유사한 지능 수준에 이르는 ‘일반 인공지능(AGI)’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급속한 대내외 환경변화에도 농업·농촌이 지속해서 유지되고 성장하려면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합니다.
올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농촌진흥기관에게 ‘혁신’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2024년 새해에는 농업인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국정과제와 농촌진흥청의 역점 추진사업에서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융합과 혁신으로 농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현안 해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정보통신, 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농업을 융합하고, 일하는 방식을 과감히 혁신해 우리 농업과 농촌이 마주한 난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농촌진흥청은 다음 다섯 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농업인이 겪는 현장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습니다.
밭작물 기계화
한계에 도달한 농업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밭작물 기계화를 앞당기겠습니다. 올해는 마늘과 양파에 집중하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겠습니다
병해충 관리와 가축 질병 예방
기후변화 등으로 야기된 병해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 방식으로 병해충 예찰·방제 체계를 전면 개선하겠습니다.
병해충별 대응 절차와 지침을 개정하고, 중앙예찰단의 예찰 대상 작물을 벼에서 주요 채소, 과수로 확대하겠습니다.
가축의 소모성 질병에 대한 예방·관리 기술을 개발하겠습니다. 소 피부사상균의 예방과 치료 방법, 소독제를 개발하겠습니다.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염소에 대해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을 분석하여 주요 폐사 원인을 구명하겠습니다.
기후변화 대응
기후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습니다.
가뭄, 집중호우, 폭설 등 이상기후에 대한 조기경보서비스를 전국 110개 시군으로 확대하고, 농업인의 사용 빈도가 높은 민간의 스마트폰 앱과도 연계해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농업시설과 농기자재의 침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설 내 첨단기기 등의 설치 기준을 마련하고, 내재해형 시설 규격도 보완하겠습니다.
이상기후에 따른 월동 꿀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스마트 벌통을 보급하고, 화분 매개 꿀벌의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둘째, 공공분야에 대한 국가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식량안보 강화
가루쌀의 안정적인 재배를 지원하고, 밀과 콩의 자급률을 높여 식량안보를 튼튼히 하겠습니다.
가루쌀 종자 생산을 위한 채종포와 원료곡 생산단지에 현장기술팀을 운영하고, 무인기(드론) 영상을 활용하여 생육 상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또한, 올해 안에 ‘바로미2’ 품종의 수발아 현상을 개선한 신품종의 지역 적응 시험을 마쳐 2026년부터 보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더불어 가루쌀의 산업화 촉진을 위해 라면, 국수, 고추장 등에 사용되는 밀가루를 대체하는 가루쌀 제품 개발도 지원하겠습니다.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알팔파,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 국산 조사료의 대량 생산과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조사료 열풍건초기도 확대 보급하겠습니다.
탄소중립 실현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농업 분야 탄소배출 저감 기술 개발에 힘쓰겠습니다.
농축산분야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흡수 고유 계수를 추가 개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밀하게 산정하고, 탄소 저감 등 친환경 유기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겠습니다.
국제 기술협력 확대
K-농업기술을 전 세계로 전파하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겠습니다.
K-라이스 벨트와 연계하여 벼 우량종자를 생산하는 ‘라이스피아(RicePIA)’사업을 확대하겠습니다.
세네갈, 가나 등 7개 나라에 생산기술을 지원해 아프리카의 식량난 해결을 돕겠습니다.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지속해서 확대하겠습니다.
올해에는 카메룬에 KOPIA 센터를 새로 개설하고, 세네갈을 거점센터로 지정해 기니와 감비아로 신규사업을 확대하겠습니다.
셋째, 농식품 산업화를 뒷받침하는 연구를 강화하겠습니다.
스마트농업 확산
스마트농업을 확산하겠습니다. 시설·노지·축산 스마트팜 확산과 데이터 활용, 인력양성 등 스마트농업 5대 분야에 집중하여 관련 산업을 지원하겠습니다.
‘디지털플랫폼정부’ 정책에 발맞춰 농업 분야의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하는 ‘농업R&D데이터플랫폼’을 구축하고,
공공데이터를 개방하여 민간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수출농업 육성
농산물과 농업의 전후방산업을 아우르는 농산업 수출을 지원하겠습니다. 농식품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겠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농산물의 수출을 위해 수출 유망단지에 품질관리와 상품화 기술을 지원하겠습니다.
우리 농산물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선박을 통해 수출할 수 있도록 CA 컨테이너 적용 품목을 확대하여 보급하겠습니다.
KOPIA 등 국제협력 사업과 연계하여 한국형 농업기술과 농기계·농자재가 연계된 패키지 수출모델을 발굴하겠습니다.
반려동물 산업 지원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입 반려동물 사료의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영양과 질병 관리에 필요한 과학적 기준을 마련하겠습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가축 오가노이드 기술을 확대 개발하겠습니다.
구축된 오가노이드 기술을 이용하여 축산물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시행에 필요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시험법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미래 성장동력이 되는 첨단 연구에 지속해서 투자하겠습니다.
그린바이오
농업과 식품 분야에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하는 그린바이오 산업이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린바이오 산업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유전 자원의 확보, 유전자 편집 기술, 디지털 육종 등 핵심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보하겠습니다.
농업 유전 자원에 대한 국가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하여 유전자원 4만 점을 중복 보존하고 고추 등 5천 종 자원의 병 저항성 등 유용 형질 특성 평가 결과를 기업, 대학 등과 공유하겠습니다.
또한, 가축 유전 자원을 보존하고 국가 단위 유전능력 평가 체계를 개선하여 한우, 젖소, 돼지의 형질을 개량하겠습니다.
푸드테크 육성
농산물 유래 고부가 기능성 신소재를 발굴하고 상품화를 지원하겠습니다.
사과, 감귤 부산물 등을 식이섬유, 축산 악취 저감제, 친환경 비료 등으로 사용하는 농산·부산물 업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하겠습니다.
다섯째, 농촌지역 발전을 지원하고 농촌소멸에 대응하겠습니다.
지역 특화작목 육성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특화작목을 육성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습니다.
도별로 1개 대표 작목을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지자체가 지역별 집중육성 작목 연구를 주관하는 방식으로 특화작목 육성 체계를 개편하겠습니다.
농촌공간 재생과 치유농업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수도권 인구집중이 맞물리며 농촌소멸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농촌 공간 재구조화와 농촌 재생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보건, 의료, 문화, 교육 등 농촌 생활 공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종합정보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리고, 시군 단위 관계 인구를 분석하고, 경관 농업과 농업 유산 등 농촌 특화 지구의 기준 설정을 지원하겠습니다.
청년 농업인의 영농 정착을 지원하겠습니다. 기초기술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고, 청년 맞춤 정보서비스인 ‘똑똑청년농부’의 콘텐츠를 보강하겠습니다.
신기술 시범사업에 청년 농업인의 참여를 확대하고, 상품화와 판매에 대한 역량 교육 과정도 운영하겠습니다.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을 확산하겠습니다. 우수 치유농업시설 품질인증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화훼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관용 화훼 연구를 확대하여 지역 축제나 도시경관 조성에 활용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농업인 안전
지난해 ‘농업인안전팀’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농업인이 안전하게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농업 현장의 안전재해 예방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안전에 취약한 농업 현장에 농작업안전관리관을 배치하여 위험성을 평가하고 농업인의 안전관리를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농업인안전365 캠페인」도 꾸준히 펼쳐 농작업 중 안전 실천 문화를 확산하겠습니다.
전국의 농촌진흥공직자와 국민 여러분!
여러분들께서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시대 변화에 대응하여 혁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꿔 나가겠습니다.
혁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관의 혁신 역량이 중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과 성과 지향적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겠습니다. 분야별로 기술개발로드맵을 수립하여 단계별 목표에 맞춰 연구개발을 추진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의 소속 연구기관인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그리고 국립축산과학원이 횡적으로 협업하고, 민간 산업체, 대학 등 외부와도 적극적으로 협업해 성과를 창출하겠습니다.
농촌지도사업도 전면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가겠습니다. 올해를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의 원년으로 삼아 데이터 기반 농촌지도사업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법’의 시행(2024.6. 예정)에 맞춰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대국민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이용하실 수 있도록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ASTIS)’를 국민에게 개방하겠습니다.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입니다. 우리 모두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만이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농촌진흥공직자는 과학기술이 농업과 농촌의 밝은 미래를 여는 열쇠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인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농촌진흥청의 혁신 노력에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고,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